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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랑] 철원 기행② 절벽 잔도 걸으며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즐기기

그림 같은 경관 자랑하는 한탄강 주상절리길…농업전시관 '호미뜰'에선 지역 농민 삶 볼 수 있어

2023.07.05(Wed) 10:42:43

[비즈한국] 철원을 관통하는 한탄강은 수십만 년 전 용암 폭발로 형성되었다. 그 덕분에 현무암 절벽과 주상절리, 폭포 등 다양하고 아름다운 경관이 생겨났다. 또 지질학적 가치도 높아 2020년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등재되었다. 철원 한탄강 주상절리길은 절벽에 매달린 잔도를 걸으며 그림 같은 경관을 즐길 수 있는 코스다.  

 

철원 한탄강 주상절리길은 절벽에 매달린 잔도를 걸으며 그림 같은 경관을 즐길 수 있다. 사진=구완회 제공

 

#중국 장가계 부럽지 않은 철원 한탄강 주상절리길

 

‘잔도(棧道)’란 험한 벼랑에 매달린 길이다. 역사적으로는 한 고조 유방이 촉으로 들어가면서 불살랐다는 잔도가 유명하고, 현실에선 중국 장가계의 잔도가 관광지로 인기다. 우리나라에도 장가계 부럽지 않은 잔도가 있다. 2021년 만들어진 철원 한탄강 주상절리길이다. 깎아지른 절벽에 매달린 잔도를 걸으며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을 즐길 수 있다는 매력 덕분에 개장 1년 동안 100만 명 이상이 방문했단다. 

 

철원 한탄강 주상절리길은 빼어난 경치를 자랑하는 순담계곡에서 시작해 드르니 마을까지 약 3.6km에 이른다. 평균 50~60m에 이르는 절벽의 3분의 2 높이에 잔도와 전망대 등을 설치했다. 순담계곡 매표소를 통과하면 수십만 년 전 화산 활동으로 형성된 절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한탄강을 사이에 두고 웅장한 현무암 협곡이 끝없이 이어진다. 과연 ‘한국의 그랜드캐니언’이라 부를 만하다. 

 

철원 한탄강 주상절리길에선 수십만 년 전 화산 활동으로 형성된 절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과연 ‘한국의 그랜드캐니언’이라 부를 만하다.  사진=구완회 제공

 

협곡 사이로 조금 걸어 내려가면 벼랑에 매달린 잔도가 시작된다. 한탄강 물줄기를 따라 10분쯤 걸어가면 ‘순담스카이 전망대’가 나온다. 벼랑에 붙은 잔도에서 갈라진 길이 허공을 빙 둘렀는데, 유리 바닥 아래 굽이치는 강물이 보기만 해도 짜릿하다. 철원 한탄강 주상절리길에는 이런 스카이 전망대가 3곳, 절벽 사이를 잇는 잔교가 13개나 된다. 출렁이는 잔교 위에서 잔도보다 더 짜릿한 스릴이 느껴진다. 

 

13개의 잔교 이름은 주변의 지질 구조에 따라 지었다. 단층교, 선돌교, 돌개구멍교, 수평절리교 같은 식이다. 예컨대 ‘돌개구멍교’에선 강물에 쓸려온 자갈이 기반암에 뚫어 놓은 돌개구멍이 보이고, ‘수평절리교’ 건너편에는 길쭉한 합판 모양의 지층이 켜켜이 쌓인 수평절리가 보인다. 철원 한탄강 주상절리길에선 짜릿한 스릴뿐 아니라 자연의 경이로움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또 다른 볼거리, 고석정과 호미뜰

 

순담계곡에서 차로 5분 거리에 있는 고석정은 철원 제일의 명승지다. 한탄강 한복판에 솟아오른 기이한 바위 양쪽으로 맑은 강물이 휘돌아 흐르는 모습이 장관이다. 일찍이 신라 진평왕 때 바위 옆으로 정자를 짓고 ‘고석정’이라 이름 지었단다. 지금 보이는 정자는 한국전쟁 후에 새로 지은 것이다. 지금은 바위와 정자, 일대의 협곡을 통틀어 고석정이라 부른다. 

 

이렇게 신기한 모양의 고석정은 용암과 강물의 합작품이다. 화산의 폭발로 만들어진 용암대지를 한탄강 물줄기가 이리저리 깎으면서 독특한 지형이 형성된 것이다. 솟아오른 바위를 중심으로 좌우의 모습이 다른 것도 신기하다. 정자가 있는 쪽은 현무암이 급격히 식으면서 주상절리를 만들었고, 반대편은 화강암이 비교적 완만한 경사를 이루었다. 

 

한탄강 한복판에 솟아오른 기이한 바위 양쪽으로 맑은 강물이 휘돌아 흐르는 모습이 장관이다. 바위와 정자, 일대의 협곡을 통틀어 고석정이라 부른다. 사진=구완회 제공

 

고석정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있는 ‘작은 농업전시관’ 호미뜰도 가볼 만하다. 이름처럼 아담한 공간에 철원 지역 농민들의 손때 묻은 농기구와 생활 도구 등을 전시 중이다. 호미뜰은 ‘농부의 방’, ‘농부의 창고’, ‘농부의 부엌’, ‘농부의 사진관’ 등의 전시관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예전에 민통선 안쪽에서 농사를 짓기 위해 출입증을 걸어 놓은 모습 등 철원 지역의 농사 모습을 살펴볼 수 있는 ‘농부의 사진관’이 특히 눈길을 끈다. 그 시절 농민들의 생활을 보여주는 ‘농부의 방’도 볼 만하다. ‘농부의 교실’, ‘농업 역사관’ 등으로 구성된 문화체험 공간에서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작은 농업전시관’ 호미뜰은 아담한 공간에 철원 지역 농민들의 손때 묻은 농기구와 생활 도구 등을 전시한다. 사진=구완회 제공

 

<여행정보>


철원 한탄강 주상절리길

△위치: 강원도 철원군 갈말읍 군탄리 산 174-3

△문의: 050-1431-2225

△운영시간: 3~11월 09:00~18:00, 12~2월 09:00~17:00, 화요일·1월 1일·명절 당일 휴무

 

고석정

△위치: 강원도 철원군 동송읍 태봉로 1825

△문의: 033-450-5558

△관람시간: 상시, 연중무휴

 

호미뜰

△위치: 강원도 철원군 동송읍 태봉로 1799-8

△문의: 033-458-4359

△운영시간: 09:00~18:00(점심시간 12:00~13:00), 화요일·1월 1일·어린이날·명절 연휴 휴관

 

필자 구완회는 대학에서 역사학을 전공하고 ‘여성중앙’, ‘프라이데이’ 등에서 기자로 일했다. 랜덤하우스코리아 여행출판팀장으로 ‘세계를 간다’, ‘100배 즐기기’ 등의 여행 가이드북 시리즈를 총괄했다. 지금은 두 아이를 키우며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역사와 여행 이야기를 쓰고 있다.​​​​​​​​​​​​​​​​​​​​​​​​​​​​​​​​​​​​​​​

구완회 여행작가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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