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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 못 삼킨 새우' 에디슨EV, 주가조작 의혹 불거진 까닭

쌍용차 인수 불발되며 상폐 위기까지 몰려…6개 투자조합은 '5% 룰' 피해 대부분 지분 처분

2022.03.31(Thu) 17:21:19

[비즈한국] 새우가 고래를 삼키는데 실패했다. 지난 25일까지 2800억 원의 인수대금을 납입하지 못한 에디슨모터스가 쌍용차로부터 투자계약 해제 통보를 받은 것. 그러나 등 터진 새우는 따로 있다. 10만 4615명에 달하는 코스닥상장사 에디슨EV의 소액주주들(지분율 80.34%)이다.

 

에디슨모터스가 쌍용차로부터 투자계약 해제를 통보받은 가운데, 에디슨모터스 자회사 에디슨EV를 둘러싸고 악재가 겹쳤다. 사진은 경기도 평택시 쌍용자동차 공장 정문.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3월 31일 종가 기준 6240원이던 에디슨EV 주가는 에디슨모터스의 쌍용차 인수 시도 과정에서 급등을 거듭하며 지난해 11월 11일 종가 기준 6만 3400원까지 10배가량 치솟았다. 그러나 연초 FI(재무적투자자)였던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가 컨소시엄에서 빠지는 등 에디슨모터스의 자금 동원력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커지면서 에디슨EV 주가는 급락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에디슨EV는 지난 30일 주식 매매 거래가 정지되며 상장폐지 위기에 놓이게 됐다. 계속기업 존속 능력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감사보고서 의견 거절을 받은 탓이다. 에디슨EV는 지난 22일에도 거래가 정지된 바 있다. 에디슨EV가 감사보고서 제출 지연을 공시했던 이날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최근 4사업연도 연속 영업손실 발생에 따른 관리종목지정 우려를 이유로 오후 4시 49분부터 장 종료까지 주식 거래를 정지했다.

 

더불어 한국거래소는 에디슨모터스의 쌍용차 인수 시도 무산에 따라 에디슨모터스의 자금줄 역할을 하던 자회사 에디슨EV의 주가조작 혐의 조사에 착수했다. 에디슨EV의 대주주였던 투자조합들이 주가 급등 후 지분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불공정 행위 여부를 조사하고 나선 것. 이와 관련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현재 거래소와 금융감독원이 동시에 조사를 진행 중”이라며 “거래소는 이미 지난 1월부터 에디슨EV 대주주의 주식 처분 과정을 들여다봤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에디슨EV 주가조작 의혹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에디슨EV 지분을 보유했던 투자조합들이 주가가 급등하자 주식을 처분했다는 ‘먹튀’ 의혹이 지난해 말부터 제기됐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투자조합 구성원에 에디슨모터스 강영권 대표의 지인이 포함됐다며 에디슨모터스의 쌍용차 인수 진정성에 의심의 눈길을 보내기도 했다.

 

에디슨EV는 지난해 말 기준 에너지솔루션즈가 지분 19.66%를 보유한 에디슨모터스 자회사다. 에너지솔루션즈는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대표가 지분 98.7%를 보유 하고 있다. 에너지솔루션즈는 지난해 6월 유상증자를 통해 에디슨 EV 주식 112만 7535주를 확보하며 에디슨EV의 최대주주가 됐다. 

 

지난해 6월 15일자 정정공시에 따르면 당초 투자조합인 DMH(디엠에이치)가 에디슨EV 주식 53만 2490주를 확보해 6월 30일자로 최대주주에 오를 예정이었으나, 에너지솔루션즈가 6월 15일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납입하면서 최대주주로 변경됐다. 그 결과 지난해 7월 1일 최대주주 변경 공시에 따르면 에너지솔루션즈가 에디슨EV 주식 112만 7535주를 확보하며 최대주주로 이름을 올리는 한편, DMH와 SLH(에스엘에이치), 메리골드투자조합, 스타라이트, 아임홀딩스, 노마드아이비 등 6개 투자조합이 에디슨EV 주식 125만 129주를 확보하게 됐다.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했던 투자조합 DMH는 지난해 5월 30일 에디슨EV 지분 9.45%를 보유했으나 이후 주식을 처분하면서 7월 9일 0.96%까지 지분율이 떨어졌다. 5월 30일 기준 5.49%의 지분을 보유하던 아임홀딩스는 8월 10일까지 전량을 처분했다. SLH는 6월 7일 9.4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절반가량을 처분하며 7월 1일 4.81%로 지분율을 낮췄고, 같은 시기 스타라이트와 노마드아이비 또한 보유 중이던 지분(각각 5.3%, 5.1%) 가운데 절반을 처분하며 각각 2.6%, 2.64%로 지분율을 낮췄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들 투자조합은 지난해 연말까지 지분을 모두 처분한 것으로 전해진다. 보호예수 기간이 없고, 여러 조합이 지분을 나눠 가져 공시의무(5% 룰)​를 피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5월 중순까지 6000원 대를 유지하던 에디슨EV주식을 매입해 7~8월 고점에 매도해 막대한 시세차익을 얻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투자조합의 조합원을 살펴보면 두 곳 이상에 중복으로 이름을 올린 이들도 확인됐다.

 

이와 관련 에디슨EV 관계자는 “회사 차원에서 투자자들의 주식 처분 과정을 알기는 어렵다”며 “금융당국으로부터 조사 등과 관련해 연락을 받은 것은 없다”고 전했다.

여다정 기자 yeopo@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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