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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셀 플랫폼 '크림', 재검수 요청 무시했다 일 커지자 환불 처리해 논란

중고품 의심돼 환불 요청하자 '불가', 커뮤니티서 논란 되자 처리 "고객에게 설명 부족했다"

2022.07.18(Mon) 17:42:30

[비즈한국] 리셀 시장이 커지며 관련한 소비자 불만도 커지고 있다. 소비자는 검수센터까지 운영하는 리셀 플랫폼을 믿고 구매하지만, 제품 상태에 대한 만족도가 낮고 환불 절차가 까다로워 불만이 커지고 있다.

 

한 소비자가 크림에서 구매한 시계가 중고품이 의심된다고 주장하며 재검수 및 환불을 요청했다. 하지만 크림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후 온라인에서 논란이 일자 제품을 회수해 재검수한 뒤 환불 처리했다. 사진=크림 홈페이지

 

#중고품 의심 상품, 재검수 요청했으나 “정상 검수 상품”

 

한국소비자연맹에 따르면 2020년부터 지난 5월 초까지 1372 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리셀 업체 관련 소비자 불만 건수는 667건으로 집계됐다. 2020년 72건에 불과했던 접수 건수는 2021년 268건으로 늘었다. 올해 1월부터 5월 초까지 약 네 달간 327건이 접수되며 이미 지난해 접수 건수를 넘어섰다. 소비자 불만은 ‘취소나 반품 불가’ 관련이 35%, ‘검수 불만족’ 관련 불만이 30%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국내 리셀 플랫폼 업계 1위인 크림에서 검수 불만족 및 환불 관련 논란이 일며 온라인 커뮤니티가 시끄러웠다. 한 소비자가 크림에서 구매한 시계가 중고품이 의심된다고 주장하며 재검수 및 환불을 요청했으나 크림에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A 씨는 6월 29일 크림을 통해 손목시계를 구매했다. 그는 비즈한국과의 인터뷰를 통해 “온라인에서 상품을 검색하던 중 크림에서 판매하는 제품이 최저가인 것을 확인했다. 크림을 이용해본 적은 없었는데, 검수팀이 따로 있어 믿고 구매했다”고 말했다. 

 

A 씨가 구매한 제품은 S 브랜드의 한정판 손목시계. 지급한 금액은 구매 수수료 및 배송비 등을 포함해 69만 원대다. A씨에 따르면 해당 상품은 ‘새 상품’이라고 명시됐으며 크림에서 검수 합격을 받았다. 크림은 홈페이지를 통해 ‘모든 상품은 사용한 적이 없는 완전한 새 상품’이라고 공지하고 있다. 

 

A 씨가 구입한 시계 제품. 배송 받은 직후의 상태다. 사진=A 씨​ 제공


하지만 상품을 받은 뒤 A 씨는 크게 실망했다. 새 상품이라고는 믿기 어려운 상태였기 때문이다. A 씨는 “유리 부분에 자잘한 흠이 상당했다. 시곘줄도 새것이라고 보기엔 상태가 좋지 않았다”며 “곧바로 크림에 ‘검수 상태가 불량’이라며 환불을 요청했고 제품의 사진도 함께 전달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돌아온 답변은 기대와 달랐다. 크림 측은 “(흠은) 사출 소재 특성상 발생할 수 있는 사항으로 확인되며, 당사 검수기준 내 합격사항 및 정상 검수를 마친 상품”이라는 설명과 함께 환불이 불가하다고 답했다. 

 

크림 측의 태도가 달라진 것은 A 씨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시계 사진을 공개하고 난 뒤다. 그는 평소 활동하던 온라인 커뮤니티에 크림에서 산 시계가 중고로 의심된다는 글을 올렸고, 이 게시물은 조회수 4만 건 이상, 댓글 400여 개가 달리며 화제가 됐다. 

 

A 씨는 “고객센터를 통해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시물을 올렸다고 하니 얼마 뒤 크림 관계자로부터 연락이 왔다. 담당자는 ‘직원이 게시글을 확인했다. 제품을 보내면 재검수를 해보겠다’고 말했다”며 “시계를 확인한 뒤에는 ‘환불 처리해주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 제품은 크림에서 회수 후 검수 상태가 ‘합격’에서 ‘불합격’으로 변경됐고, 환불 처리됐다. 

 

크림은 거래 물량이 증가하면서 지난 1월 검수센터를 확장했다. 자체 검수 기준도 계속해서 강화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사진=크림 홈페이지


#논란되자 재검수·환불 “중고품 아냐, 설명 충실히 못 했다”

 

크림 측은 이 과정에서 소비자에게 어떤 사유로 제품이 검수에서 합격 처리됐는지를 설명하거나 불편을 준 것에 대해 사과하지 않았다. 

 

크림 관계자는 “해당 제품의 초기 모델은 보호 필름이 시계 화면보다 작게 나온 문제가 있었다. 그래서 택배로 운반하는 과정에서 상자 내에서 기스가 생겼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중고품 혹은 가품이기 때문에 기스가 생긴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이 부분에 대해 고객에게 처음부터 설명을 해야 했지만 그렇지 못했다”며 “재검수 후 확인 등의 여러 단계를 거치고 환불을 하느라 처리가 늦어졌고, 그 과정에서 설명을 충실히 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A 씨는 크림 측에 수차례 제품을 재검수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때마다 ‘검수를 제대로 했고, 약관에 동의했기 때문에 환불해줄 수 없다’는 같은 답변만 받았을 뿐이라고 말했다. 고객의 재검수 요청을 묵살했던 크림은 이 일이 온라인에서 논란이 되자 그제야 부랴부랴 제품을 회수해 재검수하고 환불 처리했다. 

 

6월 29일 구매한 제품은 7월 14일 최종 환불 처리됐다. 환불 처리가 늦어진 것은 크림이 여러 단계의 확인을 거쳤기 때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A 씨에 따르면, 그는 7월 9일 제품을 반송했는데 5일 만에 환불 처리됐다. 주말과 배송 시간 등을 고려하면 재검수 후 환불까지 소요된 시간은 2~3일에 불과하다. 

 

A 씨는 “크림의 검수 과정을 믿고 구매한 것인데 신뢰도가 너무 낮아졌다. 다시는 크림에서 제품을 사지 못할 것 같다”며 “무엇보다 고객의 이의 제기를 대처하는 과정이 너무나 불만족스러웠다”고 전했다.

 

크림에서 구매한 제품에 대한 소비자 불만은 이전부터 끊이지 않았다. 제품에 눈에 띄는 오염이나 불량 등이 있어도 크림은 검수 과정에는 문제가 없다며 책임을 회피했다는 것. 그러나 크림 관계자는 “검수에 관한 불만족 사례가 생기는 것은 검수 과정에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다. 검수 물량이 늘어난 만큼 검수 인력도 그에 맞춰 늘렸다”고 말했다. 

 

크림은 거래 물량이 증가하면서 지난 1월 검수센터를 확장해 두 곳을 운영 중이다. 연내에는 추가 확장을 계획하고 있다. 자체 검수 기준도 계속해서 강화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크림 관계자는 “구매자로서는 작은 흠이 있으면 정품이어도 불만이 생긴다. 반면 판매자는 검수 불합격을 받으면 매장에서 산 정품인데 무슨 문제가 있냐고 말한다”며 “리셀 플랫폼의 특성상 구매자와 판매자 사이에서 한쪽의 만족도를 극대화하면 다른 한쪽이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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