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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떼 부장에 고함] 드라마 '환혼' 속 기세와 허세, 그 한 끗 차이에 대하여

직장생활도 허세는 버리고 기세는 품어야…기세 지속해 줄 멘탈 관리도 중요

2022.09.12(Mon) 11:02:24

[비즈한국] 내놓는 작품마다 화제작을 내놓는 홍정은, 홍미란(이하 홍자매) 작가의 신작 드라마 ‘환원’ 시즌 1이 얼마 전 종영됐다. ‘호텔 델루나’를 끝으로 3년의 공백을 가진 뒤, 그녀들의 히트작이었던 ‘쾌도 홍길동’ 이후 14년 만의 사극이어서 더 관심을 모았던 작품이었다.

2005년, 드라마 ‘쾌걸 춘향’을 시작으로 ‘환상의 커플’, ‘미남이시네요’,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 ‘최고의 사랑’ 등 다수의 로맨틱 코미디 흥행작을 배출하며 스타 작가의 반열에 오른 홍자매의 신작 ‘환원’은 역사에도 지도에도 존재하지 않은 가상의 국가 ‘대호국’을 배경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시대 또한 알 수 없어 보이는 아득한 과거로, 영혼을 바꾸는 ‘환혼술’로 인해 운명이 비틀려버린 주인공들이 이를 극복하고 성장해 가는 판타지 로맨스 활극이다.

 

사진=tvN 제공

 

홍자매 작가의 이름값에 어울리게 드라마 ‘환혼’이 흥미진진했던 이유는 무예와 환혼술과 같은 화려한 판타지적인 볼거리 위에 스승과 제자로 얽힌 주인공 무덕(정소민)과 장욱(이재욱)이 술법을 익히며 사랑도 함께 키워가는 과정에서 다채로운 재미가 만들어져서다. 홍자매 특유의 티키타카식 멜로 베이스에 마치 청춘 무협 드라마를 보는 듯한 성장 스토리까지 함께 버무려진 포인트가 그간 홍자매가 선보여 온 멜로와는 또 다른 결의 재미적 요소다.

 

특히 각자의 지극히 이기적인 목표로 인해 주인과 하녀의 관계였지만 역으로 제자와 스승이 된 두 주인공의 티격태격 대화 신들이 보고 듣는 재미가 있는데, 드라마 내내 홍자매 두 작가가 두 주인공 사이에서 마치 유행어처럼 미는 단어가 있어서 꽤 인상적이었다. 반복되는 단어의 쓰임새가 눈에 들어왔던 두 단어는 ‘허세’와 ‘기세’, 이 두 단어는 드라마 속에서 다음과 같이 쓰인다.

 

자신의 아버지가 막아놓은 기문 때문에 대호국 최고의 술사였던 아버지를 두고도 술사 수련을 하지 못한 주인공 장욱은 늘 기고만장한 자신감으로 가득찬 청년이다. 어떻게든 무덕과의 수련을 통해 막힌 기문을 뚫어보겠다는 장욱의 말에 시니컬하게 무덕은 “허세야~!” 라는 말로 면박을 주는데, 순간 장욱은 곧바로 “기세야. 그러니까 꺾지마.” 라는 말로 대차게 무덕의 면박을 받아치는 식이다.

 

사진=tvN 제공

 

결국 무덕의 전략과 공으로 기문이 뚫린 장욱은 온몸에 지독한 한기와 온기를 다 막아낸 뒤 기가 서서히 돌고 있는 자신을 보자, 그간 기운이 모자라 뽑지 못했던 아버지 장강의 칼을 꼭 뽑겠다고 다음같이 무덕에게 말한다. “나 이 칼을 보란 듯이 뽑아 보이고 싶거든. 이거 허세야?” 그러자 무덕은 그런 장욱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의미심장하게 다음과 같이 처음으로 말한다. “기세야, 꺾이지 마라, 장욱!” 단어 한 끗의 차이로 주인공 사이의 신뢰와 믿음을 주고받는 티키타카 대사의 재미란 바로 이런 것이었다.

 

그 뒤로도 이 드라마 속에서 두 사람은 ‘기세’와 ‘허세’라는 단어를 사용해 둘만의 의미 있는 말들로 마음을 확인하고 전한다. 드라마를 보는 내내 이 한 끗 차이 나는 두 단어의 쓰임새가 흥미로웠다. 그래서 단어의 뜻을 찾아보니, ‘허세’는 ‘실속이 없이 겉으로만 드러나 보이는 기세’를 뜻하고, ‘기세’는 ‘기운차게 뻗치는 모양이나 상태’를 뜻했다. 그러니까 ‘기세’는 어떤 일을 할 때 갖는 당당한 태도라면, ‘허세’는 그 기세가 있는 양하는 태도다.

 

사진=tvN 제공

 

우리가 원하는 일을 이루려면 드라마 주인공 장욱의 변화처럼 당연히 ‘허세’는 버려야 하고 ‘기세’는 품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허세’가 빠진 그 자리 뒤에는 ‘기세’의 ‘지속’이 있어야 한다. ‘기세’가 없으면 외부의 환경에 쉽게 흔들리게 되고, ‘지속’이 없으면 외부의 환경에 쉽게 멈추게 되기 때문이다. 누구나 어떤 중요한 목표 및 꿈을 위해 그 목표와 꿈의 초반엔 위풍당당한 ‘기세’를 품는다. 문제는 대개 그 ‘기세’가 오래가지 못한다는 것이다. 결국 그 ‘기세’를 유지하려면 꾸준한 ‘지속’이 유지되어야 하고, 그 ‘지속’이 유지되려면 기세를 펼치는 이의 꾸준한 노력은 기본이고, ‘기세’를 지속시켜줄 멘탈 관리 또한 동시에 수반되어야 한다.

 

앞서 말한 ‘기세’를 뒷받침하는 지속성. 그 지속성이 끝나는 순간, 누군가의 ‘기세’는 어느 순간 금세 ‘허세’가 될 것이다. ‘기세’와 ‘허세’의 차이. 그 한끝의 차이를 잊지 말고 당당한 당신의 기세를 오래도록 당신 안에서 꺾거나 꺾이지 말고 품어보길 바란다. 그리고 누군가 당신의 꿈을 향한 ‘기세’를 말 안된다고 비아냥거린다면 드라마 속 장욱처럼 위풍당당하게 외쳐 보시길. “기세야. 그러니까 꺾지마!.” 반면 드라마 속 무덕이의 말처럼 기세를 온몸으로 품으려는 당신에게는 이런 응원을 해주고 싶다. “(허세 아니고) 기세야~! (그러니까) 꺾이지 마라~!!”

 

필자 김수연은?

영화전문지, 패션지, 라이프스타일지 등, 다양한 매거진에서 취재하고 인터뷰하며 글밥 먹고 살았다. 지금은 친환경 코스메틱&세제 브랜드 ‘베베스킨’ ‘뷰가닉’ ‘바즐’의 홍보 마케팅을 하며 생전 생각도 못했던 ‘에코 클린 라이프’ 마케팅을 하며 산다.​

김수연 대중문화 칼럼니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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