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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쓸비법] 재산을 숨긴 채무자에게 돈 받는 방법

민사소송 전 부동산·예금 등 재산 가압류 결정 받아놔야…평소 채무자 거래방식 눈여겨보는 게 최선

2021.09.27(Mon) 14:05:07

[비즈한국] 기업들은 때론 돈만 가지고는 설명하기 어려운 결정을 한다. 그 속에 숨어 있는 법이나 제도를 알면 더욱 자세한 내막을 이해할 수 있다. 새로 시작하는 ‘아두면 모 있는 즈니스 률’은 비즈니스 흐름의 이해를 돕는 실마리를 소개한다.

 

사업을 하다 보면 미수채권이 쌓인다. 미수채권을 방치하면 거래 내용에 따라 1~3년의 단기 소멸시효가 적용돼 미수채권이 소멸할 우려가 있다. 따라서 정식 민사소송이나 지급명령을 신청해 판결 등 집행권원을 확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런데 판결을 받았다는 것과 미수채권 회수는 전혀 다른 문제다. 판결이 선고됐음에도 채무자가 임의로 갚지 않는다면 압류 및 추심 신청, 부동산 강제경매 신청 등을 통해 (민사) 집행 절차에 착수해야 한다. 그런데 이러한 집행 절차에 들이는 시간과 비용이 만만치 않다.

 

판결이 선고됐음에도 채무자가 임의로 갚지 않는다면 압류 및 추심 신청, 부동산 강제경매 신청 등을 통해 (민사) 집행 절차에 착수해야 한다. 그런데 이러한 집행 절차에 들이는 시간과 비용이 만만치 않다.


예를 들어 부동산 강제경매의 경우 그 절차가 완료되기까지 최소 6개월이 걸린다. 또 △다른 채권자가 유치권을 설정해 놓아서 경매가 지연되거나 △추운 겨울이라는 이유로 법원 명도 집행을 미루거나 △보증금을 날린 임차인이 이사비를 요구하는 등 착수 시점에는 상상도 못 했던 온갖 변수가 발생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부동산 경매, 명도 시 재야의 숨은 고수들이 등장해 해결사 역할을 자청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예금채권 압류 및 추심의 경우 채무자가 은행 지점장과의 친분을 이용해 압류 결정문 송달 직전 지점장으로부터 압류 결정 사실을 귀띔받고 예금을 인출해 버리는 사례도 있다. 이 경우 압류 결정이 집행되더라도 예금계좌의 잔액은 0원이므로 당연히 채권을 회수할 수 없다.

 

그런데 위와 같이 집행 절차 착수 이후 변수가 발생하는 것은 그나마 나은 사례다. 채무자에게 재산이 아예 없다면 집행 절차에 착수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때는 그저 채권금액을 확인받고 소멸시효 기간을 10년으로 연장받았다는 데 판결의 의미를 둘 수밖에 없다. 다만 변호사가 이러한 사정을 설명하며 양해를 구하더라도, 의뢰인은 “이런 종이 받으려고 사건을 의뢰한 줄 아냐”는 불만을 나타내기 마련이다.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면 민사소송 등을 착수하기 전에 미리 채무자의 재산을 찾아보고, 적당한 재산이 있다면 가압류를 해두는 것이 좋다. 채무자에게 예금·매출·보증금 채권, 부동산, 자동차 등의 재산이 있다면 이에 대해 가압류 결정을 받아 놓는 것이다.

 

문제는 합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채무자의 재산을 정확히 수색하는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우선 채무자의 주소지에 해당하는 사무실과 거주지 등이 누구의 소유인지 부동산 등기부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 채무자 소유라면 바로 부동산 가압류를 신청하면 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자기 명의로 부동산을 가지고 사업을 하는 사람은 드물어서 그 부동산은 대체로 제 3자 소유일 가능성이 크다.

