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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심(女心)을 살피면 부동산이 보인다

2014.05.19(Mon) 09:02:54

   
?광화문에 있는 직장을 다니는 오선미씨(30·여)는 올해 초 보안 기능이 강화된 서울 서대문구 대현동 여성전용 원룸으로 이사했다. 이 원룸은 방 침대 옆에 사설경비업체와 연결된 비상벨이 달려 있다. 1층 공용 출입문은 이중으로 설치돼 있다. 두 문 모두 각각 다른 비밀번호를 눌러야 열린다. 첫 번째 문은 각 방에 설치된 인터폰으로도 열 수 있지만 두 번째 문은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는 한 열 수 없다. 비밀번호는 석 달에 한 번씩 바뀐다.

택배기사나 음식배달원은 건물 안으로 들어가지 못한다. 시킨 사람이 1층으로 내려가서 직접 받아야 한다. 폐쇄회로(CC)TV가 각 층 복도마다 설치된 것은 기본. CCTV를 포함한 보안시스템은 사설경비업체에서 관리한다. 입주자가 내는 집세와 관리비에 이 비용이 다 포함된 셈이다.

원룸 소유자는 계약할 때 ‘가족이라도 남자가 방문할 때는 미리 알리겠다’는 약속까지 받는다. 주변보다 월세가 5만∼10만 원 비싸고 배달음식을 시킬 때마다 일일이 내려가야 하는 불편함이 있지만 감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발생하는 여성 대상 강력범죄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보안시설이 강화된 주거지를 찾는 여성이 늘고 있다. 최근 2년 사이 보안시설을 강화한여성전용 원룸과 오피스텔이 20∼30% 늘었으며 새 건물에 보안 기능까지 강화하다 보니 주변 시세보다 10% 정도 비싸도 찾는 사람이 많다는게 인근 중개업소의 이야기다. 성신여대 근처인 서울 성북구 동선동의 한 여성전용 원룸은 공용 출입문에 지문인식 시스템을 도입했다. 불안한 여심(女心)을 다독이는 보안서비스는 대형 건설사와 지방자치단체들도 앞다퉈 도입하고 있다.

위의 사례처럼 여성들이 부동산 시장에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여성들의 사회진출이 활발해지고 소득이 높아지는 등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상승되면서 부동산 시장의 주체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이제 여성들은 단순 소비 주체를 넘어 부동산 시장에 파워 소비계층으로 급부상하고 있는데 특히 타지로 나와 생활하는 여성 1인 가구가 급증하면서, 여성 임대수요가 풍부한 지역의 수익형 부동산은 틈새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

주택구매 과정에서 여성의 한마디는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주택 구매 결정권이 남성보다 주로 여성에게 있기 때문이다. 또 여성 싱글족의 주택구입율도 상당히 높아지고 있어 여심(女心)을 모르고선 집을 팔기 어려워졌다. 사실상 주택 매매 결정권을 쥐고 있는 여성 고객들은 평면이나 인테리어의 작은 부분까지 꼼꼼히 살펴보는 경우 많아, 세심한 부분까지 설계에 반영하지 않으면 외면받을 수 있다는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

이에 여성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여성 마케팅'이 사회 전반적인 분야에서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다. 부동산시장도 마찬가지다. 여성들의 시선을 끄는 인테리어와 맞춤형 특화 설계로 공간 활용과 생활편의를 높이는가 하면 여성을 위한 전용 주차장과 입주 여성을 위한 첨단보안시설 등을 갖추고 있는가 하면 견복주택을 찾는 여성 방문객들을 위해 명품 가방, 화장품 경품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그 방법도 다양하다.

투자에서 거주로 주택에 대한 인식이 옮겨가면서 집 안에서 머무는 시간이 긴 여성들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고 분양 상담사들을 주로 여성으로 배치하는 이유도 공감대를 형성하고 편안하게 대화하도록 돕기 위함이다.

주택 시장 뿐 아니라 수익형 부동산의 대표 주자인 상가 시장에도 구매력이 탄탄한 여심 공략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조성되는 상가들을 보면 여성 고객들의 주 소비 업종을 입점시키고 있으며 층별로 차별화된 테마를 적용하거나 이국적인 분위기의 테라스 상가 등 다양하게 여심을 자극하고 있다.

서울을 비롯해 수도권, 지방에도 여성 특수로 기대를 모으는 상가들의 속속 선을 보이고 있다.

일산에 들어선 원마운트 상가는 국내 최초로 여성들을 위한 여자 놀이터를 만들었다. 화장품샵, 드럭스토어, 성형외과, 에스테틱, 네일아트 매장 등을 한자리에 모아둔 '뷰티 클러스터 아이디'를 3300㎡ 규모 부지에 조성했다. 그 결과 일산의 새로운 명소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상가 집객효과에 있어 여성 공략은 친구, 연인, 가족에 이르기까지 수요층 저변확대에 효과가 크며 쇼핑뿐 아니라 재미포스코건설이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선보인 '센트럴파크 Ⅱ 상업시설인 센투몰에는 여성 고객들의 주 소비 업종인 커피숍, 헤어샵 등이 입점해 성업 중이다. 유명 커피전문점은 물론 뷰티 살롱 라뷰티 코아도 오픈했다. 상가 일대 약 300m 구간에 '빛의 거리'를 조성해 여성 고객들의 감성을 사로잡고 있으며 지상 1~3층, 3개 동, 총 200개 점포로 구성된다.

강남역 인근에선 신세계건설이 시공하고 AM플러스자산개발이 시행하는 '강남역 와이즈 플레이스'의 단지 내 상가도 있다. 이 상가는 여성 고객의 집객 효과를 높이기 위해 지하 1층 'CINING&ENTER ZONE', 지상 1층 'LIVING ZONE', 지상 2층 'BEAUTY&DINING ZONE' 등 층별로 테마를 적용했다. 지하 1~지상 2층으로 총 29실로 구성된다.

이에 따라 여성고객의 집객율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또 정자동 카페거리, 신사동 가로수길과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대륙별 테마 음식거리 및 한국 전통 먹자거리도 조성된다.

이국적인 분위기로 여성의 마음을 사로잡는 테라스형 상가도 인기다. 부동산개발업체인 ㈜미래랜드는 부산 동래구 사직구에 지하 4층, 지상 11층에 연면적 2만3195㎡ 규모의 테라스형 상가인 ‘자이언츠 파크’를 선보인다. 모든 층에 최대 6.8m의 광폭 테라스가 설치된다. 층마다 갖춰진 테라스는 야외에서 휴식을 즐기는 듯한 느낌을 주도록 독특한 형태로 만들어질 예정이다.

불황을 극복하려는 우선 눈에 띄는 테마는 여성 전문 상가다. 여성 전문직종 종사자가 늘고 사회적 지위가 커지면서 여성을 타깃으로 한 테마상가가 늘고 있는 것이다. 실제 경기도 고양시 화정동에 위치한 A상가는 성형외과·피부과·비만클리닉 등와 함께 여성전용 스포츠마사지센터·찜질방·미용실이 입점해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인근 아파트 지역에 거주하는 여성고객을 겨냥한 여성전용상가로, 여부동산 관련 세금신고면에서도 여성이 강세다. 2013년 양도소득세 신고건수 58만3000건 가운데 여성의 신고는 22만6000건(38.8%)으로 2006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여성의 양도 신고건수와 점유비 증가는 재산 거래에 있어서 여성의 주도권이 커졌음을 의미한다.

장경철 기자

manim@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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