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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삼성 순환출자 해소하라"…재계 촉각

2015.12.27(Sun) 20:51:24

   
 

삼성그룹이 27일 옛 제일모직과 옛 삼성물산간 합병으로 인해 강화된 순환출자를 해소해야 한다는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의 가이드라인을 수용했다. 

공정위는 이날 대기업집단의 신규·추가 순환출자를 금지하는 공정거래법에 따라 삼성은 내년 3월1일까지 삼성SDI가 보유한 통합 삼성물산 지분 500만주(2.6%)를 처분해야 한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으로 삼성의 순환출자고리는 10개에서 7개로 줄었지만 '생명-전자-SDI-제일모직-생명', '화재-전자-SDI-제일모직-생명-화재', '물산-전자-SDI-물산' 등 SDI와 관련된 기존 3개의 고리에서 순환출자가 강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SDI가 팔아야 하는 통합 삼성물산 지분은 2.6%다. 통합 삼성물산은 최대주주(16.5%)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해 이건희 회장, 이부진·이서현 사장 등 삼성 오너 일가와 관계사 등 대주주 우호지분이 50%를 넘는다. 

지분을 팔아도 지배구도에는 영향이 없다. 2.6%의 지분은 경영권에 별 영향을 미치지 않는 수준이다. 삼성물산은 최대주주(16.5%)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정점으로 이건희 회장, 이부진·이서현 사장 등 삼성 오너 일가와 관계사 등 대주주 우호지분이 이미 50%를 훌쩍 넘어, 지분을 팔아도 지배구도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 

다만 이행기간이 문제다. 현행법상 신규 순환출자와 기존 순환출자 고리 강화는 6개월안에 해소해야 한다. 

이에 따라 내년 2월말까지 삼성그룹은 삼성SDI가 보유한 통합 삼성물산 지분 2.6%를 모두 처분해야 한다. 약 3개월 정도의 기간에 시가 7300억원 정도의 지분을 처분해야 하는 부담이 생기게 된 것이다.

삼성 관계자는 "3월1일까지인 처분 유예기간을 연장해달라는 요청을 할 예정"이라는 입장이다. 

다른 대기업도 3세 승계나 사업재편, 부실계열사 구조조정 과정에서 순환출자 문제를 풀고 넘어가야 할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 10월 말 공정위가 지정한 62개 대기업집단 가운데 순환출자 구조가 있는 곳은 삼성, 현대차, 롯데그룹 등 모두 8곳이다. 순환출자 고리 수는 94개다. 롯데그룹이 67개로 가장 많고 삼성(7개), 영풍(7개), 현대차(4개), 현대산업개발(4개)순이다. 

올해 4월 말 기준 순환출자 고리는 459개였으나 6개월 만에 숫자가 대폭 줄었다. 신동빈.신동주 형제 사이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복잡한 순환출자 구조가 확인되자 롯데그룹이 349개의 고리를 대폭 줄인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현대차그룹도 순환출자 고리를 끊어야 한다. 승계 작업을 앞둔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는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형태다. 증권가에서는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의 그룹 승계 시나리오로 현대글로비스와 현대모비스의 합병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이 경우 순환출자 고리 밖 글로비스와 고리 내의 모비스의 합병으로 기존 순환출자 고리 강화에 해당된다. 

순환출자 고리 9개를 갖고 있던 한솔과 1개씩 보유하던 한진.한라그룹은 지주회사 전환 과정에서 순환출자 고리를 모두 없앴다.

롯데는 순환출자는 개수가 많을 뿐 총수 일가의 지배권 유지에 큰 영향이 없다. 대림.영풍도 순환출자를 없애도 내부지분이 50% 이하로 내려가지 않아 총수 지배권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현대백화점그룹 역시 고리를 해소하면 내부 지분율이 30∼40%로 낮아지지만 지배권은 견조하다.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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