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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일회용 페트로 만든 '밀크 티 보틀'에 또다시 그린워싱 논란

기존 에코젠 소재에서 변경…스타벅스 "재활용 용이하도록" 소비자·환경단체 "플라스틱 쓰레기 양산"

2023.11.06(Mon) 13:01:08

[비즈한국] 스타벅스가 새로 출시한 밀크 티 보틀이 논란이 되고 있다. 스타벅스가 일회용 플라스틱 쓰레기인 밀크 티용 보틀을 대량으로 제작하면서 소비자 사이에서는 친환경 정책을 강조했던 스타벅스의 두 얼굴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스타벅스가 출시한 클래식 밀크 티 보틀이 일회용 페트 소재로 만들어진 것이 알려지자 그린워싱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사진=박정훈 기자

 

#스타벅스 “분리수거 방해된다는 의견 있어 일회용 페트 소재로 바꿨다”

 

지난달 17일 스타벅스는 클래식 밀크 티 신제품을 선보였다. 티바나 블랙 티와 우유 및 크림을 섞어 만든 제품으로, 스타벅스가 1년을 공들여 개발했으며, 손정현 스타벅스 대표가 특별히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진다. 스타벅스는 클래식 밀크 티를 선보이며 매장 밖에서도 고객들이 제품을 즐길 수 있도록 전용 보틀에 500ml 용량의 음료를 담은 ‘클래식 밀크 티 보틀’도 선보였다.

 

클래식 밀크 티 보틀은 출시 직후부터 품절 사태가 이어질 정도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밀크 티 보틀의 재고 매장을 수소문하는 글이 연일 이어지는 상황이다. 스타벅스 관계자도 “보틀 아이템이 소비자에게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매장에서 입고되자마자 판매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밀크 티 보틀 구매자의 상당수는 음료보다 ‘보틀’ 소장에 의미를 둔다. 한 소비자는 “음료를 담아 마시기에 좋은 사이즈에 디자인도 예쁘다. 여러 개 소장하고 싶은 마음에 방문하는 매장에 밀크 티 보틀이 있으면 무조건 구매한다”고 말했다.

 

스타벅스는 지난 달 전용 보틀에 500ml 용량의 음료를 담은 ‘클래식 밀크 티 보틀’을 선보였다. 사진=스타벅스 홈페이지

 

하지만 보틀 소장을 목적으로 제품을 구매한 고객 사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구매자 상당수가 밀크 티 보틀을 다회용이라 생각하고 구매했으나, 재사용이 어려운 페트 재질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한 구매자는 “스타벅스 로고가 있는 보틀을 갖고 싶어 클래식 밀크 티 보틀을 구매했다. 당연히 재사용이 가능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완전히 밀폐되지 않는 일반 페트병 재질이라는 것을 알고 실망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구매자는 “뜨거운 물도 아니고 미온수를 담았는데 보틀이 찌그러졌다. 차가운 음료 전용으로 뜨거운 물을 담으면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나 미온수 정도에도 변형이 생길 줄 몰랐다”라며 “시중에 판매되는 콜라 페트병 수준이다. 뭔가 속은 기분”이라고 말했다.​

 

많은 고객이 밀크 티 보틀을 재사용 제품이라 오해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스타벅스가 같은 형태의 보틀을 이전에는 재사용 가능한 재질로 만들어 출시했기 때문이다. 2021년 스타벅스는 딜리버리 전용 콜드브루 원액을 전용 보틀에 담아 판매했다. 이번에 판매된 밀크 티 보틀과 동일한 디자인으로 뚜껑의 색상만 다르다. 당시 사용된 보틀은 에코젠 소재의 리유저블 보틀이었다.

 

한 구매자는 “2021년 판매된 보틀은 뚜껑이 초록색이고 이번에는 검정색이다. 그 외 디자인은 같다”며 “뚜껑 색이 다른 보틀을 갖고 싶어 밀크 티 보틀을 구매했는데, 보틀의 소재가  달라졌다. 리유저블 보틀이 일회용품으로 바뀌다니, 스타벅스의 친환경 정책이 거꾸로 가는 것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스타벅스가 2021년 출시한 딜리버리 전용 콜드브루 원액 보틀의 제품 정보. 당시 사용된 보틀은 에코젠 소재의 리유저블 보틀이었다. 스타벅스는 2년 후 같은 모양의 보틀을 일회용 페트 소재로 변경해 출시했다. 사진=스타벅스 홈페이지

 

스타벅스 측은 “에코젠 소재도 생분해성 플라스틱이라 일반 쓰레기로 배출하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재활용 가능한 플라스틱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아 에코젠 소재가 분리수거에 방해된다는 의견이 많았다. 그래서 분리수거에 용이한 페트 소재로 바꾸게 된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환경부에서 내년 말까지 새로운 생분해성 인증을 발급한다고 밝힌 상태다. 내년에 새로운 생분해성 인증이 나오면 그에 맞춰 소재를 변경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단체들은 스타벅스의 해명을 불편한 시각으로 바라본다. 서울환경연합 관계자는 “생분해성 플라스틱의 재사용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재활용이 용이하도록 페트 재질로 소재를 변경했다는 설명은 납득이 되지 않는다”며 “환경을 생각한다면 매장에서 보틀을 회수하는 방식 등을 고민할 수도 있는데, ​환경을 생각한다면서 플라스틱 사용을 남발하고 있다. ​지금의 마케팅은 환경이 아닌 기업의 이윤만을 생각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스타벅스는 시즌마다 새로운 굿즈를 출시해 환경 파괴에 일조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사진=박정훈 기자

 

#환경단체 “그린워싱 제재하는 제도 필요”

 

스타벅스는 친환경 마케팅을 강조하는 기업 중 하나다. 2018년부터 전국 매장에 빨대 없이 사용하는 리드(뚜껑)와 종이빨대를 도입한 것을 강조하며, 다회용컵 사용 고객에게 할인 또는 에코별 적립 등의 혜택 제공을 홍보한다. 이를 통해 수차례에 걸쳐 친환경 경영 관련 수상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환경단체는 스타벅스를 그린워싱(위장 환경주의)의 대표 사례로 꼽는다. 플라스틱 위주인 텀블러를 ​시즌마다 ​지속적으로 출시해 ​환경 파괴에 일조한다는 지적이다.

 

2021년 진행한 리유저블컵 데이 이벤트도 많은 사람들의 비난을 받았다. 이날 매장을 방문해 제조 음료를 주문하면 특별 디자인의 다회용 컵에 음료를 담아 제공했는데, 결국 플라스틱 컵인 다회용 컵을 남발했다는 지적이 빗발쳤다.

 

서울환경연합 관계자는 “환경오염의 심각성이 커지며 전 지구적으로 플라스틱 감축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는 분위기다. 이런 상황에서 스타벅스가 플라스틱 쓰레기를 생산하는 굿즈를 지속적으로 만들어내는 것이 문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소비자들의 친환경 인식이 높아지고 관심도 커지며 기업도 친환경 마케팅을 확대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그린워싱 사례도 많다. 공식 친환경 마크가 아닌 자사 마크를 활용하기도 하고, 탄소발자국을 늘리면서 푸른 숲이나 동물 이미지를 사용해 친환경 이미지를 주려는 기업도 있다”면서 “소비자들은 그린워싱을 구분해내기가 쉽지 않다. 그린워싱을 제재하는 제도적 움직임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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