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퇴직금 수령 '킹', 김승연·정몽구

2014년 재계 총수 일가 중 개별 기업 등기 이사직을 사임하면서 가장 많은 퇴직금을 받은 사람은 언급한 정몽구 현대자동차 그룹 회장이며, 가장 많은 금액을 수령한 사람은 김승연 한화 회장으로 조사됐다. 

17일 경제개혁연대가 2014년 공시 결과에 따라 개별 임원 보수내역을 분석한 결과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현대제철 이사직을 사임하면서 받은 퇴직급여 액수가 108억20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한화케미칼, ㈜한화, 한화갤러리아, 한화건설 등 4개 계열사에서 총 143억8500만원의 퇴직금을 받았다. 2014년 2월 김승연 회장은 특경가법상 배임 등의 혐의로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고 당시 이사로 등재되어 있던 7개 계열사에서 일괄 퇴임했다.

퇴직금 내역이 공시된 4개사 외에 한화엘앤씨, 한화테크엠, 한화이글스 등 나머지 3개사로부터도 퇴직금을 받았을 것이므로 김승연 회장이 2014년에 받은 퇴직금 총액은 이를 훌쩍 뛰어넘는다. 

그 뒤를 이어 현대하이스코 신성재 사장(퇴임 당시 정몽구 회장의 사위), 한진해운 최은영 회장(고 조수호 한진그룹회장의 부인), 가온전선 구자엽 회장(구태회 명예회장 아들) 등이 고액의 퇴직급여를 받았다. 

신성재 사장은 퇴직금으로 퇴직기준급여 387백만원에 근무기간 13년 9개월을 곱해 53억2500만원, 공로금으로 27억5000만원을 합쳐 80억7500만원을 수령했다. 최은영 회장은 월평균임금 1억1650만원에 근무기간 7년 3개월, 지급률 6을 곱해 52억4400만원, 구자엽 회장은 퇴임 당시 월평균급여 5400만원에 근무기간 11년과 지급률(역산하여 8.47배로 추정)을 곱하여 50억29000만원을 받았다. 

2014년 개별 보수가 공시된 기업 임원들 중에서 2014년 중 퇴임한 임원은 모두 133명이며, 이들이 받은 퇴직급여는 총 1815억6900만원, 1인당 평균 13억6500만원이었다. 또, 근무기간이 확인되는 퇴직임원 99명의 근무기간 1년당 퇴직급여는 평균 1억7500만원으로 조사됐다. 

지배주주 일가인 임원의 퇴직급여는 근무기간 1년당 평균 3억8400만원으로 전문경영인보다 3배 많았다. 정몽구 회장이 현대제철 이사를 퇴임하면서 받은 퇴직금은 다른 전문경영인 대표이사보다 3.47배 많았다. 김승연 회장이 한화케미칼을 퇴임하면서 받은 퇴직금은 다른 대표이사보다 5.79배 많았다. 

경제개혁연대는 "지배주주 일가 임원은 경영에 참여해 그 성과에 책임을 지며 초과이윤 발생 시 주가상승과 배당으로 이익을 얻는 잔여청구권자"라며 "이들이 고액의 퇴직급여를 받는 것은 사익추구의 한 유형으로 볼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경제적으로도 비효율적이며 사회적 형평성에도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적정수준의 기본보수 책정, 지급률의 합리적 개선, 겸직으로 인한 중복수령 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개선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특히 지배주주 일가 임원에 대한 퇴직급여가 주주와 시장 그리고 사회의 통제 하에서 결정되도록 상법 및 세법 상의 관련 규정들을 개선해나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