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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상선 조건부 자율협약…향후도 첩첩산중

용선주·사채권자·이해관졔자 동의 이뤄져야

2016.03.30(Wed) 10:58:56

   
 

유동성 위기를 겪는 현대상선과 한국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조건부 자율협약 개시를 결정했지만 앞으로도 현대상선이 넘어야 할 과제는 적지 않다. 

현대상선 채권단은 29일 여의도 산업은행에서 회의를 열고 현대상선에 대한 조건부 자율협약 개시를 의결했다.

자율협약에 들어가면 채권단은 현대상선 채권의 원금과 이자를 3개월간 유예하고, 실사 결과를 바탕으로 출자전환을 포함한 채무 재조정안을 수립할 계획이다.

그러나 채권단의 의지만으로 모든 게 해결되지는 않는다는 게 문제다. 우선 채권단이 추진하기로 한 자율협약 개시도 조건부라는 점이다. 

이번에 가결한 안건은 용선주와 사채권자 등 채권금융기관 이외의 이해관계자가 동참한다는 전제가 붙은 조건부 자율협약이다. 이중 하나라도 협상이 무산되면 자율협약은 종료된다.

현대상선은 지난해 매출 5조7686억원 중에서 용선료로만 1조8793억원을 썼다. 해운경기가 호황일 때 장기계약을 한 탓이다. 채권단은 시세보다 비싼 용선료를 계속 지불하는 상황에서는 재무상황이 개선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

현대상선은 현재 용선료 수준을 약 20∼30% 인하하는 것을 목표로 선주들과의 협상에 나서고 있다. 용선료 협상에 실패해 현대상선이 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되면 선주들도 용선료를 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분위기는 나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상선 협상단은 지난달부터 해외 선주들을 방문 중이며 현재 1차 협상을 끝내고 구체적인 가격 조건 협의를 위한 재협상 일정을 잡고 있다. 

하지만 다른 해운사와의 형평성을 고려한 일부 선주들이 난색을 표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현대상선이 용선료 인하에 성공해도 글로벌 해운시장에서 선사들이 용선료 재협상을 하려는 움직임이 연쇄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해외선주들과 용선료 협상이 끝나면 현대상선은 사채권자들과 채무 재조정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지난 17일 열렸던 사채권자 집회에서는 현대상선은 내달 7일 만기도래하는 회사채 1200억원에 대한 만기연장이 불발된 상태다. 이 회사는 오는 7월 7일에도 2400억원 규모의 공모 회사채 만기를 앞두고 있다.

만약 오는 4월 7일을 넘어 사채권자들이 법원에 가집행을 신청하면 채권단과 당국이 추진했던 구조조정의 큰 틀도 깨질 수밖에 없다. 결국 현대상선은 법정관리로 갈 전망이다. 

현대상선은 "진행 중인 자구안을 최선을 다해 반드시 이행해 재무건전성을 회복하고 조기에 현대상선의 경영정상화를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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