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이마트가 수원 스타필드를 개장하며 몰리스펫샵 3세대 매장을 선보여 눈길을 끈다. 이마트가 몰리스 신규 매장을 오픈한 것은 3년 만이다. 전문점 사업의 수익성 개선을 위해 오프라인 점포 축소에 집중했던 이마트가 신규 매장을 선보임에 따라 펫 사업 전략이 달라진 것은 아닌지 관심이 쏠린다.
#펫사업 포기 못해? 스타필드 수원에 새 매장 열어
1일 방문한 스타필드 수원점은 펫 친화형 점포로 구성된 만큼 반려견과 함께 나들이 나온 고객들로 붐볐다. 점포 곳곳에는 반려견을 위한 물그릇이 놓였고, 반려견 놀이터인 펫파크, 애견 동반 식사가 가능한 레스토랑 등도 마련돼 눈길을 끌었다.
반려인들이 가장 많이 방문하는 매장은 1층에 위치한 몰리스펫샵이었다. 이마트는 스타필드 수원점을 개장하며 몰리스펫샵 오픈에 상당히 공들인 눈치다. 반려견의 ‘인생사진’을 남길 수 있는 포토존을 마련했고, 샘플 사료 자판기, 유모차 체험존, 몰리스 라운지 등으로 고객 발길을 끌었다. 이날 매장을 방문한 고객은 “새로 오픈해서인지 할인 행사가 많은 것이 가장 만족스럽다. 유모차 구입을 고민 중인데 여러 제품에 직접 태워볼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24일 매장 오픈 이후 29일까지 목표 매출의 2배를 달성했다. 일 평균 1500명 이상의 고객이 방문하며, 반려견 용품 판매 매출이 전체 매출의 49%를 차지한다”고 말했다.
이마트는 2010년 애완동물 전용 매장 몰리스펫샵을 선보였다. 반려견 사랑이 각별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반려견 ‘몰리’의 이름을 따 브랜드를 만들었다. 초기에는 반려동물 용품 판매 중심으로 운영했고, 2010년대 중반부터는 동물병원·펫 미용실 등을 더한 매장으로 업그레이드했다. 스타필드 수원점 매장에는 고객이 즐길 수 있는 체험형 요소를 대폭 확대했다.
특히 스타필드 수원점에 오픈한 몰리스펫샵은 이마트가 3년 3개월 만에 출점한 신규 점포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이마트는 2020년 10월 스타필드 안성점에 몰리스펫샵 매장을 연 이후 신규 출점을 중단했다. 전문점 사업 영역에서 적자가 커진 탓에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당시 업계에서는 몰리스펫샵의 사업 철수 가능성도 제기됐다. 전문점 사업 중 매출 비중이 높지 않을 뿐만 아니라 매출액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마트는 몰리스펫샵 운영을 지속하기로 결정했다. 오프라인 중심이던 유통 채널을 온라인으로 확대해 실적 부진 상황을 개선하겠다는 의지였다. 점포 효율화 작업에 따라 2018년 36개까지 확대됐던 몰리스펫샵 오프라인 매장 수는 현재 25개까지 줄어들었다. 자체 온라인몰 외 SSG닷컴,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등으로 판매 채널도 확대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수익성이 낮은 비효율 점포는 줄이고, 수익이 나는 점포 위주로 운영하고 있다”며 “단순히 점포수를 늘리기보다 이번 스타필드 수원점처럼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해 오프라인 매장만의 강점을 극대화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문점 개수는 줄었으나 이마트 점포 내 반려용품 구색을 강화한 ‘미니 몰리스’를 2022년부터 100개점으로 확대하고 있다. SSG닷컴 내 몰리스 전문관도 오픈해 온라인 구매 수요를 공략 중”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실적 개선 속도는 저조하다. 최근 몰리스펫샵의 매출 신장률은 한 자릿수에 그쳤다. 이마트는 “2022년 몰리스펫샵의 매출이 전년 대비 5% 이상 신장세를 보였다. 지난해에도 2022년과 비슷한 수준의 매출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성장세가 더디다 보니 신규 점포 확대는 여전히 조심스러운 상황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추가적인 신규 점포 오픈 계획은 없다. 3세대 매장인 스타필드 수원점의 안정화 작업을 이어가면서 기존 매장에 적용할 수 있는 콘텐츠를 검토하는 데 초점을 맞출 계획”이라고 전했다.
#반려인구 늘어나지만, 펫 산업은 적자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시장 규모는 2015년 1조 9000억 원에서 2023년 4조 5786억 원 수준으로 8년간 약 2.5배 커졌으며, 오는 2027년에는 6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반려동물 시장이 커짐에 따라 관련 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꼽는 기업도 많다.
하지만 펫 시장에 진출한 기업들이 성과를 내는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다. 일찍이 반려견 사업을 시작한 이마트는 물론이고, 반려동물 사업을 신사업으로 점찍었던 GS리테일도 펫 사업이 연일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김정연 칼빈대 반려동물학과 교수는 “반려견 인구가 늘고 시장이 커진다고 하니 많은 기업이 펫 산업에 뛰어들고 있다. 하지만 수익을 내는 경우는 많지 않다”며 “국내 반려인의 소비 수준이 높은 편이 아닌 데다 좁은 시장에 많은 업체가 뛰어들어 가격 경쟁이 심해진 탓에 수익성 또한 낮아졌다”고 지적했다.
불경기가 이어지며 당분간 펫 산업이 침체 분위기를 벗어나기 힘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김 교수는 “펫 산업이 경기를 많이 탄다. 경기가 안 좋아지면 유기견도 늘지 않나”라며 “반려동물에 대한 지출도 줄일 수밖에 없다. 시장이 커지려면 반려동물 수가 확대돼야 하는데, 불경기에는 동물 수가 늘지 않는다”고 전했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핫클릭]
·
서울시 공영차고지 지하화, 핵심은 주택 공급이 아니라 '안전'
·
SM그룹 후계, 우오현 회장 외아들 우기원으로 굳어지나
·
홈플러스, 문화센터 사업 대폭 축소…매각 시계 빨라지나
·
경기도 '무상 체육복' 졸속 시행에 학부모들 볼멘소리
·
"7천만 원 쓴 고객도 주차비 내라" AK플라자 VIP 혜택 축소에 불만 쏟아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