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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인서 신안으로 주인 바뀐 포스링크, 이번엔 다를 줄 알았는데…

감사인 의견거절로 상폐 여부 심사 뒤로 미뤄져…소액주주 기대한 인수합병이 발목 잡았나

2022.05.13(Fri) 09:50:53

[비즈한국] 올해 거래 정지 3년 차를 맞는 코스닥 기업 CNT85(씨앤티85)가 상장폐지 위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CNT85는 포스링크가 지난해 4월 사명을 변경한 기업으로, 과거 사모펀드 운영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코링크PE)의 첫 투자처로 주목을 받은 바 있다. CNT85는 2019년 2월 11일 전 경영진 횡령 혐의에 따라 거래가 정지된 이후 다사다난한 손바뀜을 겪었으나 부침이 여전한 상황이다. 

 

#잦은 손바뀜‧최대주주 의혹에…바람 잘 날 없던 포스링크


과거 CNT85를 둘러싸고 불거진 의혹은 무자본인수 기업사냥 의혹이 제기된 파티게임즈 사태와 연결된다. CNT85는 거래 정지 직전인 2019년 1월 30일 경영다각화를 위해 비엔엠홀딩스의 경영권을 취득하겠다는 ‘타 법인 주식 및 출자증권 양수결정’을 공시했다. 비엔엠홀딩스는 파티게임즈(현 넥스쳐)의 캐시카우로 꼽히는 우량 자회사였다. 

 

CNT85를 둘러싼 의혹은 무자본인수 기업사냥 의혹이 제기된 파티게임즈 사태와 연결된다. 당시 CNT85​에 인수자금을 지원한 상상인그룹의 유준원 대표가 2020년 6월 19일 불법대출 의혹으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들어서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비록 파티게임즈 소액주주들의 가압류 소송과 CNT85의 거래정지(상장폐지 사유 발생)에 따라 인수가 무산됐지만, CNT85의 비엔엠홀딩스 인수 시도를 두고 여러 의혹이 제기됐다. 유준원 상상인그룹 회장의 측근으로 알려진 검찰 출신 전관 박 아무개 변호사가 ​​당시 ​파티게임즈를 ​지배하고 있었던 데다, CNT85 역시 상상인그룹으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았기 때문이다.

 

이 시기 CNT85의 최대주주는 지분 10.67%를 보유한 카일앤파트너스였다. 그러나 상상인그룹은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과 상상인저축은행을 통해 CNT85의 주식·전환사채에 수차례 담보대출하며 자금을 지원했다. 이 때문에 CNT85에 자금을 댄 상상인그룹에 박 변호사가 파티게임즈의 알짜 자회사인 비엔엠홀딩스를 넘기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상상인그룹은 2019년 8월 30일 기준 CNT85 지분 12.56%를 보유했으며, 2020년 9월 16일에는 41.87%까지 지분율이 높아졌다.

 

그러나 CNT85의 회생 과정에서 상상인저축은행의 지분은 6.34%(2021년 12월 31일)까지 떨어졌다. 현재 CNT85의 최대주주는 지분 56.57%를 보유한 신안캐피탈이다. 신안캐피탈은 최근 윤석열 대통령 일가와 ‘잔고증명서 위조’ 논란에 휩싸인 신안저축은행(현 바로저축은행) 계열사다. 박순석 신안그룹 회장과 신안이 각각 신안캐피탈 지분 60.95%, 39.05%를 보유하고 있다. 최대주주변경 공시에 따르면 신안캐피탈은 2020년 9월 28일 회생절차를 진행하던 CNT85 지분 84.86%를 300억 원에 인수했다. 

 

신안캐피탈이 인수하기 이전에도 CNT85는 간접적으로 신안그룹의 지배 아래 있었다. 신안캐피탈 인수 직전 CNT85의 최대주주는 지분 15.01%를 보유한 ‘퀸버인베스트먼트 제1호 사모투자합자회사’다. ‘퀸버인베스트먼트 제1호 사모투자합자회사’는 2019년 4월 30일 주식 및 경영권양수도 계약에 따라 CNT85 최대주주에 등극했다. 공시에 따르면 ‘퀸버인베스트먼트 제1호 사모투자합자회사’의 최대주주(최다출자자)는 지분 98.1%를 보유한 바로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 제1호로, 앵커 출자자는 바로투자증권이다. 바로투자증권은 2020년 2월 카카오페이에 인수됐으나 당시에는 신안캐피탈이 지분 100%를 보유한 신안캐피탈 자회사였다.

