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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체험과 체류' 롯데마트 잠실 제타플렉스, 대형마트의 '미래' 될까

1층 국내 최대 규모 와인 매장 배치해 2030에 인기…롯데 "온오프라인 연결에 집중"

2022.01.07(Fri) 10:49:28

[비즈한국] 대형마트가 체험과 체류를 위한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12월 23일 잠실점을 ‘제타플렉스’라는 이름으로 재개장했다. 제타플렉스는 1년여간의 체질 개선을 통해 선보인 신개념 마트다. 매장 전체가 롯데마트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플래그십 스토어를 표방한다. 이커머스의 성장세가 압도적인 유통시장에서 와인, 리빙, 정육 등 분야별로 특화 매장을 구현해 방문객의 발걸음을 머물게 하는 차별화 전략을 꾀했다. 

 

시장 반응은 긍정적이다. 제타플렉스 잠실점은 오픈 후 사흘간 전년 대비 매출은 70.6%, 매장 방문 고객 수는 78.2% 증가했다. 이는 롯데마트 안산점, 첨단점 등 최근 전면 리뉴얼 후 오픈한 다른 점포의 사흘 평균 매출 신장률(22.8%)보다 3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제타플렉스가 호응을 이끌어내면서 ‘미래형 마트’에 대한 오프라인 리뉴얼 전략도 주목받고 있다.

 

롯데마트가 자사의 대표 점포인 잠실점을 '제타플렉스'로 탈바꿈했다. 온라인 쇼핑의 부상에 맞서 와인전문점 등 특화 매장을 통해 오프라인 점포의 경쟁력을 강화한 차별화 전략을 꾀했다. 사진은 제타플렉스 잠실점 1층에 위치한 보틀벙커. 사진=강은경 기자

롯데마트 잠실점이 ‘제타플렉스’로 탈바꿈했다. 1층에 대형 와인 전문점 보틀벙커로 승부수를 띄웠다. 사진=강은경 기자


#매장 1층의 70%가 와인전문점…시음 공간으로 와인족 타깃  

 

롯데마트는 1층에 대형 와인 전문점 ‘보틀벙커’로 승부수를 띄웠다. 1층 전체 면적의 70%을 차지하는 규모다. 매장 입구에 와인 전문점을 전면 배치한 것. 롯데마트는 “대형마트 매장 1층 입구를 와인매장으로 채운 사례는 지금까지 없었다”며 “약 1722 ㎡의 매장 규모도 국내 최대 규모”라고 설명했다.  

 

1월 5일 방문한 제타플렉스 보틀벙커는 평일 낮 시간대에도 불구하고 와인을 구매하려는 방문객들로 붐볐다. 매대에는 4000여 종의 와인이 프랑스, 이탈리아, 칠레, 미국, 아르헨티나 등 생산지에 따라 구분돼 있었다. 미국의 경우 캘리포니아, 워싱턴, 오리건 등 주별로 세분화해 방문객의 취향에 맞게 살펴볼 수 있게 했다. 스파클링와인, 내추럴와인, 양주와 간단한 안주도 각각 넓은 면적을 차지한 모습이었다.

 

매장을 찾은 사람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 건 매장 곳곳에 배치된 가이드였다. 와인 소비 목적이나 취향에 따라 ‘바겐헌터’, ‘탐험형’으로 구분해 구역을 추천하거나 내추럴 와인, 오가닉와인 등 대중에게 낯선 와인 상식을 안내하는 문구가 매대마다 마련돼 있다. 치킨, 피자, 보쌈·족발, 떡볶이 등 대표 배달음식과 어울리는 페어링 코너부터 호캉스에 챙길 와인 추천까지 와인 초보자를 위한 진열 공간에서는 특히 구매를 고민하는 방문객이 많았다. 상품을 진열하던 MD는 “매장에 와인 종류가 워낙 많다 보니 설명과 함께 추천 상품으로 배치된 상품이 관심을 더 받는 것 같다. 다른 매대보다 빠르게 판매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틀벙커 곳곳에는 와인 초보자를 위한 안내 가이드가 배치돼 있다. 시음할 수 있는 테이스팅 탭 구역도 마련해 와인을 찾는 방문객을 이끈다. 사진=강은경 기자

보틀벙커 곳곳에는 와인 초보자를 위한 안내 가이드가 배치돼 있다. 시음할 수 있는 테이스팅 탭 구역도 마련해 구매를 이끈다. 사진=강은경 기자


롯데마트는 앞서 2020년에 와인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로 발표하고 지난해 초부터 전담 조직인 ‘프로젝트W’ 팀을 신설했다. 팀원 다수는 와인 전문 자격증을 보유해 전문성을 갖췄다. 브랜드 컨설팅 결과 대형마트(31.8%)가 와인을 구매하는 장소 1위로 꼽혔지만 와인에 대한 정보가 미흡하고 맛을 연상하기 어렵다는 점이 불편사항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롯데마트는 국가별 와인 분류 외에도 ‘시즈널’, ‘푸드페어링’, ‘모먼트’ 등 총 3개의 테마로 큐레이션을 계획했다. 다양한 상황, 같이 먹을 음식 등에 맞춰 와인을 제안해 와인 초보자의 접근성을 키워 구매로 이끄는 전략이다.