 

합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채무자의 재산을 정확히 수색하는 방법이 마땅치 않다. 판교의 한 공공임대주택 모습으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다. 사진=이종현 기자


채무자가 제 3자 소유의 부동산을 임차해 사업을 영위하는 경우 임차 보증금을 가압류하는 방법도 있다. 그러나 이를 알아챈 채무자가 의도적으로 차임 지급을 중단함으로써 보증금이 미납 차임에 의해 모두 상계돼 보증금 잔액이 0원이 되어 버릴 수도 있다.

 

그리고 예금계좌 가압류의 경우, 채무자가 주거래 계좌를 시중은행에서 외국계 은행 등 인지도가 낮은 금융기관으로 변경하는 방법으로 가압류를 회피할 수도 있다.

 

채무자의 재산을 찾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국세청 전산에 접속해 채무자 명의의 부동산을, 은행 전산에 접속해 계좌를 확인하는 것이다. 그러나 채권자는 이러한 전산에 접속할 권한이 없다.

 

그래서 신용정보회사에 채무자의 재산조사를 의뢰하기도 하는데,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정보는 신용정보(신용등급, 신용카드 개설정보, 대출금/연체내역 등), 개인사업자 보유 여부 정도에 불과하다.

 

과거에는 의뢰인이 알아서 채무자의 재산을 정확히 찾아내서 가압류를 의뢰하는 경우도 있었다. 채권자를 대리하는 변호사 입장에서 채무자 재산을 발견한 것은 매우 잘된 일이기 때문에, 구태여 재산 발견 경위를 묻지 않고 전달받은 정보에 따라 가압류를 신청했다.

 

그런데 2010년경 수원지방법원은 다음과 같은 범죄사실에 대해 유죄판결을 선고했다(2010고정33). “***정보 주식회사 직원 등 8명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전산망에 접속해 수신자 정보조회를 할 수 있는 요양기관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이용·접속해 자신들에게 배당된 채무자의 개인정보를 조회했고 그 결과를 채권추심업무에 활용함으로써 정보통신망을 통해 처리 보관되는 타인의 비밀을 침해했다.”

 

전산망에 접속해 정보를 수집하는 관행에 대해 최근 명시적으로 유죄판결이 선고됐고 전산 운영기관의 내부 감사도 강화됐다.


앞뒤 사정을 살펴보면 과거에는 지인 등을 통해 전산망에 접속해 정보를 수집하는 일이 적지 않게 있었던 것으로 추측된다. 다만 그러한 관행에 대해 명시적으로 유죄판결이 선고됐고 전산 운영기관의 내부 감사도 강화됐으며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경각심도 고조되다 보니 탈법적인 관행은 많이 사라진 것 같다.

 

결국 평소 채무자의 거래방식과 거래 상대방을 잘 눈여겨 보는 것 외에 달리 뾰족한 방법이 있지는 않다. 가령 채무자가 백화점, 대기업과 정기적으로 거래한다면 백화점 등에 대한 매출채권은 채무자의 급소가 된다. 국내 백화점 등은 협력업체를 매우 철저히 관리한다. 따라서 백화점 등이 협력업체의 채무 미납·연체를 인지하거나 심지어 백화점 자신이 제3의 채무자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가압류 결정문을 받게 되는 경우, 해당 협력업체에 조속한 해결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버스운송수입금, 카드매출채권, 쇼핑몰의 PG사에 대한 매출채권 등 채무자의 사업방식에 비추어 볼 때 그 존재가 추측되는 재산을 개별적으로 발굴할 필요도 있다.

 

이 모든 사정을 고려하는 것이 골치 아픈 경우 거래 개시 시점에 상대방으로부터 담보(이행보증)를 받아 놓는 방법도 있다. 문제가 발생하면 그 담보에서 변제를 받으면 되므로 간편하다. 다만 지나치게 많은 금액의 담보를 요구하는 경우 갑질로 오해받을 수 있으므로 담보금액 설정 시 거래 규모와의 비례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정양훈 법무법인 바른 파트너 변호사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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