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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유출·탈취 엄벌 '제2 조성구' 막는다

2016.04.06(Wed) 16:17:32

   
 

사례#. 중소 IT기업 얼라이언스시스템 조성구 전 사장은 ‘엑스톰’이라는 사무자동화 솔루션을 개발해 일본의 7개 대형 은행에 남품하는 등 성공을 거뒀다. 그러나 외국에서 극찬을 받았던 솔루션 ‘엑스톰’ 때문에 삼성SDS와 악연이 시작됐고 이후 조 사장은 회사와 삶은 풍지박산이 났다. 그의 회사는 지난 2003년 국내 한 은행과 이미지 처리기술의 일종인 비즈니스 프로세스 재설계(BPR) 납품 계약을 맺었다. 그런데 삼성SDS가 그에게 공동납품을 제안했고 은행 측에는 별도의 계약을 맺는 이중적 행위로 인해 이 계약은 무산됐다. 조 사장은 삼성SDS를 상대로 십수년이 넘도록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정부가 중소기업 기술유출을 막기 위해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도입하고 모든 지방경찰청에 전담수사팀을 설치하는 등 안전장치를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정부는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황교안 국무총리와 구자열 민간위원장 주재로 제16차 국가지식재산위원회(이하 지재위)를 열어 '중소기업 기술보호 종합대책' 등 안건을 심의·확정했다. 

악의적인 영업비밀 침해 행위에 대해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를 도입한다. 발생한 손해의 최대 3배까지 배상책임을 지게 되며, 영업비밀 침해에 대한 벌금액도 기존보다 10배로 상향하는 등 대폭 강화한다. 구체적으로 영업비밀 침해 행위에 대한 벌금을 국외 유출의 경우 1억원에서 10억원으로, 국내 유출의 경우 5000만원에서 5억원으로 10배 올린다. 악의적인 영업비밀 침해 행위에 대해서는 손해액의 최대 3배까지 배상 책임을 지게 하는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를 도입키로 했다.

그간 영업비밀 보유자에게 손해를 입힐 목적 등으로 영업비밀을 취득·사용하거나 제3자에게 누설하는 경우에 대해서만 형사처벌이 이뤄졌다.

그러나 앞으로는 정당한 권한을 넘는 영업비밀 유출∙보유 ▲절취 등 부정한 방법으로 영업비밀 취득 ▲불법유출 영업비밀 재취득 또는 사용 ▲권한 소멸 이후 삭제‧반환을 요구받고도 거부하는 경우 등 4가지 유형이 형사처벌 대상으로 추가된다.

정부는 현재 운영중인 '중소기업 기술보호 통합 상담센터'가 피해 '신고'도 접수하도록 기능을 확대하고, 중소기업 기술보호 홈페이지에 신고?제보 접수 기능을 부가하며, 경찰청 산업기술유출수사팀과 핫라인도 신설한다. 

기술유출 범죄수사의 전문성을 제고하기 위해서 2017년 하반기까지 17개 모든 지방경찰청에 '산업기술유출전담수사팀'을 구성, 전문 수사인력을 증강 배치한다. 검찰에는 변리사 등 전문인력을 특허수사 자문관으로 채용하는 등 확대되는 수사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신속한 압수 수색을 지원할 방침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중소기업의 기술을 빼앗아가는 대기업의 불공정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서 하도급법상 부당한 기술자료 요구 및 유용행위에 대한 현장 직권조사를 실시함으로써 기술 유용행위에 대하여 엄중히 조치할 계획이다.

또한 스타트업(초기창업기업)이나, 분쟁대비가 시급하지만 자금이 부족한 기술혁신형 벤처기업 등의 소송을 지원하기 위해 소송보험료 지원기업을 2배 이상 확대하고, 특히 보험가입 기업수 확대를 통해 보험료 인하도 동시에 유도한다. 

정부가 처벌 규정을 대폭 강화한 이유는 기술유출로 인한 중소기업들의 피해가 심각한데도 제재는 매우 낮은 수준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기술유출로 인한 피해 액수는 연평균 50조원 가량으로 추정됐다.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기술유출 1건당 피해액은 2009년 10억원에서 2014년 25억원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 2010년 40건이었던 기술유출 사건은 지난해 배 이상 많은 98건이 경찰에 적발되는 등 갈수록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 등 해외로 우리 기업의 핵심 인력이 빠져나가는 등 인력 유출 역시 심각한 상황이다.

황교안 국무총리는 "중소기업의 우수한 기술을 제대로 보호하는 것은 창조 경제의 핵심이자, 중소기업 경쟁력 확보의 밑바탕"이라며 "이번 범정부 TF를 통해 마련된 종합대책이 국민의 피부에 와닿게 책임감을 갖고 최선을 다해달라"고 관계부처에 당부했다.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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