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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인사이트] 서울 아파트 청약률이 치솟는 두 가지 이유

공급 부족한데 분양가 통제해 '로또아파트' 양산…분양가 책정 제도 변화 필요한 시점

2021.12.06(Mon) 11:29:35

[비즈한국] 아래 표는 2010년부터 2021년까지 서울 아파트 신규 청약 1순위 경쟁률이다. 이명박 정부 시절에는 저점(한 자릿수 경쟁률), 박근혜 정부에서는 약간 상승(두 자릿수 경쟁률) 하더니 문재인 정부의 청약 경쟁률은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현재 청약 통장 가입자 수는 약 2831만 명이고, 이 중 1591만 개가 1순위 통장이다. 말 그대로 ‘청약 공화국’이다.

 

자료=부동산114

  

#모두가 새 아파트로 가고 싶어 한다

 

문재인 정부 초기만 해도 선분양 제도를 폐지하고 후분양 제도를 정착시키겠다는 정책 방향성을 내보였지만, 포기한 지 오래되었다. 3기 신도시 사전청약이 본격적으로 실시되고, 심지어는 민간 분양 사업장마다 사전청약으로 유도하고 있다. 정부는 정책을 변경해서라도 청약 수요를 해소하고 싶은 마음이다.

 

왜 이렇게 서울 청약 시장이 과열되었을까? 두 가지 원인을 꼽을 수 있다. 공급이 충분하지 못하고, 분양가는 주변 시세 대비 터무니없이 낮다. 아마도 정부는 이를 반박하고 싶겠지만 실제 시장에서 아파트 잠재 수요층이 인식하는 현실은 그렇다. 

 


먼저 공급이 부족하다는 것에 대한 근거다. 신규 아파트를 바라는 수요는 매년 상승하고 있다. 1990년대생, 2000년 이후 출생 세대부터는 아파트 세대다. 아파트에 대한 충성도가 이전 세대와는 다르다. 아파트 외에는 거주하려고 하지 않는다. 

 

2021년 발표된 주거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아파트에서 아파트로 이사하려는 수요는 89.7%다. 아파트 거주자 10명 중 9명이 다시 아파트 거주를 고려한다. 심지어는 단독주택, 연립, 다세대 등에 거주하는 세대에서도 아파트로 주거 형태를 변경하려는 수요가 많다. ​

 

‘시설이나 설비가 더 양호한 집으로 이사하려는’ 수요 역시 지역과 관계없이 가장 많다. 이사 계획 인구 10명 중 6명이 새 아파트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새 아파트에 대한 수요는 매년 증가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서울에서 새 아파트를 공급할 방법은 재건축, 재개발밖에 없다는 데 있다. 신규택지가 없기 때문이다. 재건축, 재개발을 해도 증가하는 세대수는 미미하다. 심지어 재개발의 경우에는 기존 아파트보다 세대수가 줄어든다. 세대별로 훨씬 더 넓은 공간을 사용해야 하고, 기존에 없던 기반시설을 추가로 설치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문재인 정부는 재건축 공급을 제도적으로 억제하고 있다. 특히 세대수를 많이 늘릴 수 있는 사업성 높은 재건축 단지일수록 진행이 제한된다. 대표적인 재건축 억제 정책이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과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도’다. 

 

#낮은 분양가 책정, 공급 부족 상황에서는 통하기 힘들어 

 

더불어 분양가 상한제와 HUG(주택도시보증공사)의 기존 시장 가격을 무시한 분양가 책정 제도 때문에 수요가 급증했다. 신규 아파트의 분양가는 기존 구축 아파트 시세와 비교해 거의 절반 수준이다. 현재까지 가장 분양가가 높았던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2990세대, 2023년 입주 예정)의 평균 분양가 시세는 3.3㎡(약 1평)당 5600만 원 전후였다. 

 

2016년에 입주해 현재 대한민국 가장 높은 시세를 경신하고 있는 아크로리버파크는 3.3㎡(약 1평)당 1억 원이 넘은 지 오래다. 최근 전용면적 84㎡(약 34평)형이 45억 원에 거래되었으니 평당 1억 3000만 원 수준이다. 

 

래미안 원베일리는 아크로리버파크보다 입지, 상품 모든 면에서 낫다는 평가를 받는데, 분양가가 절반 수준이니 청약 경쟁에 수요자가 몰릴 수밖에 없다. 1순위 평균 경쟁률은 161 대 1이었다. 이것이 현재 서울 아파트 분양가 책정의 모순이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아파트 전경. 사진=고성준 기자

 

당첨만 되면 적게는 수억 원에서 수십억 원의 시세 차익을 볼 수 있다. 말 그대로 ‘로또아파트’다. 이렇다 보니 서울 아파트 청약에 전혀 관심이 없었던 전국의 모든 청약 가능 세대도 서울 아파트 청약에 몰입하고 있다. 없던 수요까지 만드는 분양가 정책이다. 

 

정부에서 낮은 분양가를 책정하는 것은 부동산 시세를 낮추려는 의도다. 하지만 이것은 충분한 공급이 있는 상태에서나 가능한 방법이다. 공급이 줄어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는 분양가를 아무리 낮춘다 해도 대기 수요가 많은 이상 시세 하락이 되기 어렵다. 오히려 거래 가능 시가가 되면 시세가 급상승할 수밖에 없다.

 

분양가 책정 제도의 변화가 필요하다. 가장 좋은 방법은 민간 자율에 맡기는 것이다. 정부가 시장을 믿지 못하면 시장도 정부 정책을 신뢰하지 못할 것이다. 시장을 정확히 파악한 부동산 정책이 간절한 때다. 

 

필명 빠숑으로 유명한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한국갤럽조사연구소 부동산조사본부 팀장을 역임했다. 네이버 블로그와 유튜브 ‘빠숑의 세상 답사기’를 운영·진행하고 있다. 저서로 ‘대한민국 부동산 미래지도’(2021), ‘이제부터는 오를 곳만 오른다’(2020), ‘대한민국 부동산 사용설명서’(2020), ‘수도권 알짜 부동산 답사기’(2019), ‘서울이 아니어도 오를 곳은 오른다’(2018), ‘지금도 사야 할 아파트는 있다’(2018), ‘대한민국 부동산 투자’(2017), ‘서울 부동산의 미래’(2017) 등이 있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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