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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줄자 리모델링에 눈 돌린 건설사들, 올해 수주액 10배 늘었다

10대 건설사 8곳, 총 26개 사업장서 8조 666억 원…정비사업 감소와 리모델링 증가

2021.12.30(Thu) 15:43:17

[비즈한국] 올해 우리나라 시공능력평가액 상위 10개 대형 건설사의 리모델링사업 수주액이 지난해보다 10배가량 늘어난 8조 원을 기록했다. 도시정비사업이 줄어드는 반면 리모델링 수요가 늘어나면서 대형 건설사들이 본격적으로 리모델링 시장에 뛰어들었다는 분석이다.

 

올해 삼성물산은 서울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하이스턴(옛 대치우성2차, 사진)’ 사업 수주 이후 11년여 만에 리모델링 시장에 복귀했다. 사진=임준선 기자

 

#대형 건설사 올해 리모델링 8조 원 수주, 전년 대비 10배 증가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해 대형 건설사의 리모델링사업 수주액은 총 8조 666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7조 2791억 원(924%) 늘었다. 재건축·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이 같은 기간 17조 6722억 원에서 20조 8438억 원으로 18%가량 증가한 것과 비교했을 때 폭발적인 증가세다. ​리모델링사업을 수주한 대형 건설사는 지난해 3곳에서 올해 8곳으로, 수주 사업장은 5곳에서 26곳으로 늘어났다.

 

​대형 건설사 네 곳은 리모델링시장에서 각각 1조 원 이상 수주고를 달성했다. ​건설사별 합산 수주액은 현대건설이 1조 7408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지에스건설 1조 4176억 원, 포스코건설 1조 3923억 원, 디엘이앤씨 1조 335억 원, 롯데건설 6745억 원, 삼성물산 6311억 원, 현대엔지니어링 6047억 원, 대우건설 5721억 원으로 뒤를 이었다. 현대산업개발과 에스케이에코플랜트는 올해 리모델링사업을 수주하지 않았다.

 

대형 건설사가 수주한 리모델링 사업장은 서울·경기지역에 집중됐다. 지역별 합산 수주액은 경기 4조 1697억 원(13곳), 서울 3조 8970억 원(13곳)으로 인천이나 비수도권에서는 리모델링 실적이 없었다. 기초자치단체로 따졌을 때는 경기 수원시(1조 5890억 원, 5곳)와 군포시(1조 3671억 원, 3곳)에서 높은 수주 실적이 나왔다.

 

대규모 리모델링 사업은 공동도급(컨소시엄) 형태로 수주했다. 올해 사업 규모가 가장 컸던 서울 송파구 가락동 가락쌍용1차아파트 리모델링사업(8020억 원)은 쌍용건설(지분 26%), 포스코건설(26%), 현대엔지니어링(25%), 대우건설(23%)이, 두 번째로 규모가 컸던 서울 성동구 금호벽산아파트 리모델링사업(7090억 원)은 현대건설(60%)과 삼성물산(40%)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따냈다.

 

이 밖에 경기 군포시 산본동 개나리13단지아파트는 현대건설과 포스코건설, 경기 광명시 철산한신아파트는 현대엔지니어링과 쌍용건설, 경기 수원시 영통구 신성·신안·쌍용·진흥아파트는 현대엔지니어링과 디엘이앤씨가 컨소시엄으로 리모델링 사업을 수주했다. 5개 사업장을 제외한 나머지 21개 사업장은 대형 건설사가 단독으로 수주했다.

 

 

#재건축보다 수월한 리모델링 수요 급증

 

대형 건설사는 본격적인 사업 수주에 앞서 리모델링 전담 조직을 꾸렸다. 현대건설과 에이치디씨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말 내부 조직을 개편해 리모델링 전담부서를 만들었고, 올해는 대우건설(3월), 삼성물산(6월), 지에스건설(7월), 현대엔지니어링(10월), 롯데건설(12월)이 리모델링 전담 조직을 꾸렸다. 포스코건설은 2014년부터 리모델링 전담 부서를 운영하고 있다. 디엘이앤씨와 에스케이에코플랜트는 아직 리모델링 전담 부서가 없다.

 

리모델링사업은 지난해까지 대형 건설사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지난해 리모델링사업을 수주한 대형 건설사는 현대건설, 포스코건설, 현대산업개발 등 3곳으로, 나머지 7곳은 1년 이상 리모델링 사업을 수주하지 않았다. 그러나 올해는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 삼성물산이 서울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하이스턴(옛 대치우성2차)’ 사업 수주 이후 11년여 만에, 디엘이앤씨가 서울 강남구 대치동 ‘대치2단지 아파트’ 사업 수주 이후 5년여 만에 리모델링 시장에 복귀했다.

 

올해 대형건설사 리모델링사업 수주가 늘어난 것은 도시정비사업이 줄어든 탓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서울을 중심으로 도시정비사업을 펼치던 대형 건설사가 신규 수주 가능한 정비사업 물량이 줄어들면서 사업성이 낮은 리모델링사업까지 눈을 돌리게 됐다. 리모델링은 기본적으로 정비사업보다 일반 분양 물량이 적어 수익성이 낮다”고 설명했다. 다른 대형 건설사 관계자도 “규제가 많은 정비사업은 단지가 줄어드는데 리모델링 수요는 늘어났다. 실적을 내려면 리모델링 말고는 답이 없다”고 덧붙였다.  

 

리모델링 시장 수요도 뒷받침됐다. 한국리모델링협회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에서 리모델링사업을 추진하는 주택 단지는 93곳(6만 7243세대)으로 2019년 말(37곳, 2만 3935세대)보다 151% 늘었다. 이는 조합이 설립되거나 지방자치단체 지원을 받아 사업이 가시화된 곳으로, 아직 조합을 꾸리지 못한 추진위원회 단계 사업장을 포함하면 추진 단지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동훈 한국리모델링협회 정책법규위원장은 “리모델링에 대한 주민 의식이 바뀌면서 리모델링 추진 단지가 2~3년 사이 급격히 늘었다. 재건축 연한을 채워 사업을 추진하려면 10년이 훌쩍 넘기 때문에, 일반분양을 비싼 값에 팔 수 있는 부동산 호황기에 리모델링을 추진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 리모델링 수요가 증가하면서 대형 건설사도 시장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리모델링은 노후한 건축물을 골조를 허물지 않고 고쳐 짓는 작업이다. 골조까지 허무는 재건축은 준공 후 30년 이상이 지나야 하지만 리모델링은 준공 후 15년만 지나면 추진할 수 있다. 안전진단에서도 재건축은 D등급 이하를 받아야 하는데, 리모델링은 수직증축 시 B등급, 수평증축 시 C등급을 받으면 된다. 조합 설립을 위한 주민 동의율도 66.7%로 재건축(75%)보다 낮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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