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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스타트업열전] 새해 '몸짱' 도전을 도와주는 스타트업 3선

플랭크를 즐겁게 '플랭크패드', AR 운동기구 '이카로스', 명상 앱 '헤드스페이스'

2023.01.03(Tue) 09:59:13

[비즈한국] 2023년이 밝았다. 코로나 규제 덕분에 새해맞이 불꽃놀이를 즐기지 못했던 지난 3년의 한풀이라도 하듯, 베를린 거리에서는 많은 사람이 모여 불꽃놀이를 즐겼다. 국가나 시에서 운영하는 큰 행사는 없었지만, 워낙 많은 이들이 불꽃놀이를 해서 12월 31일에서 1월 1일로 넘어가는 새벽에는 쉼 없이 폭죽 소리가 들렸다. 사람들은 거리에서 술잔을 기울이며 새해 인사를 나눴다. 그렇게 밤을 지새우는 것이 베를린의 새해맞이 풍경이다. 1월 1일 일찍 일어나 새해 첫 일출을 보는 우리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새해를 맞아 새로운 다짐을 하는 것은 비슷하다. 운동, 다이어트, 공부. 신년 결심 3종 세트는 여기서도 유효하다. 1월 1일이 되자마자 새해맞이 피트니스 클럽 멤버십 가격을 할인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하거나 각종 운동기구를 파는 상점들의 광고가 시작된다. 운동 관련 스타트업도 바삐 움직인다. 그들에게 대목이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운동, 다이어트, 공부. 신년 결심 3종 세트는 한국이나 유럽이나 똑같다. 운동에 도전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유럽 출신 스타트업 세 곳을 소개한다.

 

#식스팩을 원한다면, 플랭크패드

 

땅과 몸만 있으면 언제 어디에서나 할 수 있는 플랭크는 몸의 중심인 코어를 단련하는 운동으로 잘 알려져 있다. 바른 자세로 오랜 시간 버틸 수 있어야 효과가 있는데, 독일의 플랭크패드(Plankpad)는 이 플랭크 자세를 올바르게,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운동 기구다. 웹디자이너 출신 안드레 라이네거(Andre Reinegger)가 2016년 독일 아헨(Aachen)에 설립한 헬로 프러덕트(Hello Products GmbH)의 제품으로 회사 이름보다도 브랜드명인 플랭크패드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안드레 라이네거는 웹디자이너 시절 만년 허리 통증에 시달리다가 플랭크를 재미있게 도와주는 앱을 만들기로 결심한다. 이것이 플랭크패드의 시작이다. 균형 잡는 것을 도와주는 나무로 만든 도구 위에서 스마트폰만 있다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앱을 결합해 게임 등 다양한 콘텐츠를 보면서 운동을 할 수 있다. 

 

라이네거는 2018년 독일의 스타트업 오디션 프로그램 ‘사자의 동굴(Die Höhle der Löwen)’에 출연해 대중에게 처음 플랭크패드를 선보였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투자자 랄프 뒴멜(Ralf Dümmel)에게 투자를 받으면서 사업을 키울 기반을 마련했다. 

 

플랭크를 돕는 도구와 앱을 개발한 독일 스타트업 헬로 프러덕트. 사진=plankpad.com

 

플랭크패드는 제품 개선과 콘텐츠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로 2021년 독일 혁신상(German Innovation Award 2021 Winner)과 독일 디자인상(German Design Award 2021 Winner)을 수상했다. 단순히 혼자 맨몸 운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앱을 통한 콘텐츠로 상호작용을 하면서 운동할 수 있게 하는 것이 특징이다. 

 

디자이너 출신 회사답게 지금은 콘텐츠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플랭크패드의 전략 담당 매니저 다비드 체르벤카(David Cervenka)는 “한국이 창의적이고 대중문화가 굉장히 발달한 젊은 국가라고 알고 있다. 한국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한국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플랭크패드는 2019년에 이미 한국에 소개된 바 있다. 

 

#게임인가 운동인가, VR 피트니스 이카로스

 

운동을 하고 싶지만 사람 많은 체육관은 싫고, 게임은 좋아하지만 소파에 가만히 앉아 있는 것은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이카로스(ICAROS)가 답이다. 이카로스는 VR(가상현실) 게임을 즐기면서 운동을 할 수 있는 전신 운동 기구다.

 

이카로스는 2016년 독일 뮌헨에서 설립됐다. 디지털 헬스케어와 가상현실이라는 메가트렌드의 키워드를 결합하여 VR로 게임을 즐기면서 전신을 운동할 수 있도록 기구를 고안하였다. 

