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경기도 공공배달앱 ‘배달특급’이 출시 1년을 맞았다. 지난달까지의 거래액은 900억 원으로 올해 목표액인 1000억 원에 가까운 성과를 냈다. 하지만 1년간 막대한 혈세가 투입됐는데도 민간 배달앱에 뒤처지고 있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첫돌 맞은 ‘배달특급’ 얼마나 성장했나
지난해 12월 1일 서비스를 시작한 배달특급이 출시 1년을 맞았다. 배달특급은 경기도가 운영하는 공공배달앱으로 과도한 수수료 및 광고비용 등이 없는 ‘중개수수료 1%’의 착한 배달앱으로 화제가 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대통령 당선 시 배달특급을 전국으로 확대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하기도 했다. 배달특급은 이 후보가 경기지사 재임 중 선보인 서비스다. 이 후보는 “배달특급을 전국으로 확장할 것”이라며 “모바일을 통해 우리 동네 슈퍼와 소매점에서 생필품과 과일, 채소 등을 간편하게 배송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배달특급은 전국 지자체에서 앞다퉈 선보인 공공배달앱 중 성과가 가장 좋은 서비스로 꼽힌다. 화성, 오산, 파주 3개 지역에서 시범운영을 시작한 후 현재 경기도 내 30개 지자체로 서비스 권역을 확대했다. 31개 지자체 중 자체적으로 배달앱을 운영하는 성남시를 제외한 30개 지자체가 모두 서비스 지역이다.
누적거래액은 지난 11월 30일 기준 900억 원을 넘어섰다. 서비스 가맹점은 약 4만 3300개, 누적 주문 수는 347만 건 이상이다. 경기도주식회사 관계자는 “연말까지의 배달특급 누적거래액 목표를 1000억 원으로 잡았다. 현재 900억 원으로 집계돼 어느 정도 목표치를 달성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다른 공공배달앱이 이용자 감소로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 배달특급은 거래액 및 사용자 수치가 지속해서 증가세를 보여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공공배달앱 사이에서의 성과일 뿐, 민간 배달앱을 따라잡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뒤따른다.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등과 비교했을 때 배달특급의 시장 점유율은 확연히 떨어진다.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배달특급의 최근 월 이용자 수(MAU)는 50만 명대다. 반면 배달의민족은 2000만 명을 넘어섰고, 쿠팡이츠도 약 550만 명에 달한다.
김익성 동덕여대 교수(한국유통학회 명예회장)는 “공공배달앱이 민간 배달앱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민간 배달앱의 경우 이익을 내기 위해 좋은 인력을 투입하고 지속적으로 서비스를 개선하지만, 공공배달앱은 적극적인 투자가 지속되기 어렵다. 지자체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라면서 “지자체장이 공공배달앱에 얼마나 투자하고 관심을 두느냐에 따라 성과가 크게 좌우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자체 예산 털어 프로모션, “수수료 1%로 장기적 운영 어려울 것”
배달특급이 다른 공공배달앱에 비해 성과를 낼 수 있던 것은 막대한 예산 투입 덕분이다. 배달특급은 서비스 초기만 해도 성과가 미미했다. 소비자로서는 할인 혜택이 다양한 민간 배달앱을 두고 굳이 배달특급을 사용할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용률이 떨어지니 자영업자의 반응도 시큰둥했다. 수수료 1%의 파격 조건임에도 자영업자 상당수가 ‘주문이 거의 없다’는 이유로 배달특급을 선호하지 않았다.
결국 배달특급이 꺼내든 카드는 ‘프로모션’이다. 할인 이벤트 등을 지속적으로 진행해 소비자의 관심을 끌었다. 특히 각 지자체와 협업한 프로모션을 대대적으로 진행하면서 이용률이 높아졌다. 지역화폐 사용 시 배달비에서 최대 3000원을 할인하는 이벤트 외에도 신규 가입 시 1만 원 할인 쿠폰 증정 등의 프로모션을 지자체별로 다양하게 진행 중이다.
할인 혜택이 늘어나면서 소비자 유인 효과가 커졌지만, 그만큼 혈세 투입도 늘어난 셈이다. 배달특급은 올해 운영 예산이 137억 원 편성됐다. 지자체와 협업하는 프로모션 등에는 지자체 예산까지 상당 부분 들어간다. 경기도주식회사 관계자는 “지자체와 협업이 늘어나며 프로모션 등도 확대됐다. 매월 다른 행사 등이 진행 중”이라며 “정확한 프로모션 예산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다. 다만 지자체와 협업한 프로모션의 경우 지자체 예산으로 진행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배달특급 이용 시 배달비 3000원 할인 쿠폰을 증정하는데, 이 경우 시에서 할인된 금액을 부담하고 있다. 다른 이벤트도 여러 개 진행하고 있어 계속해서 예산이 투입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익성 교수는 “공공배달앱은 정부 지원, 지자체 예산 등이 가장 중요하다. 수수료 1%로는 장기적 운영이 힘든 상황”이라며 “하지만 막대한 세금이 계속해서 투입되면 국민 반감이 커질 수도 있다. 정부는 소상공인 보호를 위한 취지를 적극적으로 홍보하며 사회적 가치 부분에서 협의를 끌어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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