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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인사이트] '사상 최대 매물 증가' 보도는 진짜일까

3년 되지 않은 데이터로 해석에 한계…서울 25구 중 18개구는 오히려 매물 감소

2023.11.13(Mon) 17:19:49

[비즈한국] ‘서울 아파트 매물이 증가하고 있고, 사상 최대’라는 기사들이 종종 보인다. 결론부터 지적하자면 사실이 아니다. 매물 개수에 대한 카운팅은 ‘아실’이라는 프롭테크의 ‘매물증감’ 메뉴를 쓰는 것인데 아실 매물증감 메뉴는 2020년 11월부터 제공하기 시작했다. 아직 3년도 되지 않은 데이터라는 것이다.

 

서울 광진구의 한 아파트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몇 년간의 시황을 되짚어 보면, 2019년부터 서울 아파트 매물이 급감하기 시작했고, 2020~2021년은 매물 수가 역대급으로 적었을 때다. 그래서 시세가 폭등했던 것이다. 지금 매물이 증가하는 것은 매물의 없던 시기(2020~2021년)보다 증가한 것이지 사상 최대가 아니다.

서울 아파트 매물이 증가하고 있다는 뉴스 보도들. 사진=네이버뉴스


아실을 통해 카운팅한 지난 1년간 서울 ‘매매’ 매물의 증가 상위 순위 지역이다. 광진구가 77.4% 증가해 1위 지역이 됐다. 여기에도 통계 해석의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 증가율이 아닌 갯수로 따지면 광진구는 1년 전 대비 고작 800개 매물이 증가했을 뿐이다. 현재 광진구 아파트 중 전체 매물의 수는 1892건 밖에 되지 않는다. 이것이 시장에 문제가 될 만큼 매물 재고가 쌓여 있다고 할 수 있는 양일까?

 

자료=아실


사실 매매 매물의 증감보다 더 중요하게 봐야 하는 통계가 있다. 바로 ‘전세’ 매물의 수다. 여전히 1개 구의 전체 전세 매물 수가 1000개가 안 되는 지역이 꽤 많다. 이것이 더 문제다.

 

자료=아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이 있다. 매매, 전세, 월세를 합한 전체 매물 수다. 서울 25개구 중 7개 구만 증가했고, 18개구는 감소했다. 왜 이런 통계는 아무도 인용을 하지 않는가.

 

자료=아실


한 가지 구체적인 사례를 다시 짚어 보자. 매물의 수가 급격히 증가하는 단지로 최근 기사에 많이 언급되는 청담자이가 있다. 한때 강남구 최고가 단지였던 청담자이는 현재 전체 세대수 대비 17.7%가  매물로 나와 있다며 하락이 예상된다는 기사가 대부분이다.

 

자료=네이버지도


청담자이는 매우 좋은 입지다. 한강 뷰, 서울숲 뷰, 롯데월드타워 뷰, 그리고 강남 핵심일자리 접근성까지 거의 완벽한 조건의 입지다.

 

청담자이는 2012년 입주한 12년차 아파트다. 준신축 아파트라고 할 수 있다.

자료=서울시


굳이 유일한 단점을 지적하라면 초대형 세대가 없고, 커뮤니티 시설이 최신 아파트 수준이 아니라는 점 정도다. 대신 주변 산책할 곳이 많아서 입주민 만족도가 높은 아파트다.

 

자료=네이버부동산


현재 매물의 수는127개다. 최근 거래된 금액을 보니 119A타입이 36억 8000만 원에 거래됐다. 같은 타입의 현재 매도 호가를 보니 45억 원으로 나와 있다. 이 가격대로는 거래가 되지 않고 있다.

자료=네이버부동산


​시장을 객관적으로 봐야 한다. 지금은 거래가 없는 시기다. 다른 변화가 없는 이상 이 추세가 지속될 듯하다. 현재 중요한 것은 매물이 쌓이고 있다가 아니다. 왜 거래가 되지 않는가일 것이다.

 

​현재 매매가 되지 않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금리가 아니다. 호가가 높다. 매수자들이 봤을 때 청담자이 국민평형을 45억 원에 사고 싶지 않은 것뿐이다. 국민평형이 45억 원이라면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이 많기 때문이다. 청담자이가 아니라도 강남권 좋은 입지의 대형으로 갈 수도 있고, 국평에서도 가장 최근 입주한 신축 아파트들로도 갈 수 있는 금액이기 때문이다.

 

부디 부동산 인사이트 고정 구독자님들만큼이라도 엉뚱하게 해석을 하지 않길 바란다. 시장은 객관적으로 봐야 의사결정을 손해 보지 않고 할 수 있다.

 

필명 빠숑으로 유명한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한국갤럽조사연구소 부동산조사본부 팀장을 역임했다. 네이버 블로그 ‘빠숑의 세상 답사기’와 유튜브 '스마트튜브tv'를 운영·진행하고 있다. 저서로 ‘서울 부동산 절대원칙(2023), ‘인천 부동산의 미래(2022), ‘김학렬의 부동산 투자 절대 원칙’(2022), ‘대한민국 부동산 미래지도’(2021), ‘이제부터는 오를 곳만 오른다’(2020), ‘대한민국 부동산 사용설명서’(2020), ‘수도권 알짜 부동산 답사기’(2019), ‘서울이 아니어도 오를 곳은 오른다’(2018), ‘지금도 사야 할 아파트는 있다’(2018) 등이 있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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