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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다모다' 검증 토론회 거부…다른 ​염색샴푸들은 안전할까

갈변 샴푸는 '유전 독성', 염색 샴푸는 '염모제'…THB 결론은 빠르면 내년 4월에야

2022.06.08(Wed) 17:54:27

[비즈한국] 갈변염색샴푸 모다모다의 원료 성분 ‘1,2,4-트리하이드록시벤젠(THB)’의 위해성을 둘러싼 잡음이 커지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의 광고업무정지 처분에 대해 법원이 올해 초 집행정지 결정을 내렸지만, 최근 식약처 처분이 타당하다는 행정심판 결과가 나오면서 행정소송의 결론을 예측하기 어려워졌다. 지난 7일 국회에서 열릴 예정이던 검증 토론회는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모다모다 측의 반발 끝에 무산됐다. 

 

반년 넘게 지속된 갈등은 염색샴푸 자체의 안전성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 모다모다 갈변샴푸 이후 생활용품 기업과 제약사들이 잇따라 새치염색용 샴푸를 선보이면서 염색샴푸 시장은 활짝 열렸다. 업체들은 자사 제품의 안전 문제에 선을 그었지만 안전성을 단언하기는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모다모다의 갈변샴푸 이후 생활용품기업과 제약사 등 새치염색용 샴푸 시장에 진출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사진=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제공​


#대기업들 잇달아 염색샴푸 출시 

 

모다모다가 THB 논란으로 잠시 주춤한 사이 대기업들이 시장 공략에 나섰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일동제약 등은 최근 염색샴푸를 출시했다. 이들 기업이 공통적으로 주장하는 것은 안전성이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각각 ‘식물성 성분을 포함한 물질이 새치에 붙는 자석의 원리’, ‘봉숭아물을 들이는 원리’를 내세운다. 두 업체는 식약처의 규정에 따라 허가된 성분만 포함됐고 일정 비율을 지켰다는 점을 강조한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별도의 산화제 없이 모발에 염료 성분을 덧씌우는 개념이다. 식약처에 고시돼 있는 염료 성분을 허용치 안에서 사용했다”고 말했다. 일동제약 관계자도 “염모제가 샴푸와 결합한 형태다. 이 염모제는 식약처로부터 염모 기능성 보고가 완료된 제품”이라고 안전성 우려를 일축했다.

 

염색샴푸 시장을 연 모다모다는 제품에 유전 독성 성분이 포함됐다는 논란으로 홍역을 앓고 있다. ‘1,2,4-THB’ 성분은 갈변 유도 물질이 샴푸 용액에 잘 녹게 기능하는데, 유전 독성 논란으로 유럽 등 일부 국가에서는 사용을 금하고 있다. 식약처는 THB 성분이 DNA 변이를 일으키는 등 잠재적인 유전 독성과 피부 감작성을 유발할 수 있는 물질이라 판단해 내년 4월까지 재검증을 완료하고 위해 평가와 사용 금지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모다모다는 자사와 경쟁사를 대하는 식약처의 태도가 다르다고 주장한다. 식약처가 모다모다에는 “​결과적으로 머리색이 변한다면 폴리페놀과 THB를 염모제로 신청해 지정받고 염모 기능성 샴푸로 허가받을 것”​을 요구한 반면, 일시 염모제와 타르 색소를 사용한 경쟁사에는 영구 염모제를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탈모 기능성 샴푸로 허가했다는 것이다.

 

모다모다 측은 “최근 염색샴푸 시장에 새롭게 뛰어든 제품들은 다수가 2-아미노-6 클로로-4니트로페놀, 4-하이드록시 프로필아미노-3니트로페놀, 염기성황색 87호, 염기성등색 31호, 염기성갈색 16호, 염기성적색 51호, 염기성청색 99호 등 일시 염모제와 타르 색소를 사용하고 있다”며 “경쟁사 제품 역시 인체에 유해할 수 있는 성분이 포함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식약처는 유전 독성 성분이 포함된 모다모다의 경우와 타 사의 사례가 다르다는 입장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유전 독성 가능성이 있으면 미리 금지를 하는 것이 과학적 기법이다. 세대에 걸쳐 영향을 미치는 문제이기 때문에 제품 상용화 이후 유전 독성이 발현한 다음에 해당 성분을 금지하면 돌이킬 수 없다”며 “식약처 규격에 들어온 타 사 제품들은 현 과학 기술 기준에서 안전하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염색샴푸가 염색약보다 자극성이 약하지만 피부에 자주 닿는다는 점 때문에 피부 체질에 따라 부작용이 나타날 수는 있다. 제품별로 용법을 정확하게 확인해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후발주자들은 자사 기술을 접목해 제품의 안전성을 확보했다고 홍보하고 있지만 염모 기능이 있는 샴푸에 대한 소비자들의 우려는 계속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소비자 불안 덜어내려면 ‘안전성 결론’이 먼저

 

일부 기업은 변색샴푸와 염색샴푸 개발 포기를 선언했다. TS샴푸를 판매하는 TS트릴리온은 변색샴푸에 활용되는 THB를 두고 “이미 유럽과 일부 아시아국 등 37개국에서 화장품 사용 금지성분으로 지정돼 인체 유해 위험성 때문에 사용을 안 하던 성분이다. 제품의 기대효과가 크다면 소비자의 요구대로 만들 수도 있다는 생각에 샘플 테스트를 꾸준히 해본 결과 만들지 않는 게 맞다고 판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염색샴푸는 말 그대로 매일매일 염모제가 들어 있는 샴푸를 쓰면 점차 염색이 되는 원리”라며 “이런 제품들 또한 안전성에 의구심이 든다”고 덧붙였다. 

 

결국 THB 위해성과 제품 안전성에 대한 결론이 나와야 소비자 불안이 잠잠해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위해성 검증 과정에서 잡음이 끊이지 않는 상황이다. 

 

소비자단체 미래소비자행동에 따르면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 회관에서 개최될 예정이던 ‘유전독성 논란 THB 성분’ 토론회는 모다모다 측의 강한 반발로 무산됐다. 주최 측은 이 자리에서 THB의 위해성 논란, EU 판매유통금지 결정과정, 화장품 안전체계 개선 방안 등을 논의할 계획이었다.

 

모다모다 측은 발제자 중 한 명이 아모레퍼시픽 출신이고 토론회 패널 다수가 THB에 부정적 시각을 가진 인사라며 형평성을 문제 삼았다. 토론회 일주일 전 모다모다 측 관계자들이 토론회 참석이 예정된 최연숙 국회의원실에 찾아가 관련 내용을 항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토론회는 잠정 연기됐다. 소비자단체 측은 모다모다가 참석자를 추천하는 대로 일정을 맞춰 토론회를 다시 추진할 계획이다. ​조윤미 미래소비자행동 상임대표는 “이 제품이 신체에 어떤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지 결론이 나지 않았음에도 제품을 2년 6개월 동안 유통할 수 있게 된 상황이었다. 논란 성분에 대한 안전성 문제를 다루는 국회 토론회장에 해당 기업을 부를 의무는 없다. 기업 입장을 배려해서 외부 전문가나 회사 관계자 누구든 참석해 토론하자고 요청했지만, 패널의 자격을 거론하며 언론 대응부터 나섰다”​며 “안전성 검증 토론을 해당 기업이 방해하는 이례적인 상황에 대해 12개 소비자단체가 공동 대응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은경 기자

gong@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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