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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재건 테마주 다시 들썩, 1년 전과 다를까

국보·삼부토건 주가 출렁…작년에도 뛰었다 내려앉은 전례 있어 '경계' 목소리

2023.06.02(Fri) 17:26:28

[비즈한국] 정부가 ​최근 ​우크라이나 전후 재건사업 참여에 적극적 행보를 보이자 관련주가 다시 들썩이고 있다. 1년 전 범정부 차원의 구체적인 재건 지원 계획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관련주가 언급되던 것과는 다른 분위기다.

 

지난 21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만나 정상회담을 하고 우크라이나 지원 방안 등을 논의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5월 21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비살상 물품 및 전후 복구 지원을 약속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5월 22일~26일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2024년 국제교통포럼(ITF) 교통장관 회의’에 참석해 우크라이나, 폴란드와 재건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 MOU를 통해 우크라이나 정부가 향후 추진할 5000개의 재건 사업 데이터를 받게 됐다. 

 

기업들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을 위한 국제 포럼에 초정됐다거나, 우크라이나 지자체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는 보도자료를 내놨다. 대표적인 기업은 국보와 삼부토건이다. 두 기업은 지난 5월 22일~25일 폴란드에서 개최된 글로벌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에 초정됐다. 국보는 포럼 이후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을 위해 키로보흐라드스카주 상공회의소와 MOU를 맺었다고 밝혔고, 삼부토건은 지난 1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위성도시인 이르핀시 시장 올렉산드로 마르쿠신과 MOU를 맺었다고 밝혔다. 

 

두 기업이 협약을 맺은 주체가 확실한 만큼 주가도 크게 급등했다. 국보는 지난 5월 24일과 25일 주가가 전일 대비 30%씩 올랐다. 5월 23일 5400원이던 주가가 이틀 뒤인 25일 9120원까지 뛰었다. 삼부토건은 지난 5월 18일부터 5월 25일까지 연일 상승세를 보여 5월 18일 1050원이던 주가가 25일 2155원으로 두 배 이상 뛰었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MOU 소식에 출렁이는 주가를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MOU는 법적 구속력이 없고, 무산돼도 책임 주체가 없는 만큼 향후 추가 협약 체결 추진 소식이 더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삼부토건의 경우 지난해에도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MOU를 맺었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해 주가가 급등했다가 내려앉은 전례가 있다.  

 

삼부토건은 디와이디에 인수된 직후인 지난해 6월 23일 주가가 전일 대비 30% 올랐다. 전날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과 관련해 업무협약을 체결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한 영향이다. 그러나 삼부토건이 협약을 체결한 단체들은 사단법인이거나 비공식 단체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인도적 지원 활성화에 목적을 뒀다. 단순히 기업과 민간단체가 맺은 협약으로, 정부 정책과 별다른 관련이 없었던 셈이다. 당시 삼부토건 관계자는 인수를 진행하는 디와이디 측에서 보도자료를 배포했다고 밝혔다.

 

더불어 ‘윤석열 테마주’로 언급​됐던 삼부토건은 지난해​ 대통령실 사적 채용 논란 등에 휘말리면서,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참여 움직임에 의혹마저 제기됐다.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지난해 7월 19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윤 대통령의 ‘40년 지기’이자 윤 대통령에게 조남욱 전 삼부토건 회장을 소개한 황 아무개 동부전기 사장의 아들이 대통령실 행정관으로 채용된 것을 언급하며 “지난 6월 삼부토건이 우크라이나의 대규모 재건 사업에 참여한다고 밝혔는데, 황 사장의 아들이 대통령실에서 메신저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반면 지난해 삼부토건과 같은 단체와 MOU를 맺고 보도자료를 배포하면서 주가가 급등했던 KH건설은 현재 거래가 정지된 상황이다. 400억 원대 횡령·배임 혐의를 받는 배상윤 KH그룹 회장이 해외로 도피하면서 KH그룹 상장사 다섯 곳이 무더기로 감사의견 거절을 받아 상장폐지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KH건설과 비슷한 상황에 처한 우크라이나 재건 테마주는 또 있다. 지난해 우크라이나 재건 테마주에 이름을 올린 한국테크놀로지 역시 최대주주였던 김용빈 회장이 횡령·배임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지면서 거래가 정지됐다. 한국테크놀로지는 지난해 7월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를 면담하고 ‘우크라이나협력재단’을 설립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 

여다정 기자 yeopo@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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