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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이 버렸다?" 쿠팡이츠 매각설 사라지지 않는 까닭

1년 새 사용자 수 40% 줄어…쿠팡 "사실무근" 부인에도 라이더 이탈, 네이버 진출 등 위기 여전

2022.09.14(Wed) 12:19:50

[비즈한국] 쿠팡이 쿠팡이츠 매각을 강력하게 부인하며 업계 최대의 관심사로 떠올랐던 매각설이 잠재워지는 분위기다. 하지만 쿠팡이츠의 위기감은 여전하다. 자영업자와 라이더들에게 민심을 잃은 쿠팡이츠가 최근 소비자에게도 외면받는 상황인 데다 업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기 때문이다.

 

지난 12일 쿠팡이츠의 매각설이 제기됐으나 13일 쿠팡 측은 “전혀 사실무근”이라며 반박했다. 사진=쿠팡 제공

 

#배달료 10분의 1로 급감…자영업자들 “배민으로 재주문” 요청

 

12일 몇몇 언론사가 ‘쿠팡이 쿠팡이츠 매각을 추진 중’이라고 보도하며 쿠팡이츠 매각설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롯데·신세계·GS리테일 등 주요 유통 대기업과 금융사 등을 접촉한다는 내용까지 더해졌지만, 다음 날인 13일 쿠팡 측은 “전혀 사실무근”이라며 반박했다. 

 

쿠팡 관계자는 “쿠팡은 쿠팡이츠 매각과 관련한 어떠한 것도 추진한 적이 없다”며 “허위 사실과 거짓 루머를 퍼트리는 행위에 대해 법적 조치를 취하는 등 단호하게 대처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매각설이 나온 지 하루 만에 쿠팡이 강력하게 부인하고 나선 것을 보면 매각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올 것이 왔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이미 배달기사와 자영업자 사이에서 ‘쿠팡이 쿠팡이츠를 버렸다’는 얘기가 심심찮게 나오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라이더 수급이 문제의 핵심이다. 쿠팡이츠는 지난해 3월 배달 기본 단가를 3100원에서 2500원 수준으로 낮췄다. 프로모션, 미션 등으로 지원금을 쏟아부어 건당 1만~2만 원 선을 넘어섰던 배달료는 순식간에 10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고 라이더의 불만이 속출했다. 

 

올해는 거리두기 완화로 배달 수요까지 줄면서 기사들의 이탈도 증가했다. 남은 기사들도 배달료가 형편없다며 단거리 콜은 거부하는 경우가 급격히 늘었다. 자영업자가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쿠팡이츠 주문을 받았으나 라이더 배정이 되지 않아 결국 음식을 폐기했다는 글과 사진을 올리는 것이 유행처럼 번졌다.

 

최근에는 소비자가 체감할 정도가 됐다.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의 한 소비자는 “쿠팡이츠로 주문했는데 1시간이 넘도록 배달이 오지 않았다. 가게에 연락하니 라이더가 잡히지 않는다며 주문을 취소해달라더라”며 “지인은 쿠팡이츠로 주문하니 가게 사장에게 전화가 와 ‘쿠팡이츠는 배달기사 배정이 안 되니 배민으로 재주문을 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쿠팡이츠 고객도 “저녁 시간에 쿠팡이츠 앱을 보면 가게마다 배달 시간이 기본 60분 이상”이라며 “가게에 물어보면 기사 배정이 어렵다고 한다”고 전했다. 시민단체 ‘소비자주권시민회의’도 7월 보도자료를 통해 쿠팡이츠가 라이더 배정 문제로 상습적 배달 지연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쿠팡 측은 배달 지연은 일부 지역에서 일시적으로 나타난 문제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라이더 문제로 배달 지연이 반복되고 있는 쿠팡이츠는 올해 들어 앱 사용자가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사진=박정훈 기자

 

#‘공룡’ 네이버까지 배달 시장 뛰어들 기세 

 

쿠팡이츠의 사용자 이탈도 눈에 띈다.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올해 들어 쿠팡이츠의 월 사용자 숫자는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702만 명 수준이던 월 사용자 숫자가 올해 8월에는 417만 명가량으로 줄어들었다. 

 

급격한 사용자 감소는 지난해에 비해 올해 배달 수요가 꺾인 탓도 있다. 하지만 이를 고려하더라도 쿠팡이츠의 이용자 이탈률은 상당하다. 배민의 경우 지난해 12월 기준 약 2074만 명이던 월 사용자 숫자가 올 8월에는 2065만 명가량으로 줄었다. 8개월 새 배민은 사용자가 9만 명이 줄어든 반면 쿠팡이츠는 285만 명이나 떠나갔다.

 

쿠팡이츠의 위기감은 더 커질 여지가 많다. 배민과의 경쟁에서도 크게 밀리는 상황에서 네이버까지 배달업에 뛰어들 조짐을 보이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N배달’이라는 이름으로 빠르면 연내 배달 서비스를 시작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네이버 예약이나 네이버 페이 등 네이버의 기존 서비스와 연계까지 한다면 파급력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익성 동덕여대 교수(전 한국유통학회 회장)는 “국내 최고 포털 업체가 배달업에 뛰어들면 시장 판도가 달라질 것이다. 기존 배달업체들이 상당히 긴장할 것으로 보인다”며 “물론 배달에 대한 인적 자산이나 데이터가 축적된 기존 업체들이 당장 네이버에 밀리지는 않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네이버가 가진 소비자에 대한 정보력이나 인공지능 분석 등이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쿠팡이츠도 나름의 생존전략을 모색 중이다. 쿠팡 측은 “쿠팡이츠는 최고의 고객 경험을 위해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부터는 ‘친구모아 함께 주문’이라는 신규 서비스를 테스트 중이다. 여러 명이 한 매장에서 주문한 뒤 배달은 한 장소에서 받는 형태로 배달비를 절약할 수 있다. 한때 화제가 됐던 배달 공동구매와 같은 방식을 도입하려는 움직임이다. 

 

김 교수는 “네이버가 배송을 시작하게 되면 배민이나 쿠팡이츠 등은 신규 서비스를 도입하며 기존 고객뿐만 아니라 잠재적 고객 수요 발굴에도 힘쓸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업계 전반이 고객 편의성을 높이고 서비스 능력에 대한 연구개발에 투자를 많이 하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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