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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몬, 싱가포르계 큐텐 업고 해외 직구 강화…11번가와 다른 길 갈까

달러 강세로 직구 시장 위축 이어질 전망…'11번가-아마존' 전철 밟을 수도

2022.10.27(Thu) 11:36:44

[비즈한국] 티몬의 새 대표로 류광진 큐텐 부사장이 발탁됐다. 지난 9월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이커머스 기업 큐텐에 인수된 티몬이 본격적으로 재단장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큐텐과의 시너지를 위해 티몬이 해외 직구 서비스를 강화할 것이란 시장의 예상이 커지는 분위기인데, 이에 대해 우려의 시각도 적지 않다. 

 

업계에서는 큐텐에 인수된 티몬이 해외 직구 서비스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한다. 사진=비즈한국 DB

 

#이것저것 다 해본 티몬, 이번에 해외 직구로 승부수?

 

이커머스 업계의 경쟁이 격화되면서 티몬은 순탄치 않은 시간을 보냈다. 2010년 5월 국내 최초 소셜커머스 기업으로 주목 받았으나 쿠팡, 위메프 등이 새로운 서비스를 보이며 앞서갈 때 늘 한발 늦은 움직임으로 뒤처졌다. 타임 커머스 플랫폼, 콘텐츠 커머스 등 다양한 시도를 했으나 성과는 지지부진했다. 

 

2019년 1721억 원이던 매출은 2020년 1512억 원, 2021년에는 1290억 원으로 줄었다. 영업적자는 2019년 762억 원에서 2020년 631억 원으로 줄어드는 듯했으나 지난해 다시 760억 원으로 늘어난 상황이다. 이용자 숫자도 줄어드는 분위기다.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티몬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월간 사용자 숫자가 400만 명 대로 유지됐으나 올해 들어서는 300만 명대로 떨어졌다. 지난해 9월 422만 명이던 월간 이용자 수는 올해 9월에는 363만 명대로 줄었다. 

 

업계에서는 티몬이 새 대표 취임과 함께 해외 직구 서비스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한다. 업계 관계자는 “큐텐이 해외 직구 부문에서 강점을 보여온 회사다 보니 직구를 확대해 티몬과 시너지 낼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큐텐에서 판매하는 동남아시아 상품을 티몬을 통해 국내에서 판매하고, 티몬의 국내 상품을 큐텐을 통해 해외에 판매할 가능성이 크게 점쳐진다.

 

티몬이 큐텐에 인수된 후 가장 먼저 생긴 변화도 해외 직구 부문이다. 티몬은 큐텐의 해외 직구 상품을 연동해 기존의 직구 카테고리 상품군을 다양화했다. 최근 티몬은 해외 직구 카테고리에서 큐텐이 추천하는 ‘큐텐 픽(PICK)’, ‘큐텐X티몬 스페셜 직구’ 카테고리를 선보였다. 티몬에 따르면 10월 중순 기준 큐텐과 연계된 상품 2700여 종이 새로 입점했으며 계속해서 늘어날 예정이다. 

 

티몬 관계자는 “사업전략이나 조직 구성 등에서 아직 큰 변화는 없다. 내년 정도 돼야 구체적인 사업 방향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티몬은 신임 대표이사에 류광진 큐텐 부사장을 선임했다고 25일 밝혔다. 사진=티몬 제공

 

#직구 열풍 주춤한 데 괜찮을까

 

티몬이 재기를 노리며 해외 직구 서비스에 승부수를 걸 것으로 보이지만 상황은 좋지 않다. 킹달러(달러 초강세) 여파로 해외 직구 시장이 위축되는 분위기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환율 상승으로 해외 직구 시장이 당분간 주춤할 가능성이 큰 만큼 신중하게 움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해외 직구 시장은 꾸준히 성장해왔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9년 3조 6360억 원이던 온라인 해외 직구 규모는 2020년 4조 677억 원, 2021년에는 5조 1404억 원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고환율의 영향으로 올해 들어 직구의 인기는 한풀 꺾였다. 올해 2분기 온라인쇼핑 해외 직접구매액은 약 1조 3021억 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4분기(1조 5092억 원)와 비교하면 13.7% 감소했고, 올해 1분기(1조 3714억 원)보다도 5% 줄어든 수치다.

 

티몬이 판매하는 제품군에 따라 직구 사업의 성패가 갈릴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김익성 동덕여대 교수(전 한국유통학회 회장)는 “해외 직구의 상품군이 국내 소비자 감성에 어느 정도 어필하느냐가 중요하다. 소비자와 매칭이 잘 되는 상품군을 소싱한 경우 성과가 잘 나타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소비자 반응이 생각보다 저조할 수 있다”고 말했다. 

 

티몬은 큐텐의 해외 직구 상품을 연동해 직구 카테고리의 상품군을 다양화했다. 큐텐과 연계된 상품 2700여 종이 새로 입점했으며 계속해서 늘어날 예정이다. 사진=티몬 앱화면 캡처

 

대표적으로 꼽히는 사례가 11번가의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다. 지난해 8월 11번가는 아마존과 협업한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를 론칭했다. 국내 일부 온라인몰이 아마존 상품을 취급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미국 본사와 직접 제휴를 통해 들어온 것은 처음인 만큼 높은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시장 반응은 미지근했다. 11번가의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를 이용한 고객의 상당수가 ‘구매할 만한 상품이 별로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시간이 지나면서 배송이 느리고 반품이 어렵다며 이용을 중단한 고객도 상당했다. 

 

11번가는 아마존 서비스 론칭 후 일시적으로 사용자 숫자와 매출이 증가하는 듯 보였지만 지속적인 성장동력으로 만들진 못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를 론칭한 지난해 8월 11번가 앱의 월간 사용자 수는 946만 명, 다음 달인 9월에는 991만 명으로 소폭 증가했다. 

 

미국 블랙프라이데이의 영향으로 11월에 일시적으로 앱 사용자 수가 1013만 명으로 늘어나긴 했지만, 이 외에는 사용자 숫자에 큰 변화가 없었다. 올해 3월에는 883만 명까지 하락했고, 지난달 월간 사용자 숫자는 937만 명으로 나타났다. 

 

매출액도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 론칭 후인 지난해 4분기 1531억 원으로 지난 3년 사이 최대 분기 매출액을 기록했지만, 올해 1·2분기에는 각각 1400억 원, 1418억 원으로 줄었다. 영업손실은 265억 원, 450억 원으로 나타났다.

 

김익성 교수는 “아마존은 한국 소비자가 선호하는 상품과 감성 취향이 안 맞는 부분이 많아서 성과가 미미했을 것”이라며 “한국 소비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상품 공급이 중요하며 소비자들이 직구에 익숙해져야 한다. 아직 반품이나 관세 등에 불편함을 느끼는 소비자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직구 시장은 장기적으로는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환율 인상으로 당분간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까지는 소비가 위축되는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11번가의 선례가 있는 데다 직구 시장 위축이 전망되는 상황에서 티몬이 어떤 묘안을 내놓을지 눈길이 쏠린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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