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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을 새벽배송으로…몸값 반토막 난 컬리, '뷰티컬리'로 회복할까

아모레·SSG도 뷰티 제품 '신선배달' 개시…뷰티컬리 성공 여부에 따라 상장 시기도 저울질

2022.08.30(Tue) 13:28:19

[비즈한국] 상장을 앞둔 컬리가 몸값 올리기에 몰두하고 있다. 신선식품만으로는 성장성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컬리는 비식품군으로의 확장을 꾸준히 시도해왔다. 여러 시도 끝에 컬리가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시장은 ‘뷰티’다.

 

컬리가 온라인 뷰티 서비스를 강화한다. 컬리는 강점인 새벽배송을 활용해 빠르게 뷰티 퀵커머스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진=마켓컬리 홈페이지

 

#새벽배송 강점 살려 뷰티 시장 진출한 컬리

 

7월 28일 컬리가 마켓컬리 내 뷰티 특화 채널인 ‘뷰티컬리’ 서비스를 시작했다. 스킨케어·메이크업, 헤어·바디·구강 등 2개로 운영되던 뷰티 카테고리를 스킨케어, 메이크업, 클렌징, 헤어, 바디, 구강, 향수, 남성 등 16개로 늘리고 상품군은 5000여 개로 확대했다. 뷰티컬리는 현재 베타 서비스 중이며 연말에는 정식 서비스를 론칭할 예정이다.

 

컬리 관계자는 “뷰티컬리 서비스를 선보인 지 한 달이 됐지만 아직 베타 서비스 버전이라 정확한 성과 데이터를 확인하기 어렵다. 다만 상품 추천 서비스 등에 대한 고객 분위기가 긍정적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컬리는 뷰티 상품에 대한 고객 수요가 크다고 판단해 뷰티 시장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컬리의 뷰티 카테고리 판매량은 전년 대비 3.1배 증가했다. 앞선 관계자는 “식품 베이스로 여러 가지 상품 판매를 시도하고 있다. 마켓컬리 서비스 주 고객층이 20대~40대 여성이란 점에서 뷰티에 관심도가 높았다”며 “뷰티 카테고리의 성장률이 높아지고 고객 유입도 꾸준해 뷰티 컬리 서비스를 내놓게 됐다”고 설명했다. 

 

뷰티 시장은 최근 이커머스가 높은 관심을 보이는 분야로 꼽힌다. 코로나19를 겪으며 소비자들이 오프라인보다 온라인 채널에서 화장품을 사는 것에 익숙해졌기 때문이다. 로드숍 브랜드는 매장 수를 크게 줄였고, 실적 부진도 이어지고 있다. 

 

미샤는 2019년 550였던 오프라인 매장(직영·가맹) 숫자가 2021년 327개로 줄었다. 아리따움 매장도 2019년 1024개에서 2021년에는 651개로 감소했다. 전 세계 1위 화장품 편집숍 세포라도 국내 시장에 진출한 지 3년째를 맞았지만, 매장 확대는 지지부진하고 실적도 매년 악화되고 있다. 

 

반면 올리브영은 분위기가 전혀 다르다. 2018년 1198개였던 매장이 2020년 1265개로 늘었고, 올해 1분기에만 7개 매장을 추가했다. H&B(헬스&뷰티) 시장의 경쟁자인 랄라블라와 롭스가 매장 철수를 확정 지은 상황에서도 올리브영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올리브영의 성공 비결로 온·오프라인 옴니채널 전략이 적중한 것을 꼽는다. 2018년 업계 최초로 화장품을 주문 후 3시간 내 배달해주는 ‘오늘드림’ 서비스를 시작하며 성장세가 가팔라졌다. 오프라인 매장을 물류센터로 활용할 수 있게 됐고, 온라인 수요까지 잡을 수 있었다. 지난해 올리브영의 온라인 채널 성장률은 50%를 넘어섰고 전체 매출에서 온라인 비중은 23%를 차지했다.

 

마켓컬리 내 뷰티컬리 서비스 화면. 현재 베타 서비스 중이며 연말에는 정식 서비스를 론칭할 예정이다.

 

#소비자 니즈와 컬리 강점 만난 ‘뷰티 시장’, 컬리의 신성장 동력 될까

 

뷰티 시장에서도 퀵커머스 붐이 일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아리따움은 배달앱 요기요와 손잡고 아리따움 매장의 제품을 요기요에서 주문할 수 있도록 했다. SSG닷컴은 7월 모바일 뷰티 전문관 ‘먼데이 문’을 리뉴얼하고, 원하는 시간에 화장품을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미 포화상태인 온라인 뷰티 시장에 뒤늦게 컬리가 뛰어들면서도 자신감을 보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컬리의 강점인 새벽배송을 활용해 빠르게 뷰티 퀵커머스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는 “현재의 이커머스 경쟁 구도에서는 특정 분야만 고집하는 것이 규모의 경제나 시너지 측면에서 여러 가지로 한계가 있다”며 “컬리가 신선식품 분야에 특화돼 있지만 퀵커머스 역량을 갖추고 있는 만큼, 뷰티 시장에서도 강점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장을 앞둔 만큼 미래의 성장성을 보여줄 필요성도 있다. 컬리는 8월 23일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다. 남은 것은 몸값 올리기인데, 이를 위해 거래액을 높이고 상품군을 보다 다양하게 구성하는 노력의 일환으로 뷰티 서비스를 강화한 것이란 평가도 있다. 

 

한국유통학회장을 지낸 김익성 동덕여대 교수는 “상장을 앞둔 기업은 통상 제품군을 늘리고 거래액을 높여 기존보다 높은 기업가치를 받기 위해 애쓴다”며 “신선식품에만 집중하는 것은 리스크가 크다”고 전했다.

 

증권가에서도 컬리가 거래액 확대를 위해 비식품 비중을 늘릴 것으로 예상해왔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컬리가 비식품 비중을 늘리면서 객단가 제고와 거래액 증대를 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연승 교수도 “사업 분야를 특정 분야로만 한정해 고집할 필요가 없다. 종합몰(mall)이 아니라도 세부 카테고리 1~2개 정도를 공략하는 것은 사업적 리스크도 크지 않다”며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영역, 컬리가 잘 할 수 있는 영역을 중심으로 공격적 움직임을 보일 걸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컬리는 지난해 12월 프리IPO(상장 전 투자 유치)로 4조 원의 몸값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증시 하락, 적자 누적 등의 이유로 현재는 그 절반 수준에 못 미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당초 연내 상장을 목표로 했지만, 컬리가 몸값을 최대한 올리기 위해서는 상장을 내년으로 미룰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컬리 관계자는 “상장 일정은 가장 좋은 시기를 보고 있다. 여러 가지로 협의하고 논의해 최적의 시기를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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