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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 장기화, 기부 등 나눔 문화도 ‘주춤’

GDP 비중 0.9%, 미국 절반에 머물러

2014.05.19(Mon) 14:06:25

지난해 우리 사회 개인 기부 참여율과 자원 봉사활동 참여율, 장기 기증 숫자 등 ‘나눔 활동’이 줄거나 주춤하는 양상이다. 장기간 저성장 기조가 지속되고 경기가 좋지 않다보니 나눔의 여력도 떨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우리나라 기부 금액 규모는 증가 추세이나 국내총생산(GDP) 대비 미국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수준이다. 특히 월평균 가구 소득이 클수록 기부 참여율도 높았으며, 소득계층별 기부 참여율 격차는 더욱 확대됐다. ‘곳간에서 인심 난다’는 옛 속담이 그대로 적용되는 셈이다.

◆ 통계작성 후 첫 개인 기부 참여율 하락

통계청이 15세 이상 3만6000명을 표본 조사한 ‘국내 나눔 실태 2013’에 따르면 2013년 15세 이상 개인의 기부 참여율은 34.5%였다. 이는 직전 통계인 2011년 36.0%에 비해 1.5%포인트 하락한 수치다.기부 참여율이 꺾인 것은 통계청이 사회조사 기준으로 잡은 2006년 이후 7년 만에 처음이다. 기부 참여율은 2006년 31.6%, 2009년 32.3%, 2011년 36.0% 등으로 상승 추세였지만 된 경기 부진 등의 요인으로 지난해 하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개인은 65.3%인 7조7300억 원을 기부한 반면 법인 기부금은 34.7%인 4조1100억 원에 그쳤다. 여기에는 세법상 기부금영수증 발행이 가능한 종교적 헌금, 정치후원금, 노조비 등이 포함되지만 소득공제 대상이 아니거나 신고하지 않은 기부금은 제외됐다.기부총액은 증가추세다. 2011년 11조 1500억 원(국세청신고기준)이었으나 2012년에는 약 7000억이 늘어난 11조 8400억 원을 기록했다. 법인보다는 개인들의 기부 참여가 활발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2012년 기부총액은 GDP 대비 0.9% 수준으로 같은 해 미국(약 1.8%)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지난해 현재 2인 이상 가구의 월평균 기부금은 4만6371원으로 전년도 4만4776원보다 소폭 늘었다. 이 가운데 89.9%인 4만1692원은 종교 기부금이었다. 종교 기부금은 종교단체에 기부하는 특정되지 않는 금액으로 십일조, 보시 등 종교적 헌금도 포함한다.

지난해 기부 참여자들을 살펴본 결과, 현금 기부 참여율 32.4%, 물품 기부 참여율 5.95%로 물품보다는 현금의 선호도가 높았다. 정기 참여율의 경우 현금 기부는 2011년(11.1%)보다 늘어난 16.9% 수준이었고 물품 기부는 2011년과 비슷한 3.0%였다.지난해 현금 기부 참여자의 평균 참여횟수와 기부금액은 6.5회, 20만5000원으로 2011년 6.2회, 17만4000원보다 늘어났다.

성별 및 연령대별로 따져보면 남성의 기부 참여율이 여성보다 높고 40대의 참여율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지난해 남성의 기부 참여율은 37.3%인 반면 여성의 참여율은 31.9%에 그쳤다. 그간 조사결과에서도 남성은 여성에 비해 3~5%포인트 지속적으로 높았다.연령대별로는 지난해 40~50대의 기부참여율(44.9%, 40.9%)이 2011년(45.7%, 41.1%)에 이어 40%를 상회해 주목됐다.

돈을 많이 벌수록 기부 참여도 활발했고 소득에 따른 기부 참여율 격차는 갈수록 확대되는 양상이다. 지난해 월평균 600만 원 이상 고소득층의 기부 참여율은 57.7%였으나 월평균 소득이 100만 원 미만인 가구의 참여율은 18.7%에 불과했다. 두 계층 간 기부 참여율 격차도 2006년 26.6%포인트에서 2013년 39.0%포인트로 벌어졌다.

기부에 참여하지 못한 이유로는 ‘경제적 여유가 없어서’란 응답이 60.9%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기부에 대한 관심이 없어서’라고 대답한 비율도 18.3%였다.다만 기부에 대한 긍정적인 국민 개개인의 마음가짐은 확산되는 양상이다.향후 1년 이내에 기부할 의사가 있는 사람은 지난해 기준 48.2%로 2011년 45.8%보다 2.4%포인트 늘었다.

   


◆ 자원봉사, 장기 기증 감소 헌혈만 호전

자원봉사 참여율은 입시와 내신 성적 반영에 따라 압도적으로 10대 청소년들의 봉사활동에 기대는 실정이다. 지난해 자원봉사 참여율은 17.7%로 2011년 17.6%보다 0.1% 포인트 상승했다. 10대 참여율이 2011년 72.3%에서 지난해 75.4%로 오르면서 참여율을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참여율은 2009년 19.3%에 비해서는 1.6%포인트 낮아졌다.

지난해 10대를 제외한 20세 이상의 자원봉사 참여율은 12.8%에 머물렀다. 우리나라 자원봉사 참여율은 캐나다(47.0%) 영국(44%) 등 선진국에 비하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장기 기증도 2007년 이후 처음으로 줄었다. 지난해 장기 기증자 수는 2375명으로 2012년 2525명에 비해 150명 줄었다. 2007년 1737명으로 2006년 1775명에 비해 줄어든 이후 매년 늘어났으나 6년 만에 꺾였다.

나눔 활동 중 유일하게 지표가 개선된 분야는 헌혈이었다. 지난해 헌혈률은 291만4000건(5.80%)으로 2012년 272만3000건(5.44%)에 비해 높아졌다.통계청은 경기 침체가 장기화된 것도 기부 등 나눔 활동에 영향을 끼친 요인으로 보고 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기부 참여율의 경우,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영향으로 일시적으로 기부 모금 참여가 늘어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감소한 모습”이라면서“자원봉사 참여율도 2009년 충남 태안 앞바다 기름 유출 사고로 정점을 찍은 후 정체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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