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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억에 사서 9억에 손절한 중국인 큰손' 송도 아파트서 벌어진 일

고점 대비 40% 하락, 분양가보다 매매가가 낮은 곳도…상승 부담과 대규모 공급으로 하락폭 부채질

2022.12.07(Wed) 17:51:20

[비즈한국] #1 한국 나이로 31살인 중국인 위 아무개 씨는 지난달 30일 인천 연수구 송도동에 위치한 전용면적 106.78제곱미터 규모 송도아트윈푸르지오 아파트(39층) 한 채를 9억 원에 매각했다. 위 씨는 지난해 9월 이 아파트를 같은 평형 신고가인 15억 9500만 원에 샀다. 집을 산 지 1년여 만에 매입가보다 6억 9500만 원 싼 가격으로 집을 판 셈이다. 

 

#2 인천 연수구 송도동 전용면적 84.45제곱미터 규모 송도마리나베이 아파트(12층) 한 채 지난달 17일 6억 원에 거래됐다. 같은 평형 직전 신고가인 올해 7월 실거래가(30층)보다 2억 2000만 원, 같은 평형 이전 신고가인 3월 실거래가(4층)보다는 1억 5000만 원 낮은 금액이다. 

 

최근 인천 연수구 송도동에 위치한 아파트 매매 사례다. 잇따른 금리 인상으로 부동산 시장 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인천의 강남’으로 불리는 송도 집값이 올해 들어 크게 하락했다. 그간 집값 상승과 최근까지 이어진 대규모 주택 공급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인천 송도의 아파트 단지 전경. 잇따른 금리 인상으로 부동산 시장 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인천의 강남’으로 불리는 송도 집값이 올해 들어 크게 하락했다. 사진=연합뉴스

 

송도는 ‘인천의 강남’으로 불린다. 지리적으로 서해 바다에 접한 데다 도시 전체가 경제자유구역(송도국제도시)으로 지정돼 각종 인프라는 물론 외국인 기술과 자본이 다수 유입됐다. 도심에는 센트럴파크로 불리는 공원을 중심으로 공공기관과 쇼핑몰, 호텔, 전시회장이 밀집했고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전 과정이 영어로 진행되는 채드윅송도국제학교와 스토니브룩대, 한국뉴욕주립대 등 글로벌 대학 캠퍼스도 들어섰다. 최근에는 서울역으로 향하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B노선 개통도 가시화되고 있다.

 

송도 집값은 지난해까지 상승세를 이어가다 올해 들어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월간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인천 연수구 아파트 가격은 2019년 9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38개월간 60.8%가량 상승하다 올해 하락 전환해 지난 10월까지 10달간 7.5%가량 내렸다. 연수구 10월 아파트 거래량은 172건으로 지난해 10월보다 877건(84%) 줄었다. 올해 11월 마지막 주 주간 통계를 기준으로 했을 때 올해 송도 아파트값 하락률은 세종(-12.05%), 경기 수원 영통(-11.7%), 대구 달서(-11.68%), 대구 달성(-10.39%)에 이어 전국 다섯 번째였다. 

 

인천 연수구 송도동에서 영업 중인 한 공인중개사는 “특수관계인 간 거래를 제외하고 최근 거래된 물건 가격이 지난해 고점 대비 40%가량 빠졌다. 더 이상 집값이 떨어지면 큰일이 날 것만 같은 상황”이라며 “GTX 교통 호재로 지난해 매도 문의가 많았지만 지금은 매매 문의도 10분의 1 수준으로 크게 줄었다. 금리가 워낙 오르다 보니 수요자도 섣부르게 매수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이라고 전했다.

 

집값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신축 아파트 분양가가 매매가를 넘어서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인천 연수구 송도동의 3.3제곱미터(평)당 분양가는 2567만 원으로 11월 말 기준 평당 매매가(2477만 원)보다 99만 원 높다. 실제 올해 1월 분양한 전용면적 84제곱미터 규모 ‘더샵 송도아크베이’ 최고 분양가는 8억 원으로 인근 단지인 ‘힐스테이트송도더스카이’ 아파트(4층) 8월 매매가보다 3245만 원, ‘아트윈푸르지오’ 아파트(32층) 10월 매매가보다 1000만 원 비싸다. 

 

임병철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인천과 세종은 각각 행정수도 이전 논란과 GTX-B 노선과 같은 교통 호재로 지난해 전국 광역지방자치단체 중에서 집값 상승 폭이 컸던 지역이다. 규제 지역에서 해제됐음에도 지난 기간 가격 상승 부담으로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인천은 공급 부담도 크다. 세종은 지난해와 올해를 제외하고 과거 10년간 평균 1만 5000가구가 입주했는데, 인천은 올해와 내년 4만 가구가 입주할 계획이다. 대규모 아파트 공급이 2~3년 이어지다 보니 다른 지역에 비해 하락 폭이 크게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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