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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스타트업열전] '기술강국' 독일 이끄는 4대 연구소의 스타트업 사랑

막스플랑크, 프라운호퍼, 헬름홀츠, 라이프니츠 등 특화 분야별 창업 지원

2023.01.10(Tue) 11:18:43

[비즈한국] 독일 과학산업 분야에는 전통과 권위를 자랑하는 연구소가 있다. 일명 ‘독일 4대 연구소’라고 불리는 막스플랑크(Max-Plank Gesellschaft), 프라운호퍼(Fraunhofer Gesellschaft), 헬름홀츠(Helmholtz Gemeinschaft), 라이프니츠(Leipniz Gemeinschaft) 연구소다. 독일 과학계의 ‘F4’인 셈이다. 이들은 독일 전역 각 대학과 연계되어 석박사 과정생을 양성할 뿐만 아니라 기업과도 긴밀하게 연구개발 사업을 진행해 산학연 협력의 모범으로 불린다. 

 

막스플랑크는 물리, 화학, 생물 등의 기초과학 연구를 주로 한다. 이 연구소 출신 노벨상 수상자도 많아 세계적인 권위를 자랑한다. 

 

막스플랑크연구소는 스타트업이라는 단어가 생기기도 전인 1970년에 막스플랑크 이노베이션을 만들어 연구 결과의 기술이전을 추진했다. 막스플랑크 이노베이션 설립 52주년 축하 행사 모습. 사진=막스플랑크 이노베이션 트위터

 

프라운호퍼는 산업 분야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응용과학 중심의 연구를 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독일 산업 제품의 기반기술이 대부분 프라운호퍼에서 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를 들어 독일에 가면 많이들 사 오는 쌍둥이칼의 인체공학적 손잡이도 프라운호퍼와 쌍둥이칼 제조회사 헹켈(Henkel)의 합작품이다. 

 

쌍둥이칼의 그립은 헹켈과 프라운호퍼연구소의 합작품이다. 사진=zwilling.com

 

라이프니츠는 기초부터 응용학문까지 다양한 분야를 다루는데 인문, 사회, 생명, 자연, 환경 과학 등의 학제 간 연구가 많다. 막스플랑크보다는 응용에 가깝고, 프라운호퍼보다는 기초에 가까운 곳으로, 장기적으로 수행되는 연구를 주로 하기 때문에 미래 산업과 연결된 곳이 많다. 

 

헬름홀츠는 에너지, 지구환경, 우주와 같이 거대 비용 투자가 필요한 대형 전략 기술을 주로 연구한다. 

 

4개 연구소는 독일 전역에 흩어져 있다. 특화 분야별 유관 대학과 기업이 있는 곳이 협력하기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이번 칼럼에서는 독일 4대 연구소가 스타트업을 어떻게 장려하는지 소개한다. 

 

#막스플랑크 이노베이션

 

스타트업(startup)이라는 단어가 생겨나기도 전에 막스플랑크에는 기초연구를 통해 발견한 소중한 결과물의 기술이전을 추진하는 이노베이션 부서가 있었다. 막스플랑크 이노베이션(Max-Planck Innovation)은 1970년 설립됐다. 연구를 통해 개발한 기술·지식·정보를 양도, 공동 연구, 합작 투자, 인수·합병을 통해 사업화할 수 있도록 돕는다.  

 

50년의 역사를 가진 막스플랑크 이노베이션. 사진=max-planck-innovation.com

 

막스플랑크 이노베이션은 1차적으로 과학자들의 발견·발명에 대한 기술평가를 진행하고, 특허 출원에 도움을 준다. 이를 사업화해 회사로 발전시키고자 할 때 비즈니스 코치의 역할도 한다. 

 

1970년 창립 이래 4700건 이상의 발명을 지원했고 이를 바탕으로 2850건의 사업화 계약을 이끌어냈다. 사업화와 특허를 통한 막스플랑크연구소의 총 수익은 5억 3000만 유로(약 700억 원)가 넘는다. 1990년 이후 스핀 오프 회사만 170여 개에 달한다. 평균적으로 매년 130개의 새로운 발명이 탄생하고, 80개의 특허가 출원된다.

 

기업으로부터 라이선스 비용을 통해 얻는 수익은 다시 스타트업의 투자금으로 활용된다. 이 기금이 막스플랑크 스핀오프를 위한 시드 펀딩 자금이 된다. 특히 제약, 바이오 분야와 핵산, 단백질 및 세포 관련 기술, 신소재, 센서 및 포토닉스 분야 등에 투자가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로베르트 후버 교수의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큐리언트, 막스플랑크연구소, Lead Discovery Center, 후버 교수가 공동 출자해 설립된 Qli5 Therapeutics. 항암 및 자가면역 치료제 개발을 목표로 한다. 사진=막스플랑크 이노베이션 트위터

 

#프라운호퍼 어헤드

 

프라운호퍼에는 어헤드(Fraunhofer AHEAD)라는 플랫폼이 있다. 프라운호퍼 출신 연구자들이 자신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회사를 설립하고 싶거나 창업팀을 구성하고 싶을 때 어헤드의 프로그램에 지원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외부 기업이 프라운호퍼 기술에 관심이 있어 이를 시장에 출시하고 싶다면 어헤드를 통해 연구자를 직접 발굴할 수 있고 스타트업 설립에 일조할 수 있다. 

