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0(제로)’. 브랜딩 초반 전우성 이스트소프트 딥아이 이사가 안경 쇼핑 플랫폼 ‘라운즈’ 브랜드를 보고 떠오른 숫자다. 라운즈라는 브랜드를 아는 사람이 없었다. 그래도 지금은 ‘소비자 맞춤형 비대면 브랜드’로 아는 사람들 사이에선 이름나 있다. 아무도 모르던 브랜드를 어떻게 소비자들에게 각인할 수 있었을까. ‘브랜드비즈컨퍼런스 2021’의 오후 두 번째 강연자로 나선 전 이사가 그 전략을 공유했다.
코로나가 세상을 불어닥쳤고, 인지도가 없던 라운즈에는 ‘리브랜딩(Rebranding)’이 절실했다. 전 대표는 “라운즈는 2017년 온라인 쇼핑몰 서비스를 시작해 매년 매출이 두 배 정도 성장했다. 그런데 코로나가 덮쳤고 성장세 역시 주춤하게 됐다. 이런 시기일수록 브랜드를 강화하고 알려야 한다는 공통된 생각이 회사에 있었다”며 브랜딩을 도맡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리브랜딩을 위해 전 이사는 하나에 집중했다. 바로 ‘핵심 경험’이다. 전 이사가 정의한 핵심 경험이란 하나의 기업, 서비스, 브랜드가 고객에게 전달하는 단 한 가지의 경험이다. “핵심 경험을 특정하기 위해 질문 세 개를 던졌어요. 이 브랜드는 어떤 탄생 배경을 거쳤는지, 사람들이 이 브랜드를 사용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이 브랜드가 없다면 사람들이 가장 불편해야 할 부분은 무엇인지를요.”
고민하니 답이 보였다. 온라인 쇼핑이 일상이 됐지만, 온라인 안경 쇼핑에는 단 하나의 ‘페인포인트(pain point·불편함)가 있었다. 바로 소비자가 본인에게 어울리는지 안경을 직접 써보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라운즈의 핵심 경험이 정립됐다.
핵심 경험을 정하니 어떤 기술을 들여야 할지도 명확해졌다. 기존 부가기능으로 제공하던 실시간 가상피팅 기술을 핵심 경험으로 정의하고 이를 중심으로 리브랜딩을 전개했다. 이 과정에서 타깃층도 특정할 수 있었다. 결국 기업이 내놓는 실시간 가상피팅 기술이 잘 활용되고 그 과정에서 브랜드가 알려지려면, 스마트폰에 익숙하고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는 데 거부감이 없는 사람들을 공략해야 했다. 그렇게 18~35세 사이의 MZ세대를 타깃으로 리브랜딩이 진행됐다.
전우성 이사는 리브랜딩을 하면서 ‘소비자들의 첫 경험 전환’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고 밝혔다. 리브랜딩을 위해서는 앱 외관을 가꾸는 노력도 필요하지만, 결국엔 서비스 자체의 장점을 특화하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는 것. 전 이사는 “가상 피팅을 현실처럼 생생하게 만들려 했다. 소비자들의 얼굴형을 분석하고 소비자들의 취향에 맞게 적절한 상품을 추천할 수 있도록 기술을 개발하는 데 집중했다. 손쉽고 빠르게 상품을 찾을 수 있도록 탐색 기능도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결과는 어땠을까. 꽤나 성공적이었다. MZ세대의 앱 사용 비중은 30%에서 70%로 늘어났다. 이들 세대에서 브랜드 인지도도 높아졌다. 전 이사는 “경험에 중점을 맞춰 브랜드를 키워갈 생각이다. 그러다 보면 안경 쇼핑에 대한 인식도 점차 스마트하게 바뀌어가지 않을까”라며 웃어 보였다.
김명선 기자
line23@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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