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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페이지 매뉴얼 기사 갑질, 현대 3세 정일선 사과

2016.04.08(Fri) 16:58:08

   
 

현대 총수일가 3세 정일선 현대비앤지스틸 사장(사진)이 수행기사 '갑질 매뉴얼'과 관련, 뒤늦게 매뉴얼 내용을 인정하며 사과하는 입장을 내놨다.

정일선 사장은 8일 오후 4시에 현대비앤지스틸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머리 숙여 사과 드린다"며 "저의 경솔한 행동으로 인해 상처를 받은 분들께 깊이 머리 숙여 사죄 드리며 용서를 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가까운 사람, 주위에 있는 사람들에게 더 잘했어야 함에도 젊은 혈기에 자제력이 부족하고 미숙했다"며 "겸허하게 성찰하고 진지하게 스스로를 돌아보고 관계된 분들을 찾아 뵙고 사과드리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 일을 계기로 제 자신을 돌아보고 잘못된 부분은 바로잡는 기회로 삼겠다"며 "개인적인 문제로 주주와 고객사, 회사 임직원들에게 큰 부담을 드린 점에 대해 송구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고 썼다. 

정일선 사장은 노현정 전 아나운서와 결혼해 화제가 됐던 정대선 현대비에스앤씨 사장의 친형이다.

이날 CBS 노컷뉴스는 정일선 현대비앤지스틸 사장의 '갑질'이 담긴 운전기사 매뉴얼을 보도했다. 이 매뉴얼에는 모닝콜과 초인종 누르는 시기·방법 등 하루 일과가 매우 상세하고 구체적으로 담겨있다. 

이 매뉴얼대로 하지 못하면, 정일선 사장은 수행기사들에게 'X신같은 X끼"라며 폭언·폭행은 물론 경위서를 쓰게 하고 벌점을 매겨 감봉까지 했다고 피해자들은 주장하고 있다. 

A4 140장에 달하는 수행기사 매뉴얼에는 모닝콜과 초인종 누르는 시기·방법 등 하루 일과가 상세하게 담겼다고 CBS는 전했다. ▲모닝콜은 받을 때까지 ’악착같이‘ 해야 함, “일어났다, 알았다”고 하면 더 이상 안해도 됨 ▲모닝콜 뒤 ’가자‘라는 문자가 오면 ’번개같이‘ 뛰어 올라가 …(중략)… 신문 깔고 서류가방은 2개의 포켓 주머니가 정면을 향하게 둠 ▲출발 30분 전부터 ’빌라 내 현관 옆 기둥 뒤‘에서 대기할 것 ▲(운동복) 세탁물을 ’1시간 내‘ 배달하지 못할 경우 운행가능 기사가 이동 후 초벌세탁 실시 등의 지시사항이 적혀있다는 것이다. 

정일선 사장은 고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넷째 아들인 고 정몽우 현대알루미늄 대표의 장남으로 소위 말하는 ‘현대가 3세’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과는 사촌 지간이며, 아나운서 노현정의 남편인 동생 정대선 현대비에스앤씨 대표의 형이다.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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