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완성차 5사 중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인 현대차와 기아차 인기 차종의 신차 출고 적체 현상이 장기화될 조짐이다. 

다른 완성차 업체인 한국GM, 르노삼성, 쌍용차의 경우 소비자가 어떤 신차를 주문해도 대체로 한 달 안팎의 기간에 출고된다는 점에서 확연하게 대비된다. 왜 그럴까. 

원인은 국내 신차 내수시장 점유율이 월등히 높은 ​현대차와 기아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호 쏠림 현상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여기에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으로 생산 차질까지 맞물리면서 현대차와 기아차 인기 차종의 경우 신차 주문 후 출고 대란 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다. 실제로 올해 3분기까지 현대차와 기아차의 누적 생산 실적은 2019년 동기 대비 14% 감소했다. 

반면 한국GM, 르노삼성, 쌍용차는 소비자들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낮아 신차 출고 대기 이슈는 없는 상황이다. 이들 3개사는 주문 후 한 달 이내 출고를 강조하면서 올 연말 종료 예정인 개별소비세 인하 혜택에 추가 할인을 제공하는 형식으로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신차 구매정보 플랫폼인 겟차는 현대차와 기아차의 신차 출고 상황에 대한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 플랫폼은 신차 소비자와 딜러를 온라인으로 연결하는 마켓플레이스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현재 계약을 할 경우 현대차의 경우 아반떼 5개월, 아이오닉5 8개월이 걸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인기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인 싼타페 하이브리드는 9개월 이상 걸리고 승합차인 스타리아와 화물차 포터도 최소 4개월 이상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경형 SUV인 캐스퍼의 경우에도 약 4개월 가량 소요된다. 

현대차의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인 제네시스 GV60는 1년 이상, GV70은 5개월 이상, GV80은 6개월 이상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단의 경우 상대적으로 빠른 출고가 가능하지만 이 또한 약 2개월 걸린다.

기아차의 경우 K시리즈 중 인기 차종인 K5가 4개월 이상, K8은 8개월 이상이 걸렸다. SUV 차종인 스포티지는 9개월 이상,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11개월 이상 필요했다. 다목적차량(MPV)인 카니발은 7개월 이상, 화물차 봉고3 또한 8개월 이상 기다려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신차 중에도 상대적으로 출고가 빠른 차종도 있다. 쏘나타, 팰리세이드, 제네시스 G90, K3, 스팅어, 니로 등은 약 1개월 만에 받아 볼 수 있다. 

겟차 관계자는 “현대차와 기아차의 신차 구매를 계획하는 소비자라면 늦어도 3개월 전부터 준비를 시작해 미리 계약을 걸어두는 것을 추천한다”며 “담당 딜러를 통해 계약 취소(재고) 차를 출고하는 것도 빠른 방법이 될 수 있다”고 권고했다.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차량용 반도체 해외 의존율은 98％에 달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글로벌 펜데믹에 따른 전세계 완성차 업계의 수요 예측 실패와 반도체 업계가 마진율 높은 전자기기용 반도체 생산에 주력하면서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이 터졌다.​ ​

공급난에 따른 인기 신차 출고 대기 장기화 현상은 상당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지난 8일 ‘차량 반도체 수급난 현황 진단과 향후 과제’ 보고서를 통해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이 최악의 경우 내후년(2023년)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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