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유동성 위기에 몰린 범현대가의 현대상선 인수와 관련한 정부 제안을 사실상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그룹의 물류계열사 글로비스는 최근 정부로부터 현대상선 인수와 관련한 제의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차그룹은 그러나 글로비스가 해운업을 겸영하지만 자동차 운반선만 운영할 뿐 컨테이너선 등 현대상선의 사업 분야와는 무관해 인수 시 사업성이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상선은 2013년 이후 자산매각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하고 있으나 해운 시황 침체에 따른 적자 누적으로 위기에 처해 있다. 현대상선 총부채는 4조8000억 원대에 달한다. 선박금융 및 기타 차입금이 1조9000억 원대, 공모채와 사모채(회사채 신속인수대상)가 1조6천억 원, 산업은행 등 금융권 대출이 1조3000억 원대다.
현대상선은 지난 18일 주주총회에서 자본잠식에 따른 상장폐지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액면가 5천 원인 주식을 7대1 비율로 감자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도 사재 300억 원 출연을 약속하고 등기이사 자리도 내놓았다. 또 주총에서 사내이사 3명과 사외이사 4명의 이사보수 한도를 지난해 70억 원에서 50% 삭감하는 방안도 의결했다.
그러나 현대상선 사채권자들은 17일 현대그룹에서 집회를 열고 4월7일 만기가 돌아오는 1200억 원대 회사채 만기 연장을 거부했다. 이들은 앞으로 8천억 원에 이르는 현대상선의 모든 공모사채에 대한 별도 집회도 다시 열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정부가 현대차그룹의 현대상선 인수를 염두에 둔 것은 범현대가라는 점과 더불어 현대차그룹이 글로비스라는 물류회사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비스는 유코카캐리어스와 함께 국내 자동차운반선 시장을 양분하고 있고 현대상선 컨테이너선 분야 등을 합치면 국내 최대 종합 해운사로 도약활 수 있다.
그러나 현대차그룹은 자동차 외에 별 관심을 두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글로비스 측은 "자동차운반선 사업과 상선 등 해운 사업은 근본적으로 달라서 서로 접점이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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