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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고로 뜨는 AI, 한국 현주소는 역부족

2016.03.15(Tue) 15:22:44

'알파고'로 부각된 인공지능(AI) 분야가 전 세계적인 성장세임에도 우리나라에선 이를 뒷받침할 투자, 정책, 사회적 기반 모두 글로벌 성장세에 못 미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5일  'AI시대, 한국의 현주소는' 보고서에서 "세계 인공지능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다양한 사업에 적용 중이다. 하지만 국내 인공지능 산업은 시장 형성 단계이고 인터넷과 게임 등 특정 사업에 한정돼 있다"고 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인공지능 산업에 대한 우리 정부의 대응이 주요 선진국보다 뒤처진다고 했다. 우리 정부는 2013년부터 10년 간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개발을 목표로 한 '엑소브레인' 프로젝트에 1070억원을 투자하는 등 인공지능 관련 분야에 연 380억원의 투자 계획을 세웠다. 이에 반해 주요 선진국은 이미 인공지능 산업에 거액을 쏟고 있다. 인공지능 연구개발에 미국은 연 30억 달러(3조2800억원)를 투입하고, 유럽연합(EU)은 2013년부터 10년 간 10억 유로(1조3700억원)를 투자하고 있다. 일본 역시 올해부터 10년 동안 1000억엔(1조180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국내 인공지능 시장 규모는 세계 시장보다 훨씬 작다. 보고서는 2013년 국내 인공지능 시장이 3조6000억원 규모로 세계 시장(240조원)의 1.5%로 추정된다고 했다. 지난해 인공지능 관련 스타트업(창업 초기기업) 기업은 24~64개로 추정돼 세계 스타트업 수의 2.5%~6.7%에 불과하다. 우리나라 정보통신기술(ICT)산업이 세계 시장(점유율 10%)에서 차지하는 위상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국내 기업의 인공지능 투자도 글로벌 기업에 못 미친다. 네이버는 인공지능 연구개발에 2013년부터 5년간 1000억원 투자 계획을 밝혔고, 삼성전자는 2014년 이후 480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비해 구글은 2001년부터 14년 동안 인공지능 관련 기업 인수에 280억 달러(33조7000억원)을 쏟았다. 

인공지능에 대한 투자가 부진하면서 우리나라의 인공지능 수준은 주요 선진국보다 낮다. 미국의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기술수준을 100이라고 놓는다면, 우리나라는 75에 그친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보다 2년 늦은 기술 속도다. 

보고서는 인공지능 발전에 따른 사회적 논의 역시 아직 부족하다고 했다. 인공지능이 확산되면서 발생 가능한 일자리 감소, 오작동 피해, 인권 침해, 윤리적 문제 등에 대한 합의 수준이 미약하다는 설명이다. 

세계 주요국과 비교했을 때 한국의 인공지능 관련 기술 수준이 낮고 특허 보유 수도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인공지능 SW 기술은 최고기술국 대비 75.0% 수준, 인공지능 응용 SW 기술은 74.0% 수준으로 조사되어 주요 선진국과 상당한 격차를 보이고 있다. 또한, 미국, 일본, 한국, PCT(국제특허) 등 4개 DB에 등록된 인공지능 관련 특허 1만1613건 중 한국인이 보유한 특허는 306건으로 전체의 3%에 불과하여 미국의 5%, 일본의 10% 수준으로 나타났다. 

장우석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인공지능 관련 국가 연구개발 사업 및 산학연 협력 연구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한편, 지능형 교통제어시스템, 공공데이터 개방 확대 등 인공지능 연구에 활용할 수 있는 공공부문의 지원 인프라를 조기에 구축할 필요가 있다"며 "민간부문의 인공지능 산업 생태계가 형성될 수 있도록 기업의 투자를 적극 유도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장 연구위원은 "인공지능 기술 발전에 따른 사회 전반의 생산성 향상이 일자리 감소, 실업률 상승과 같은 부작용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사회적 논의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며 "인공지능 기술경쟁력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R&D) 투자 확대 및 인재 육성에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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