 

매장 한쪽에는 테이스팅 탭과 테이블도 마련됐다. 80여 종의 와인을 시음할 수 있는 공간이다. 전용 팔찌에 금액을 충전하고 마시고 싶은 와인을 50ml씩 시음할 수 있다. 카페처럼 마련된 공간에서는 20대부터 중장년층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낮부터 가볍게 와인을 즐기고 있었다.  

 

 

축산·수산구역, 가정간편식 분야에서도 상품 종류를 확대해 전문성을 강화했다. 특히 수산구역에서는 주문에 따라 즉석에서 제공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사진=강은경 기자

축산·수산구역, 가정간편식 분야에서도 상품 종류를 확대해 전문성을 강화했다. 수산구역에서는 초밥, 회 등을 바로 요리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사진=강은경 기자


#국내 최대 식품 전문매장 목표…마트에서 ‘오마카세’까지

 

방대한 상품과 서비스로 고객을 더 오래 머무르게 하는 ‘체류형 마트’ 전략은 지하 1층 식품 매장에도 적용됐다. 롯데마트 전체 매장 기준보다 30% 이상 많은 상품을 취급하고 진열구역 길이 또한 평균보다 30%가량 늘렸다. 가정간편식(HMR), 치즈 특화존 등도 기존 매장보다 확대했다. 

 

단연 돋보이는 것은 신선 상품이다. 수산매장에서는 신선함을 강조하기 위해 파노라마형 수족관, 계단형 수족관을 설치했고 중심부에 참치회 전문매장을 운영, 초밥, 회, 후토마키, 카이센동 등 조리법 등을 선택해 원하는 대로 주문할 수 있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양고기, 칡소, 동물복지 돼지고기 등 방대한 종류로 승부를 본 축산매장에 가장 많은 고객이 붐볐다. 

 

신선식품구역 중앙에는 ‘버터그린’​, ‘​이자벨’​ 등의 색다른 채소도 진열돼 있었다. 하지만 방문객의 시선이 몰린 이유는 따로 있다. 이 채소들은 물고기와 작물을 함께 길러 수확하는 ‘​아쿠아 포닉스’​ 방식으로 재배됐는데, 이 과정을 실제로 체험할 수 있도록 설비가 설치돼 있기 때문이다. 이 설비에서 수확한 채소를 구매한 50대 고객은 “처음 보는 채소인데 실내에서 길렀다고 해 맛이 궁금해서 구매해보려고 한다. 직원이 바로 수확한 거라 신선할 것 같다”고 말했다.

    

보틀벙커는 개장 첫날 오픈런이 일어날 만큼 와인애호가들의 관심을 받았다. 사진=강은경 기자


롯데마트 잠실점은 2009년 전국 대형마트 매출 1위에 오른 대표 점포지만 최근 장보기 트렌드 변화로 고전해왔다. 이에 롯데마트는 고객들의 세분화된 취향과 수요를 만족시키기 위해 카테고리 킬러형 매장 전략을 파고들었다. 온라인 쇼핑에 익숙해진 고객들을 오프라인 매장으로 다시 불러오기 위한 선택이다. 

 

이 같은 전략은 시장의 호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보틀벙커는 오픈 3일 만에 매출 6억 원을 기록했다. 특히 2030의 고객 비중이 53%를 차지하며 젊은 층을 마트로 이끄는 효과를 입증했다. 재개장 첫날 오픈런이 일어난 것에 이어 SNS상에서 와인과 위스키 희귀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는 내용이 공유되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롯데마트는 향후 연매출 100억원 점포 등 10개 미만의 점포에 집중 투자해 제타플렉스를  확장할 계획이다. ​현재 롯데마트 점포 중 월 매출이 100억 원 선을 지키고 있는 점포는 잠실점, 중계점, 서울역점, 구미점, 의왕점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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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현 롯데쇼핑 마트사업부 대표는 제타플렉스 개장 당일 “과감하게 트렌디한 물건을 배치했다. 현재 이 정도 식품을 갖춘 매장은 없다”​며 “​소비자들은 오프라인 점포를 직접 보고 좋다고 느껴야 온라인으로 주문한다. 당분간 매출보다 고객의 온·오프라인 연결에 집중할 계획이다. 롯데마트 브랜드에 대한 이미지를 바꿀 것”​이라고 밝혔다.​ 

강은경 기자 gong@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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