 

프라운호퍼 연구자들의 사업화에 도움을 주는 어헤드 프로그램. 사진=ahead.fraunhofer.de

 

어헤드는 투자자들도 이용하는 플랫폼이다. 신뢰할 만한 기술을 개발한 과학자나 연구팀에 투자를 하고 싶다면 어헤드를 통해 스타트업에 투자할 수 있다. 그 밖에 CTO, CFO 등의 매니지먼트 경력이 있는 비즈니스 전문가, 기술 스타트업 멘토 등도 이 플랫폼을 통해 만난다. 

 

스타트업을 만들고 싶은 창업자들에게 어헤드는 3단계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먼저, 4일간의 부트캠프를 통해서 자기 아이디어를 소개하고, 업계 전문가로부터 평가를 받는 기회를 갖는다. 이후 두 번째 단계에서는 최대 6개월 동안 약 5만 유로(6600만 원)를 지원받아 팀을 꾸리고 사업계획을 구체화할 기회를 갖는다. 

 

이때 창업팀은 프라운호퍼와의 텀 시트 계약을 통해 투자받게 된다. 이후 3주마다 뮌헨의 코치와 만나 발전 상황을 점검한다. 마지막 3단계에서 텀 시트와 시장진출 전략에 따른 최대 18개월의 자금 지원을 약속받는다. 이 모든 과정에서 단 하나의 목표는 기술을 시장에 출시하는 것이다. 

 

#라이프니츠 트랜스퍼

 

라이프니츠연구소에는 트랜스퍼(Leibniz Transfer) 부서가 있다. 트랜스퍼에서는 스타트업 자문 서비스(Start-up Advisiory Service)를 제공한다. 라이프니츠 연구소는 연구 결과가 전문적으로 시장에 나오는 가장 좋은 방법이 기업 설립이라고 보고, 스핀오프 기업 설립을 적극 장려한다. 

 

라이프니츠 연구소의 ‘과학의 밤’ 행사. 사진=leibniz-gemeinschaft.de

 

1990년 이후 라이프니츠연구소에서는 164개의 스핀오프 기업이 만들어졌다. 그 중 70%가 옛 동독 지역과 베를린에 있다. 서독지역에 비해 인프라가 좋지 않고 경제 발전이 느린 동독 지역을 위해 독일 정부가 꾸준히 노력하고 있는 상황에서 라이프니츠연구소의 기업 설립 장려는 국가 균형 발달 측면에서 의미가 매우 크다. 

 

라이프니츠 트랜스퍼의 지원을 받기 위한 조건은 딱 하나다. 라이프니츠 연구원 한 명 이상을 포함한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한 기업일 것. 선정이 되면 사업 계획 수립, 독일 정부의 대표적 창업 지원금인 EXIST 창업 보조금 혜택 등 다양한 맞춤형 지원을 통해 창업을 지원한다. 

 

매년 라이프니츠 스타트업상(Leibniz Start-Up Prize)을 선정해 혁신적이고 실행 가능한 연구 아이디어로 스타트업을 만든 팀에 5만 유로(약 600만 원)의 상금도 준다. 2015년에 시작된 이 상은 지금까지 제약 및 생명 공학 분야의 팀이 가장 많이 수상했다. 

 

2022년 라이프니츠 스타트업상(Leibniz Start-Up Prize)을 수상한 두 팀. 사진=라이프니츠연구소 트위터

 

#헬름홀츠 엔터프라이즈

 

헬름홀츠연구소에서는 과학자들의 기업 설립과 스핀오프를 촉진하기 위해 헬름홀츠 엔터프라이즈(Helmholtz Enterprise)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 프로그램은 독립적인 두 개의 모듈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필드 스터디 펠로우십(Field Study Fellowship) 모듈이다. 말 그대로 자신의 연구를 시장화하기 위해 사용자 인터뷰, 시장 조사를 할 수 있도록 인건비 예산을 지원한다. 

 

또 다른 모듈은 스핀오프 프로그램(Spin-Off-Program)으로 창업을 꿈꾸는 연구자에게 자금을 지원한다. 헬름홀츠 엔터프라이즈는 2005년에 시작돼 194개 스타트업 프로젝트를 지원했다. 그 중 100개 이상이 기업으로 설립됐고, 이들의 84%가 3년 이상 시장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헬름홀츠연구소의 창업 지원 프로그램. 사진=helmholtz.de


이들 4개 연구소는 매년 스타트업 데이즈(Start-up Days)를 함께 운영하며 노하우를 공유한다. 국가의 이미지는 그 자체가 브랜드이자 경쟁력이다. 많은 독일 연구자들은 창업과 동시에 ‘메이드 인 저머니(Made in Germany)’가 주는 견고함, 신뢰, 전통의 이미지를 획득하게 된다. 

 

혁신을 상징하는 스타트업이 공공 연구소와 결합해 전통과 신뢰까지 얻어낼 수 있게 되니 그야말로 금상첨화다. 그 덕분에 연구는 연구실 문 밖으로 나갈 수 있고, 혁신적 아이디어는 뜬구름 잡는 얘기에서 머무르지 않을 수 있다. 이것이 독일 4대 연구소 출신 스타트업의 저력이다.

 

필자 이은서는 한국에서 법학을 전공했고, 베를린에서 연극을 공부했다. 예술의 도시이자 유럽 스타트업 허브인 베를린에 자리 잡고, 도시와 함께 성장하며 한국과 독일의 스타트업 생태계를 잇는 123factory를 이끌고 있다.​​​​​​​​​​​​​​​​​​​​​​​​​​​​​​​​​​​​​​​​​​​

이은서 칼럼니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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