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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용인 '하이닉스 효과' 사라진 까닭

2019년 땅값 급등했던 처인구, 사업 지연에 분위기도 식어…"착공 뉴스에도 찾는 사람 없어"

2022.05.17(Tue) 12:02:44

[비즈한국] 2019년 SK하이닉스가 경기 용인 처인구에 대규모 산업단지 개발을 결정하면서 당시 용인 부동산 시장이 들썩였다. 하지만 사업이 지연되면서 ‘하이닉스 효과’​도 미미해진 분위기. 지난달 SK하이닉스의 반도체 클러스터 착공 계획이 발표돼 다시금 이목이 쏠리고 있지만 3년 전과는 온도 차가 크다.

 

2019년 용인 처인구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로 결정되면서 용인시 부동산 시장이 들썩였다. 하지만 사업 지연 등으로 분위기가 다소 식은 모습이다. 사진=비즈한국 DB

 

#SK하이닉스 효과로 주목받은 용인 부동산 시장  

 

2019년 2월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부동산 시장이 술렁였다. SK하이닉스가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 조성을 위한 희망 부지로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일대를 낙점했기 때문이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산업단지는 SK하이닉스가 총 120조 원 규모를 투자해 만드는 차세대 반도체 메모리 생산기지다.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독성·고당·죽능리 일원 415만 ㎡에 반도체 생산 공장 4개를 건설하기로 했다.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이 결정되면서 용인 처인구 부동산 시장의 분위기는 순식간에 달라졌다. 특히 부지로 결정된 원삼면은 용인시에서도 부동산 가격이 가장 낮고 교통 및 시설이 낙후된 곳으로 꼽히던 지역이었으나,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에 대한 기대감에 가격이 급등했다.

 

2019년 상반기 중 땅값이 가장 많이 오른 지역으로 경기 용인시 처인구가 꼽힐 정도였다. 국토교통부의 ‘2019년 상반기 전국 지가변동률 및 토지거래량’ 발표에 따르면 처인구는 3.73%의 지가상승률을 기록했다. 

 

반도체 클러스터는 원삼면뿐만 아니라 처인구 전체의 호재로 작용했다.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에 집주인들이 일시적으로 매물을 거둬들였고, 거래가 잘 안 되던 저층 매물이 순식간에 팔려나가기도 했다. 

 

처인구의 한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당시 일시적으로 수요가 급등했다. 이천 SK하이닉스로 출퇴근하던 직원들도 처인구로 몰려왔다. 용인으로 이주할 때를 미리 준비한다며 신혼부부 중심으로 처인구로 거주지를 옮긴 사람이 많았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의 반도체 클러스터 발표 후 용인시 처인구의 청약 경쟁률도 달라졌다. 2020년 분양한 아파트 명지대역 서희스타힐스는 일반분양 시작 20여 일 만에 702세대 분양이 완료됐다. 용인에서도 낙후된 지역으로 꼽히던 처인구에선 단기간에 분양이 완료된 사례가 거의 없던 만큼 관심이 쏠렸다. 

 

지난 4월 분양한 용인 경남아너스빌 디센트는 618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6936명이 몰리며 평균 11.22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보다 앞서 2월 청약을 진행한 힐스테이트 몬테로이는 2107가구 모집에 평균 청약 경쟁률이 14.2 대 1로 집계되며 역대 용인시 처인구 공급 단지 중 가장 많은 청약 신청 건수를 기록했다. 

 

경기 용인 처인구 일대 전경. 외지인의 평가에 비해 처인구에서는 SK하이닉스에 대한 기대감이 낮은 편이다. 사진=박해나 기자

 

#정작 처인구 주민들은 기대감 낮아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가 용인 처인구의 ‘초대박 호재’가 될 것이란 예상이 이어졌지만, 기대만큼 효과는 크지 않았다. 2024년 1기 공장 생산을 목표로 했던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이 계속해서 미뤄지면서 분위기가 조금씩 식어갔기 때문이다. 

 

처인구 공인중개소 관계자들은 SK하이닉스 효과가 2019년 잠시 반짝했을 뿐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 공인중개소 대표는 “이번에 SK하이닉스 착공 뉴스가 나오면서 다시 매물을 찾는 사람이 늘어날 줄 알았는데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전반적으로 주춤하는 분위기가 이어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외지인의 평가에 비해 처인구에서는 SK하이닉스에 대한 기대감이 낮은 편이다. SK하이닉스 효과로 처인구 일대 아파트 가격이 상승했다는 보도 등에 대해서도 ‘하이닉스 효과를 확대 해석한 것’이라는 분위기다. 

 

A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처인구 아파트 가격이 최근 몇 년간 상승하긴 했지만 SK하이닉스의 여파로 보기는 어렵다. 전국적으로 아파트 가격이 상승한 흐름을 탄 것으로 보인다”며 “그래도 아직도 평당 1000만 원 미만으로 저렴한 편이다. 이곳에 살다가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갔던 사람들이 집값이 상승하면서 ‘가격 대비 이곳만 한 곳이 없다’며 다시 돌아온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B 공인중개소 대표도 “3억 원 중반대에 내놨던 매물을 지난달 4억 원으로 올린 경우가 있다. 집주인이 ‘전국 아파트 가격이 너무 올라서 이 가격으로는 다른 집을 구하기 어렵다’며 호가를 높인 사례”라며 “SK하이닉스 호재로 가격이 오른 것 아니냐고들 하지만, 사실 처인구 부동산 시장은 SK하이닉스와는 별개로 가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어 “거리상으로는 SK하이닉스 부지와 가까워 보이지만 워낙 교통이 좋지 않아 차로 이동했을 때 30분가량이 소요된다. 생각보다 멀다”며 “추후 동탄까지 이어지는 도로 확장이 예정돼 있는데 그럼 하이닉스부터 동탄까지 40분 정도면 이동할 수 있을 것이다. 오히려 동탄 쪽으로 수요가 몰릴 수 있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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