 

독일 스타트업 이카로스의 VR 전신 운동기구. 사진=icaros.com

 

지금까지 총 13개의 VR 게임을 개발했고, 엎드려서 할 수 있는 운동기구와 서서 균형을 잡는 두 가지 형태의 기구를 개발했다. 일반 홈트레이닝 용도로 사용되는 보급형이 있고, 물리치료사나 정형외과에서 치료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전문가용 기구도 개발했다. 

 

이카로스는 뮌헨의 디자인 에이전시 하이브(HYVE)의 자회사로 설립됐다. 디자인 에이전시는 보통 대기업의 의뢰를 받아 시제품을 디자인한다. 20년 동안 하이브를 이끌던 CEO 미하엘 슈미트(Michael Schmidt)가 2011년 하이브의 인턴십을 막 마친 학생이자 동료 요하네스 숄(Johannes Scholl)과 공동으로 이카로스의 아이디어를 내고 시제품을 처음 디자인했다. 

 

당시는 VR 기술이 지금만큼 발전하지 않아 기구 디자인을 위주로 만들었고, 각종 전시회 등에 참가해 시제품을 선보이면서 많은 사람의 피드백을 반영해 제품을 계속 발전시켰다. 이후 VR 안경을 개발하는 오큘러스사 등의 약진으로 VR 기술이 뒷받침되면서 이카로스의 최종 제품이 시장에 나왔다. 한 회사의 CEO와 인턴이 힘을 합쳐 제품을 만들고 회사까지 설립했다니, 그 스토리 자체가 매우 혁신적이다. 

 

전시회에서 이카로스의 부스는 VR 피트니스 머신을 체험하려는 사람으로 늘 인산인해를 이룬다. 주로 유럽 시장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최근 공급 업체와 계약을 맺고 일본까지 진출했다. 

 

#마음의 건강까지 챙긴다, 헤드스페이스

 

헤드스페이스(headspace)는 2010년 영국 런던에서 설립된 스타트업이다. 지금은 본사를 미국으로 옮겼다. ‘헤드스페이스’라는 명상 안내 서적의 저자이자 TED 강연자인 앤디 퍼디컴(Andy Puddicombe)이 설립해 단숨에 화제가 되었다. 

 

앤디 퍼디컴은 10년 동안 인도 북부에서 티베트 불교의 승려가 되기 위해 수도자의 길을 걸었다. 이후 환속해 명상과 관련한 강연 및 저술활동을 하다가 비즈니스 파트너인 리처드 피어슨(Richard Pierson)을 만나 명상 전문 앱을 만드는 회사를 설립했다. 헤드스페이스는 이제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명상 앱 중 하나가 되었다.

 

헤드스페이스를 설립한 리처드 피어슨과 앤디 퍼디컴(오른쪽). 앤디 퍼디컴은 승려 출신으로 명상 관련 강연을 하다가 회사를 설립했다. 사진=헤드스페이스 제공

 

회사는 처음에는 명상과 관련한 이벤트를 기획하는 것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시공간을 뛰어넘어 가능한 한 많은 사람이 명상을 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모바일 앱 개발을 고려했다. 넷플릭스와 합작해 ‘헤드스페이스’ 영상 콘텐츠를 개발한 덕분에 한국의 사용자들도 쉽게 접할 수 있다. 헤드스페이스는 2021년 8월 온라인 정신 건강 플랫폼 진저(Ginger)와 합병해 30억 달러(3조 8000억 원)의 가치평가를 받는 회사로 성장했다. 

 

새해, 내 결심을 지켜줄 도구는 많다. ‘이런 게 있으면 참 좋을 텐데’라고 생각했던 아이디어들은 찾아보면 웬만한 스타트업들이 모두 시도하고 있다. 이들의 성공이 곧 나의 혁신이다.  2023년 새해에도 이들의 도전을 지켜볼 생각에 가슴이 설렌다. 

 

필자 이은서는 한국에서 법학을 전공했고, 베를린에서 연극을 공부했다. 예술의 도시이자 유럽 스타트업 허브인 베를린에 자리 잡고, 도시와 함께 성장하며 한국과 독일의 스타트업 생태계를 잇는 123factory를 이끌고 있다.​​​​​​​​​​​​​​​​​​​​​​​​​​​​​​​​​​​​​​​​​​

이은서 칼럼니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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