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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을 왜 강남에서 사?" 발란 '여의도발 반란'의 배경

소득수준 높은 직장인 밀집, 기존 명품 브랜드 없는 IFC몰 선택…패션업계 최근 여의도에 주목

2022.08.09(Tue) 17:24:35

[비즈한국] 명품 플랫폼 ‘발란’이 여의도 IFC몰에 오프라인 매장을 열었다. 업계에서는 발란이 여의도를 선택한 것을 두고 의외라는 반응이 나온다. 명품 편집숍이 몰려 있는 강남이나 최근 명품 거리로 뜨는 성수동도 아닌 여의도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서울 여의도 IFC몰에 오픈한 발란의 첫 오프라인 매장 ‘커넥티드 스토어’. 사진=박해나 기자

 

#여의도 IFC몰에 오픈…업계 “의외의 지역”

 

서울 여의도 IFC몰에 발란의 첫 오프라인 매장인 ‘커넥티드 스토어’가 문을 열었다. IFC몰 L2에 위치한 ‘커넥티드 스토어’는 약 150평 규모 매장으로 10만 원 미만의 티셔츠나 에코백부터 1000만 원 넘는 샤넬백까지 한 공간에서 만날 수 있다. 

 

커넥티드 스토어라는 이름처럼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했다는 것이 이 매장의 가장 큰 특징이다. 상품에 부착된 QR코드를 인식하면 가격, 재고, 후기 등을 살펴볼 수 있다. 진열되지 않은 상품도 발란 앱에서 검색해 직원에게 요청하면 곧바로 피팅룸에 상품을 준비해준다. 결제도 앱으로 진행한다. 발란 관계자는 “매장 오픈 후 2주간 3만여 명이 방문했다. 30~40대 고객의 방문율이 높았으며 특히 40대 고객층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최근 논란이 된 반품비 등에 대해서도 오프라인 매장 이용률을 높여 어느 정도 해소하겠다는 의지도 보인다. 발란은 과다 반품비를 책정해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지난달에는 반품비 상한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앞서의 발란 관계자는 “온라인 서비스 이용 시 사이즈 관련 문제로 반품·취소가 많다. 매장에서 고객이 직접 입어보고 신어볼 수 있으면 불가피하게 반품하는 상황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매장을 상품 체험의 공간으로 구성했다”고 말했다. ​ 

 

업계 관계자 사이에서는 발란이 첫 매장을 여의도 IFC몰에 열었다는 것에 대해 의외라는 반응이 나온다. 명품은 플래그십 스토어를 강남에 여는 것이 공식처럼 여겨지는 터라 여의도에 문을 연 발란 매장이 다소 생소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여의도에 매장을 연다는 소식에 갸우뚱했다. 강남이나 성수 등을 예상했는데 의외의 지역”이라고 말했다. 

 

몇 년 전만 해도 명품 편집숍은 강남권을 중심으로 형성됐다. 청담동, 압구정동 위주로 명품이나 럭셔리 브랜드의 플래그십 스토어가 문을 열었다. 지난해 12월 명품 플랫폼 최초로 오프라인 매장을 오픈한 ‘머스트잇’이 선택한 곳도 강남구 압구정동이다. 

 

최근에는 성수동도 핫한 지역으로 꼽힌다. 크리스챤 디올은 약 40억 원을 들여 성수동에 콘셉트 스토어 ‘디올 하우스’를 오픈했다. 루이비통도 지난해 7월 성수동에서 팝업스토어를 운영했고, 에르메스도 성수동 디뮤지엄에서 가방 전시회를 열었다. 

 

발란은 직장인 고객을 타깃으로 한 만큼 여의도가 제격이었다는 설명이다. 발란 관계자는 “35~55세의 소비력이 있는 구매층을 타깃으로 하는 만큼, 여의도 직장인의 소득 수준이 발란의 구매 고객과 맞는 점 등을 고려해 여의도를 선택했다”며 “다른 지역도 다방면으로 검토했다. 한남동, 성수동, 청담동, 도산대로 등을 살펴봤으나 여의도가 발란의 타깃 고객층인 직장인이 밀집된 지역이고 IFC몰이 상징적 의미도 지녀 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발란은 여의도 직장인의 소득수준이 발란의 구매 고객과 맞는 점 등을 고려해 여의도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사진=박해나 기자

 

#핫플 ‘더현대서울’로 안 간 이유

 

여의도는 최근 패션업계가 주목하는 지역 중 한 곳이다. 지난해 2월 더현대서울이 문을 열면서 다양한 패션 브랜드가 여의도로 모이기 시작했다. 특히 온라인 기반의 패션 업체가 오프라인 매장을 열 때 눈여겨보는 곳 중 하나다. 

 

온라인 패션 플랫폼 29CM는 지난 1일 첫 오프라인 매장을 여의도에 열었다. 더현대서울 지하 2층에 ‘이구갤러리’라는 이름으로 문을 연 29CM의 오프라인 매장은 매달 새로운 브랜드와 콘셉트를 선보이는 숍인숍 형태로 운영된다. 29CM 관계자는 “더현대서울은 MZ세대가 선호하는 감각적인 브랜드를 큐레이션 해놓았다. 29CM와도 결이 맞는다고 판단해 매장을 열게 됐다”고 설명했다.

 

중고거래 앱 번개장터도 지난해 오프라인 매장 ‘브그즈트랩’ 1호점을 여의도 더현대서울에 선보였다. 번개장터 관계자는 “더현대서울은 서울에서 가장 큰 규모의 백화점이고 MZ세대를 공략한 차별화된 매장 구성이 스니커즈 콘셉트의 오프라인 매장 브그즈트랩(1호점)과 긍정적인 시너지를 낼 것으로 봤다”고 전했다. 

 

MZ세대를 타깃으로 하는 브랜드가 더현대서울에 모여있다 보니 마케팅 시너지를 위해 여의도, 특히 더현대서울 입점을 희망하는 브랜드가 많다. 하지만 발란은 주 고객층이 30~40대 고객인 만큼 더현대서울보다는 직장인이 많이 찾는 IFC몰이 좀 더 적합했다는 설명이다. 또 더현대서울에 이미 다수의 명품 브랜드가 입점해  발란 입점 시 기존 명품 브랜드와의 마찰도 예상되는 부분이었다. IFC몰에는 현재 명품 브랜드가 입점해 있지 않다.

 

시기상 좋은 조건으로 계약할 수 있었다는 점도 IFC몰을 선택한 이유 중 하나다. 발란이 IFC몰과 계약을 논의한 시점은 지난해 상반기인데, 당시 더현대서울이 문을 열면서 IFC몰의 위기감이 커진 상황이었다. 더현대서울 개점으로 IFC몰 방문객이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컸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IFC몰에서 발란이 끌릴 정도의 좋은 조건을 제시했다는 후문이다.

 

발란 관계자는 “명품 소싱률이 약한 백화점이나 다양한 신규 유통채널에 발란 매장의 입점 요청을 받고 있다. 이번에 매장을 오픈하며 요청이 더 많아졌는데, 현재는 1호점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며 “추후에는 매장 확대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 다만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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