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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썸, 이번에는 다를까" 매각 기대감 속 우려, 왜?

글로벌 거래소 FTX와 접촉…복잡한 지분관계와 법적 리스크 걸림돌

2022.08.08(Mon) 13:50:26

[비즈한국] “이번에는 진짜 매각될 수 있는 분위기다.” 국내 2위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의 경영권 매각을 놓고 시장에서 나오는 평이다. 하지만 빗썸은 지난 수년간 매각을 진행했지만, 성과가 없었기에 우려도 적지 않다. 전현직 경영진을 둘러싼 각종 법적 다툼과 현재 진행형인 검찰 수사 등 법조발(發) 리스크가 매각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빗썸 매각이 수면 위로 나왔다. 빗썸홀딩스의 최대주주인 비덴트는 지난 26일 “FTX 측과 빗썸코리아 및 빗썸홀딩스 출자증권의 처분을 위한 접촉 및 관련 협의를 한 사실이 있다”고 공시했다. 사진=박정훈 기자

 

#복잡한 지분구조 ​탓 상장도 진행 못 해

 

최근 빗썸코리아의 유력 인수 협상자로 부상한 FTX는 막대한 자금력을 갖추고 있는 곳이다. 빗썸코리아의 최대주주인 비덴트는 지난달 25일 공시를 통해 빗썸코리아와 빗썸홀딩스 지분 처분을 위해 접촉한 사실을 인정했다. 업계에서는 “그동안은 빗썸 측이 매수자를 찾아다녔다면 이번에는 매수자가 먼저 매수를 희망했다”는 말이 나온다.

 

글로벌 4위 가상자산 거래소인 FTX는 미국의 코인 부자인 샘 뱅크먼 프리드가 창업한 기업이다. 거래량이나 대금 모두 많은 편에 속하며, 한국 가상자산 시장에 진출을 오래전부터 검토했다고 한다. FTX는 올해에만 가상자산 시장에서 7건의 M&A를 성사시켰다.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FTX는 미국 파생상품 거래소 레저엑스와 일본의 가상자산 거래소 리퀴드(Liquid)도 인수하며 전 세계 주요 거래거점을 확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한국에서도 원화 거래가 가능한 거래소를 한 곳 인수하려 했고, 원래 매각을 희망했던 빗썸이 거래 대상으로 낙점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FTX 측은 가상자산 시장이 최근 2년 급등했던 것과 다르게 부침이 커진 올해가 몸집을 불리기에 최적기라 인식했다는 분석이다.

 

사실 빗썸코리아 측은 오래전부터 매각을 희망했다. 빗썸코리아 지분구조를 잘 아는 투자자는 “빗썸코리아는 누가 주인이라고 얘기하기 쉽지 않은 복잡한 지분구조로 얽혀 있다”며 “매각 얘기가 3~4년 전부터 나온 것은 투자 자금 회수를 원한 이들이 많았기 때문이었고, 그 후에 상장 추진까지 얘기됐지만 진행되지 못한 것도 복잡한 지분구조가 한몫한다”고 귀띔했다.

 

실제 빗썸홀딩스는 빗썸코리아 지분 73.56%를 보유하고 있는데, 빗썸홀딩스의 최대주주는 지분 34.22%를 보유한 코스닥 기업 비덴트다. 비덴트의 최대주주는 인바이오젠으로 비덴트의 지분 17.77%를 가지고 있는데, 그런 인바이오젠의 최대주주는 지분 38%를 가진 버킷스튜디오라는 회사다. 최대주주들마저도 서로 물고 물리는 지분구조를 가진 탓에 특정 인물이 ‘실소유자’라고 얘기하기 힘들 정도로 복잡한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실제 빗썸코리아는 2020년엔 국내 상장(IPO)과 경영권 매각을 동시에 검토했고, 이를 위해 여러 사모펀드(PEF)와 벤처캐피털(VC)과 접촉했지만 실현되지 못했다. 

 

#커진 몸값도, 법조 리스크도 변수? 

 

오래전부터 매각을 포함한 다양한 수를 고민한 빗썸코리아지만, 매각이 지연된 사이 회사 가치도 크게 성장했다. 빗썸코리아의 경우 2019년 영업수익(수수료 수입, 매출액)이 1446억 원에서 지난 2021년 1조 99억 원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07억 원에서 7821억 원으로 급성장했다. 2년 사이 18배 가까이 급증했으며 올해 1분기에도 영업수익 1247억 원, 영업이익 845억 원을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3년 전부터 1조 원 안팎으로 거론됐던 가격이 이제는 수조 원에 달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앞선 투자자는 “3년 전부터 1조~2조 원 얘기가 나왔다면 이제는 분위기가 다르다”고 설명했다. 

 

최근 가상자산 시장을 둘러싼 수사가 급증하면서 빗썸 매각에도 법적 리스크가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사진=박정훈 기자

 

하지만 법적 리스크는 변수다. 지난 2018년 김병건 BK메디컬그룹 회장이 주도하는 BK컨소시엄에 매각하기로 했으나 이 과정에서 김병건 회장이 이정훈 전 빗썸홀딩스 이사회 의장을 특정경제범죄법 위반 혐의로 고소하는 일이 발생했다. 결국 이정훈 전 의장은 1000억 원대 사기혐의로 3년째 재판을 받고 있다.

 

지난달 말에는 서울남부지검 금융범죄합동수사단(합수단)이 국산 가상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 관련 수사를 위해 빗썸코리아를 압수수색 하기도 했다. 지난 3~4년 동안 투명하지 않게 진행됐던 가상화폐 상장 시스템이 문제라는 지적도 나오는 상황이다. 여러 해 동안 쉽지 않았던 빗썸 매각이 이번에도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으로 이어지는 부분이다.

 

가상자산 거래소의 법적 자문을 맡고 있는 소형 로펌 대표 변호사는 “M&A를 진행할 때 매수인 측은 ‘앞서 경영과정에서 발생한 법적 리스크’를 나중에 떠안고 싶지 않고, 거꾸로 매도인 측은 매각 후까지 리스크를 가져가고 싶어할 리가 없다”며 “이 때문에 가상자산 관련 수사가 최근 급증하는 상황이라 빗썸을 둘러싼 각종 법조 리스크도 이번 매각에 걸림돌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차해인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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