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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 '돈맥경화'에 주택도시보증공사 PF보증 인기

11월 3039억 원, 전년 동기 대비 1052억 원 증가…올해 보증 규모 작년 넘어설 듯

2022.12.02(Fri) 15:33:42

[비즈한국] 레고랜드발 채권시장 경색 사태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 어려워진 가운데, 지난달 주택도시보증공사(HUG) PF보증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크게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자금 융통이 어려워진 주택건설사업 시행자가 그간 외면하던 공공기관 보증상품의 문을 두드리는 모습이다. 

 

서울 시내 아파트 재건축사업 현장으로 기사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차형조 기자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 11월 HUG가 주택건설사업자에게 내준 PF보증 금액은 총 303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52억 원(53%) 증가했다. PF보증 발급 건수는 총 9건으로 같은 기간 5건 늘었다. 올해 11월까지 누적된 HUG PF보증 건수는 69건으로 지난해 101건보다는 적지만, 누적 보증 금액은 1조 2807억 원으로 지난해 1조 5326억 원의 목전까지 차올랐다. 12월 보증 규모가 지난 달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경우 HUG PF보증 금액은 전년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PF는 프로젝트 수익성을 기반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금융기법이다. 부동산 개발사업자는 아파트나 상가 등을 개발해 발생하는 미래 분양 수익을 바탕으로 금융기관에서 부동산 PF대출을 받는다. PF보증은 사업자가 PF대출 원리금을 제때 갚지 못했을 때 보증기관이 이를 대신 상환하는 보증상품을 말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공공기관인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한국주택금융공사(HF)가 PF보증을 취급하고 있다. 

 

부동산개발업계는 그간 PF보증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했다. 부동산 호황기에 개발사업자들은 사업비 조달 능력과 분양 가능성이 일정 수준 확인되면 보증 상품 없이도 손쉽게 PF대출을 일으킬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에 비해 PF보증은 발급 요건과 절차가 다소 까다롭다는 평가를 받았다. HUG는 사업자가 토지비 10%나 사업비 2%를 자기자금으로 선투입하면서 △5년간 300세대 이상 건설 실적을 보유한 시공능력 500위 이내, 신용등급 BB+ 이상 건설사가 책임 준공하는 사업에 한해 PF보증을 내줬다. 보증을 서기 전에는 사업성분석보고서와 자산유동화계획서 등을 받아 최대 4주에 걸쳐 사업성을 평가했다.

 

하지만 최근 부동산 경기 불황과 레고랜드발 채권시장 경색 사태로 PF대출 여건이 악화했다. 강원도는 앞서 지난 9월 강원 춘천시 레고랜드 테마파크 개발 시행자인 강원중도개발공사의 회생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강원도는 당초 출자회사인 강원중도개발이 레고랜드 조성 자금을 조달하고자 발행한 2050억 원 규모 PF 자산유동화증권(ABCP)에 지급 보증을 섰다. 신용도가 높은 지자체 보증 채무의 불이행이 가시화되자 PF대출을 포함한 채권 시장 전체가 급속하게 얼어붙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PF대출 금리는 지난해 평균 6%에서 올해 12%로 두 배 가까이 치솟았다.

 

HUG의 PF보증 문턱이 낮아지면서 혜택도 부각됐다. HUG는 지난 10월 중소건설사에 금융 지원을 확대하기 위해 PF보증의 시공자 요건을 시공능력평가 순위 500위 이내에서 700위 이내로 완화했다. HUG PF보증을 이용하는 개발사업자는 ‘표준PF’를 통해 대출을 실행하게 되는데, HUG는 지난 6월 주관 금융기관 재선정을 통해 표준PF 이용자가 3개월물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에 연 1.5% 수준의 가산금리로 상품에 가입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 3개월물 CD 금리는 3% 수준이다.

 

한편 정부는 지난 10월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금융시장 안정 조치’를 발표하면서,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주택금융공사(HF)를 통해 내년까지 PF대출 보증 규모를 5조 원씩 총 10조 원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부동산 PF 대출시장의 변동성을 완화하고 대출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형 건설사의 자금난을 해결하기 위한 취지다. HUG는 연내 보증 규모를 1조 원, 내년 4조 원을 추가할 계획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과거에는 PF보증이 없더라도 미분양 요소가 적다면 사업시행자가 쉽게 PF대출을 일으키는 분위기였지만 레고랜드 사태 이후에는 대출 자체가 막힌 모습이다. 중소형 건설사는 물론 중견 건설사도 일단 돈을 끌어올 수 있는 PF보증 상품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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