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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치 빈자리 노리는 네이버 '치지직', 아프리카TV 앞서려면?

베타서비스 6주, 욱일기·선정성 논란에도 일단 '순항'…"트위치 대체품 넘어 정체성 차별화 꾀해야"

2024.02.02(Fri) 17:45:05

[비즈한국] 글로벌 스트리밍 플랫폼 ‘트위치’의 국내 시장 철수가 20여 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네이버가 자사 신규 플랫폼 ‘치지직(CHZZK)’의 서비스를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베타서비스 중인 치지직은 현재 일부 스트리머(인터넷방송 진행자)에게만 방송 권한을 줬는데, 트위치 철수 약 일주일 전부터는 누구나 방송을 운영할 수 있도록 스튜디오가 개방된다.

 

스트리머 영입 전쟁으로 요약되는 아프리카TV와의 점유율 경쟁은 이미 불이 붙은 상태다. 공백이 된 선두 자리를 누가 차지할지를 두고 시장 전망은 엇갈리지만, 네이버의 경우 우선 모니터링 역량이나 필터링 기술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제 막 출사표를 꺼내든 네이버가 업력 19년의 아프리카TV를 넘을 수 있을까. 

 

트위치 국내 철수를 앞두고 네이버 치치직과 아프리카TV가 자사 서비스를 정비하며 경쟁에 나서고 있다. 사진=네이버 치지직 홈페이지 캡처

 

#팬덤 탄탄 ‘B급 감성’ 아프리카TV vs ‘그래도’ 네이버  

6주 전 치치직을 시장에 선보인 네이버의 자신감은 상당하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2일 열린 2023년 4분기 실적 발표에서 “베타서비스 1개월 만에 ‘치지직’은 ​130만 명 넘는 MAU(월간 활성화 이용자 수)를 확보했다”며 “트위치 시청자 수 상위 스트리머도 유치하며 순항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 베타서비스 단계인 만큼 공식 오픈 시점에는 서비스가 더욱 고도화될 것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영상 후원, 채널 구독 등 기능을 추가하고, 검색·게임팟·네이버 카페·클립 등 다양한 서비스와 연계하며, AI 기술 접목 신기술을 선보여 서비스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추세로는 트위치를 대체할 승자가 누가 될지 예측하기 어렵다. 다만 트위치 철수가 가시화된 후 지표 변화를 살펴보면, 치지직이 신생 서비스 치고는 추이가 좋다. 인터넷방송 랭킹 사이트 소프트콘 뷰어쉽에 따르면 지난달 22일부터 28일까지 트위치의 일주일간 최고 시청자 수는 21만 5122명으로 전주 대비 6808명 감소했다. 평균 시청자 역시 8만 550명으로 6%가량 줄었다. 

 

반면 치지직은 같은 기간 최고 시청자 수가 14만 3586명으로 집계됐다. 전주 대비 6000명 가까이 늘어난 수치로 평균 시청자 수(4만 4470명)도 상승세다. 트위치 공백을 겨냥한 출시 시기 선정으로 경쟁 앱으로부터 유입 흐름도 긍정적이다. 베타서비스를 시작한 지난해 12월 기준 트위치와 아프리카TV에서 각각 이용자 74만 명, 28만 명이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버 치지직(위)과 아프리카TV 방송 화면. 사진=각 사 홈페이지 캡처


아프리카TV의 경우 이 기간 최고 시청자 수가 2만 1050명 줄어들었지만, 32만 7564명으로 트위치를 제치고 1위를 지키고 있다. 최고 방송 채널 수는 전주보다 139개 늘어 5108개가 됐다. 치지직은 112개 증가한 1196개다.

 

#사업 초기 잡음 딛고 시장 안착 성공할까

 

네이버의 과제는 생방송, 스트리머 관련 ‘리스크’ 관리로 꼽힌다. 네이버는 베타서비스를 시작한 지 한 달 만에 성범죄, 사기 등 범죄 전과가 있는 스트리머 기용, 욱일기 머리띠와 의상이 노출된 생방송 등으로 논란이 일었다. 지난달 7일 네이버는 음란물을 필터링하는 AI 기능과 연령 제한을 추가한 데 이어, 29일에는 중범죄자에게 스트리머 계약을 거부할 수 있는 조항을 약관에 신설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나섰지만 그 사이 잡음은 계속됐다. 선정적인 제목과 미리보기를 띄운 노출 방송이 연령 제한 없이 2시간가량 진행되는 등 여전히 콘텐츠 필터링 측면에서 한계를 드러낸 것.

 

치지직은 오는 2월 19일 정식 오픈할 예정이다. 사진=네이버 제공


실시간 방송의 특성상 불시에 발생할 수 있는 문제 상황을 완전히 관리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대중성을 강화해 글로벌 플랫폼으로 성장하려면 “게임 방송은 선정적이고 폭력적”이라는 틀을 깨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네이버 관계자는 “사전 예방의 한계가 존재하기 때문에 사후 대책에 더욱 주력하고 있다”며 “모니터링 인력을 확충하고 관련 시스템을 체계화, 가이드라인을 정교하게 보완하는 중이다. 콘텐츠 관리를 위해 도입할 수 있는 기술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아프리카TV도 이미지 쇄신 작업에 착수했다. 아프리카TV는 수입 창출을 위해 과도하게 선정적인 콘텐츠를 양산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오는 2분기 새 이름 ‘숲(SOOP)’으로 서비스명을 바꾸고 ‘BJ’나 ‘별풍선’ 등의 이름까지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트위치 철수로 서비스 초기 이용자 확보 등 반사이익을 얻는 건 당연한 수순이지만 치지직만의 정체성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위정현 중앙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트위치가 빠져나간 후 공백을 메우겠다고 나선 모양새지만 아프리카TV나 트위치와 똑같은 걸 하겠다는 것인지 아직 서비스의 지향점이나 성격이 불분명하다”고 평가하며 “자본력 기반으로 유명 인플루언서들을 확보하는 것만으로는 한계에 부딪힐 가능성이 크다. 이용자를 끌어들이고 플랫폼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아프리카TV나 유튜브와 차별점이 명확해야 한다”고 짚었다.

강은경 기자 gong@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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