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민관합동으로 1조4천억원 규모의 선박펀드를 조성해 위기에 처한 해운산업을 지원키로 했다.
그러나 부채비율을 400% 이하로 낮출 경우에만 지원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이로 인해 각각 3분기말 기준 부채비율이 687%, 980%에 달하는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증자나 구조조정 등 부채비율을 혁신적으로 끌어내리지 않는다면 그림의 떡이 될 전망이다.
정부는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산업별 구조조정 추진 현황과 향후계획'을 확정해 발표했다.
정부는 우선 해운산업과 관련해 민관합동으로 선박펀드를 만들어 나용선(BBC) 방식으로 선박 발주를 지원할 방침이다. 앞으로 해운업황이 나아지더라도 해외 선사들과의 경쟁에 도태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국내 해운업계가 선호하는 방식으로 방향을 전환한 것.
나용선은 용선 종료 시 소유권이 선박펀드에 있어 해운사(용선사)가 잔존기간 이후에도 해운사가 매각이나 선가 하락에 따른 위험부담을 지지 않은 채 운용리스로 회계처리를 하는 방식이다. 부채비율에 영향이 없어 해운사는 선호하나 배의 잔존가치에 대한 위험부담을 투자자가 지기 때문에 투자자 입장에서는 선호하지 않는 선박금융 방식이다.
지원 방식을 구체적으로 보면 펀드 투자자 50%는 일반금융기관에서 모집하되 자금회수 시 선순위를 보장하고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자산관리공사, 산은캐피탈 등 정책금융기관이 후순위 투자자로 투자비중의 40%를 맡기로 했다. 나머지 10%는 지원신청 해운사가 부담하도록 하는 방안이 검토중이다.
운영 초기에는 펀드를 1조4천억 규모로 조성하되 수요에 맞춰 규모 확대를 검토하기로 했다. 국내에 등록된 선사는 원칙적으로 지원 신청을 할 수 있으며, 국내 출자지분에 따라 구성되는 투자심의위원회가 지원 여부를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건조되는 선박은 글로벌 경쟁력을 고려해 초대형·고연비 선박 위주로 지원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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