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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유사수신 의혹' 전영철 워너비그룹 회장, 4년 전 무한동력 사업하다 중단

워너비그룹 전신은 C3그룹…3년 전 '자가충전발전기' 투자자들에 고소 당한 전력 '눈길'

2023.02.02(Thu) 16:41:55

[비즈한국] ‘외부 에너지원 없이 오직 지구 자기장만을 증폭해 자율발전시키는 장치가 개발돼 화제다. 주식회사 A가 개발, 제조하고 B이 유통하는 이 장치는 입력된 전기를 100배 이상 증폭해 그중의 1은 다시 순환해 사용하고 나머지 잉여 전기는 필요한 곳에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이다.’

 

C3그룹(시드이텍)은 ‘무한동력’​을 실현한 자율순환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광고하고, 이를 유통하기 위한 코인도 발행했다. C3그룹의 회장이 미라클그룹의 전영철 회장이다. 사진은 C3월렛이 블로그 등에 게재한 광고글 중 일부 캡처.


2018년 한 일간지에 게재된 에너지테크 전문 중소기업 시드이텍의 광고기사다. 시드이텍이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는 ‘자율순환 발전 플랫폼’은 설명만 들으면 그야말로 혁신이 따로 없다. 열역학 법칙을 거스르는 이른바 ‘무한동력’을 실현했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발전기 제품을 개발한 데 이어 코인열풍에 합류했다. C3W라는 코인을 발행해 제품의 유통과 결제수단으로 사용하도록 하겠다고 밝힌 것. 수입의 일부는 전 세계의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을 위해 기부된다고 했다.  

 

그러나 현재 이 회사는 사실상 폐업 상태다. 발전기 제품을 개발했던 시드이텍 홈페이지와 C3W 홈페이지는 각각 샘플사이트와 음란물 사이트로 바뀌었다. 회사 관계자와 투자자들이 모여있던 온라인커뮤니티는 2020년 5월 게재된 글을 마지막으로 방치됐다. 투자자로 추정되는 한 유저가 “운영하지 않는 것이냐”고 질문하자 다른 유저는 “이미 끝났다”고 답했다. 다단계 형태로 투자자들을 모집했으나 제품은 출시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C3W코인을 발행했던 C3월렛(씨쓰리월렛)은 이후 상호를 수소에너지개발로 변경했고, 2022년 5월 또 다시 ‘워너비이티알’로 변경했다. 최근 유명 배우 소지섭 씨를 내세워 공중파에 TV광고를 하고 있는 워너비그룹의 계열사다. 전영철 워너비그룹 회장은 자율 순환 발전 플랫폼을 개발했다던 ‘시드이텍’의 CEO로 활동했다. 일부 광고기사에서 전 회장은 ‘C3그룹(씨쓰리그룹)’의 CEO, 회장으로도 기재됐다. 

 

워너비그룹은 △메타버스 및 블록체인 임대서비스 △줄기세포 배양기술을 이용한 의약품·코스메틱 △글로벌 명품 유통 △온천 글램핑 △행사 기획 등 여러 사업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그 수익을 투자자들에게 배분하는 한편 캥거루재단을 통해 불우한 청소년들을 지원한다고 홍보하고 있다. 워너비그룹에 따르면 이미 가입자가 3만 명을 넘어섰다. 

 

투자자들은 개당 55만 원인 NFT(대체불가토큰)를 구입해 수익을 배분 받는데, 많은 금액을 투자할수록 직급이 올라가고 배분 받는 수익도 커진다고 회사 측은 설명한다. 가입자가 다른 딜러를 유치하면 직급수당도 받는다. 이 같은 워너비그룹의 운영 형태는 과거의 유사수신 사기와 비슷해 많은 의혹을 낳았다. 유사수신이란 금융관계법령 등에 의한 인가나 허가 없이 등록·신고 등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불특정 다수인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행위를 뜻한다. 이렇게 유사 수신을 통해 모인 자금은 보통 ‘폰지 사기’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금융당국은 최근 워너비그룹에 대해 유사수신 혐의로 경찰 수사를 의뢰했다. 배우 소지섭 씨가 출연한 TV 광고(사진)를 내보낸 워너비그룹은 3만 명이 넘는 투자자를 모은 것으로 전해진다. 사진=워너비그룹 TV 광고 화면 캡처


워너비이티알은 정부출연연구기관인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로부터 블록체인 기술의 한 분야를 기술 이전 받았으나,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고발된 상태다. ETRI 관계자는 “기술 이전 당시 유사수신 의혹을 받는 기업임을 몰랐으나, 이후 관련 제보가 접수돼 경찰 고발과 함께 워너비이티알​에 경고장을 발송했다”고 전했다. 

 

금융감독원 또한 같은 혐의로 경찰에 워너비그룹에 대한 수사를 의뢰한 상황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모니터링과 신고접수 등 여러 경로를 통해 관련 내용을 파악했다”고 밝혔다. 사건은 대전지방경찰서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에 이첩됐다. 

 

워너비그룹은 이 같은 의혹을 부인한다. 당초 대형 로펌에 마케팅 등 운영 형태가 법리적으로 저촉되지 않는다는 법률자문을 받았고, 피해자 또한 발생하지 않았다는 것. 강명구 워너비그룹 자문변호사는 “피해자의 피해 민원이 아니라 유사수신 의혹에 대한 민원이 제기돼 확인 차원에서 ETRI와 금감원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것”이라며 “경찰 수사 또한 진행되지 않은 상태로, 추후 고발 내용을 확인해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전했다. 

 

워너비그룹의 지주사 격인 ‘워너비데이터’의 등기부등본에서도 C3그룹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전 회장의 배우자인 박 아무개 워너비그룹 대표가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린 워너비데이터는 상호 변경이 잦았다. ‘육사오팡팡비즈→매칭찬스비즈→씨쓰리와이드→씨쓰리모터스→씨쓰리프랜즈’ 등 2016년부터 현재까지 다섯 차례나 회사 이름을 바꿨다.

 

씨쓰리프랜즈는 2021년 10월 가맹점비 등 반환소송에서 패소한 기록이 있다. 씨쓰리프랜즈와 대리점 계약을 맺었던 계약자가 계약 체결 이후에도 제품이 출시되지 않았다며 가맹점비를 돌려달라는 취지의 소송을 제기한 것. 씨쓰리프랜즈는 5000만 원을 받고 C3그룹의 자가충전발전기를 활용한 이륜 모빌리티를 유통하는 가맹점 사업권을 계약자에게 넘겼으나, 대리점 계약 체결 이후에도 제품을 양산하거나 출시하지 못했다. 

 

더불어 전 회장과 부인 박 대표는 2020년 C3그룹 자가충전발전기에 투자했던 투자자들에게도 사기 혐의로 고소를 당했으나 ‘혐의없음(증거불충분)’ 처분을 받은 전력이 있다. 앞서의 대리점비 반환소송 판결문에 따르면 대전지방검찰청 검사는 “피의자들이 자가충전발전기의 개발이 다 된 것으로 믿었던 것으로 판단되고, 개발되지 않거나 될 가능성도 없었던 것을 처음부터 알고서 돈을 편취할 목적으로 투자자들을 모집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해 전 회장 부부를 혐의없음으로 처분했다.

여다정 기자 yeopo@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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