 

#감사인 의견거절 강조사항 ‘​영업권 손상평가’​ 뭐길래


이처럼 CNT85는 2월 11일 거래정지 이후 세 번의 손바뀜을 겪었다. 2019년 4월 30일 퀸버인베스트먼트 제1호 사모투자합자회사에서 2020년 9월 16일 TALAW LIMITED로, 다시 2020년 9월 28일 신안캐피탈로 최대주주가 변경됐다. 신안캐피탈이 인수한 이후 CNT85는 2020년 10월 19일자로 회생절차를 종결했다. 

 

우여곡절 끝에 새 주인을 맞이한 CNT85는 2020년 말 필터프레스 전문 제조업체 한국필터를 인수하고, 지난해 4월에는 환경설비 건설업체 로터스엔지니어링을 인수했다. CNT85가 이들 기업을 인수하자, 거래정지 중 감자와 저렴한 가격의 유상증자까지 견디던 소액주주들은 다시 기대를 가졌다. 인수 당시 한국필터의 매출액은 45억 원, 로터스엔지니어링의 매출액은 231억 원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CNT85 사업보고서에 명시된 감사인의 감사의견.


문제는 CNT85가 이번에도 거래재개에 대한 소액주주들의 기대를 저버렸다는 것이다. CNT85는 지난 3월 30일 감사보고서 제출 공시를 통해 2021사업연도의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인의 감사의견이 감사범위 제한으로 인한 의결거절임을 공시했다. 이에 거래소는 “외부감사인의 감사의견거절로 인한 형식적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함에 따라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절차는 동 형식적 상장폐지 사유 해소 이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당초 거래소는 CNT85에 부여했던 개선기간이 종료됨에 따라 상장폐지 여부를 심의할 예정이었으나, 감사인의 의견거절까지 더해진 것이다. 

 

감사인이 CNT85에 의견거절을 낸 것은 회사가 지난해와 그전 해 두 회사를 인수하면서 인식한 높은 영업권과 인수 이후 처리된 영업권 손상평가가 주된 원인으로 보인다. 영업권이란 특정 기업이 동종의 타기업에 비해 더 많은 초과이익을 낼 수 있는 경우 그 초과수익력이 장래에도 계속된다는 가능성을 환원평가해 생긴 자산의 가치를 뜻한다. 주식취득금액이 종속기업의 순자산금액보다 큰 경우 그 차이(초과지불액)를 영업권이라는 무형자산으로 인식하는 것이다. 

 

CNT85는 인수 당시 총 식별가능한 순자산이 38억 7200만 원에 불과하던 한국필터를 95억 원에 인수했다. 로터스엔지니어링의 경우 순자산이 -7억 5200만 원이었으나 100억 원에 인수했다. 이에 따라 CNT85의 지난해 사업보고서에는 당기 사업결합취득(로터스엔지니어링 인수)에 따라 증가한 영업권이 약 108억 원, 전기 사업결합취득(한국필터 인수)에 따라 증가한 영업권은 56억 원으로 기록됐다. 

 

그러나 전기에는 명시되지 않았던 영업권에 따른 손상이 당기 사업연도에 38억 9200만 원으로 나타났다. 두 기업을 인수한 지 1년 만에 취득한 영업권 가운데 약 39억 원을 손해로 인식해 처리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필터프레스 부문 영업권의 손상차손, 즉 한국필터의 손상차손은 29억 9700만 원이다. 플랜트 부문 영업권, 즉 로터스엔지니어링의 손상차손은 8억 9500만 원이다. 

 

결국 CNT85는 순자산이 적은 두 기업을 높은 가격으로 인수했음에도 1년 내외의 짧은 기간 동안 약 39억 원의 영업권 손상이 발생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감사인 삼덕회계법인은 지난해 CNT85 재무제표에 대해 의견거절 감사의견을 밝히며 첫 번째 강조사항으로 “영업권 손상평가의 적정성을 판단하기 위한 충분하고 적합한 감사증거를 확보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로 인해 회사의 재무제표 구성요소들에 대해 수정이 필요한지 여부를 결정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여다정 기자 yeopo@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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