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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랑] 대한민국 국립박물관 톱3 중 하나, 국립춘천박물관

보고 즐기고 사색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서의 박물관 보여줘

2022.02.22(Tue) 10:13:19

[비즈한국] 수십 곳에 이르는 전국의 국립박물관 중 딱 세 곳만 고르라 하면 국립중앙박물관, 국립경주박물관과 함께 국립춘천박물관을 꼽겠다. 다른 곳에 비해 규모도 작고 보유한 국보나 보물의 숫자도 적지만, 단순히 유물을 보는 것 이상의 경험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보고 즐기고 사색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서의 박물관. 국립춘천박물관이 보여주는 새로운 박물관의 모습이다. 

 

국립춘천박물관의 실감 영상 카페는 개방된 로비 전체는 물론 3층의 메인 스크린과 계단, 1층 바닥까지 활용해 훨씬 더 입체적인 영상을 보여준다. 사진=구완회 제공

 

#3층에서 1층 바닥까지 초대형 실감 영상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네모난 모양 박물관 건물로 들어서면, 어디서도 보지 못했던 색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중앙 계단을 따라 3층으로 분리된 개방 공간에 뮤지엄숍과 카페, 쉼터 등이 자리한다. 3층은 총길이 28m 대형 곡선 화면을 통해 생생한 영상을 볼 수 있는 ‘실감 영상 카페’다. 이곳의 영상은 중앙 계단을 통해 아래 1층 바닥까지 연결된다. 3층 스크린에 폭포 영상이 뜨면 그 물길이 계단을 따라 1층까지 흐르는 식이다.

 

국립춘천박물관의 실감 영상 카페는 국립중앙박물관의 디지털 실감 영상관과 같은 해 문을 열었다. 벽면을 휘감는 거대한 화면과 바닥까지 이용해 실감 나는 영상을 보여준다는 점은 같지만, 국립중앙박물관의 디지털 실감 영상관이 기존 전시관 중 일부를 활용해 만든 데 비해 국립춘천박물관의 실감 영상 카페는 개방된 로비 전체를 활용했다는 점이 다르다. 거기다 3층의 메인 스크린과 계단, 1층 바닥까지 활용해 훨씬 더 입체적인 영상을 보여준다. 

 

현재 국립춘천박물관의 실감 영상 제목은 ‘지금 여기 휴(休), 한국인의 이상향’으로, 쉼을 잃은 시대에 한국인의 전통적 이상향을 선사한다는 콘셉트로 동해 바다 아름다운 강원도의 풍광들을 담았다. 사진=구완회 제공

 

영상 콘텐츠도 국립중앙박물관과 차별된다. 현재 국립춘천박물관의 실감 영상 제목은 ‘지금 여기 휴(休), 한국인의 이상향’이다. 쉼을 잃은 시대에 한국인의 전통적 이상향을 선사한다는 콘셉트로 동해 바다 아름다운 강원도의 풍광들을 담았다. ‘신의 기둥’이라 불리는 해금강 총석정, 은하수가 흐르는 삼척 죽서루, 호수에 달이 뜨는 강릉 경포대, 밤바다가 고요히 속삭이는 고성 청간정, 물길을 거슬러 올라가며 아홉 굽이 아름다운 풍경의 화천 곡운구곡 등이 실감나는 영상과 함께 옛 그림을 넘나들며 신비롭게 펼쳐진다. 서라운드로 휘감는 음향을 들으며 가만히 보고만 있어도 신선이 노니는 선계에 들어선 듯하다. 

 

영상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건 폐사한 지 300여 년이 지난 강원도 영월의 창령사터에서 발굴된 오백나한상이다. 웃고, 찡그리고, 심각하고, 미소 짓는 나한의 얼굴이 성과 속을 넘어선 깨달음의 세계를 보여준다. 

 

#창령사터 오백나한, 나에게로 가는 길

 

3층의 실감 영상 카페 오른쪽 전시실에선 ‘나에게로 가는 길’이란 이름으로 창령사 오백나한 상설전이 열리고 있다. 영월 창령사터에서 오백나한상이 발굴된 건 2001년의 일이다. 나한은 ‘아라한’의 줄임말로 불교에서 수행자가 도달할 수 있는 최고의 경지, 혹은 그 경지에 이른 존재를 가리키는 말이다. 나한은 불법을 수호하고 중생을 이롭게 하는 역할을 한다. 오백나한상은 여러 불경에 부처님이 오백의 아라한을 위해 설법했다는 기록에 근거를 두고 중국에서 만들기 시작해 우리 땅에 전래되었다. 

 

창령사 오백나한 상설전. 오백나한상은 여러 불경에 부처님이 오백의 아라한을 위해 설법했다는 기록에 근거를 두고 중국에서 만들기 시작해 우리 땅에 전래되었다. 작은 크기에 어린아이 같은 미소가 눈길을 끈다. 사진=구완회 제공

 

고려 말이나 조선 초에 제작된 것으로 보이는 창령사터 오백나한상은 자그마한 크기에 어린아이처럼 순수한 미소가 눈길을 끈다. 2018년 국립춘천박물관 특별전을 통해 처음 일반에 공개되었는데, 감동받은 관람객들의 입소문을 타고 그해 국립중앙박물관이 뽑은 ‘올해의 전시’로 선정되었다. 그 후 서울과 부산의 박물관 특별전을 통해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은 후 2019년부터는 국립춘천박물관에 붙박이로 자리 잡고 관람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오백나한상 말고도 강원도 곳곳에서 발굴된 유물이 4개의 상설전시실에서 전시 중이다. 제1실 ‘강원의 선사’부터 제4실 ‘강원의 근세’까지 구석기 시대부터 조선 시대에 이르는 다양한 문화재를 시대와 특징에 따라 살펴볼 수 있도록 꾸며놓았다. 그 중에서도 돋보이는 곳은 고려시대 불상을 전시한 ‘강원의 중세’실과 조선 선비들의 금강산, 관동팔경 유람을 살펴볼 수 있는 ‘강원의 근세’실이다. 춘천에서 세상을 뜬 숙종의 외할아버지 청원부원군 김우명의 상여도 놓쳐서는 안 될 전시품이다. 

 

춘천에서 세상을 뜬 숙종의 외할아버지 청원부원군 김우명의 상여도 놓쳐서는 안 될 전시품이다. 사진=구완회 제공

 

<여행정보>

 

국립춘천박물관 

△주소: 강원도 춘천시 우석로 70

△문의: 033-260-1500

△이용시간: 09:00~18:00, 월요일, 1월1일, 설날 및 추석 당일 휴관

 

필자 구완회는 대학에서 역사학을 전공하고 ‘여성중앙’, ‘프라이데이’ 등에서 기자로 일했다. 랜덤하우스코리아 여행출판팀장으로 ‘세계를 간다’, ‘100배 즐기기’ 등의 여행 가이드북 시리즈를 총괄했다. 지금은 두 아이를 키우며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역사와 여행 이야기를 쓰고 있다.​​​​​​​​​​

구완회 여행작가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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