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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상품 '우주패스' 내놓은 SK텔레콤, 5G 속도 실현은 언제쯤…

'4년 내 3600만 목표' 미래 먹거리 꿈꾸지만 통신망 투자 전년 4분의 3 수준으로 줄어

2021.09.22(Wed) 11:59:04

[비즈한국] SK텔레콤이 8월 31일 신개념 구독 서비스 ‘T우주’를 선보이며 구독경제 시장에 진출했다. 본인이 가입한 통신사와 상관없이 매달 구독료를 내고 아마존, 11번가, 구글 등에서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구독 상품이다. 상품의 이름은 ‘우주패스’. 글로벌 기업부터 소상공인, 스타트업의 서비스까지 전 국민이 이용 가능한 구독 플랫폼을 추구한다는 철학을 ‘우주’라는 이름에 담았다. SK텔레콤이 세운 목표는 ‘2025년까지 구독 가입자 수 3600만, 거래액 8조 원’이다. 지난 6일에는 T우주의 시작을 알리는 신규 광고 캠페인을 공개하며 구독경제의 새 패러다임을 열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다만 이를 두고 이동통신 사업에 대한 투자보다 구독경제 플랫폼 사업에 집중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5세대(5G) 통신 서비스 출범 당시 강조한 초고속, 초저지연, 초연결 기술에 대한 신뢰를 얻지 못한 상태에서 올 2분기 무선 시설투자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분의 1 수준 감소한 탓이다.

 

SK텔레콤이 구독 서비스 ‘T우주’를 선보이며 구독경제에 뛰어들었다. 홍대입구역 9번 출구 인근에 위치한 T팩토리 전경. 사진=강은경 기자


#체험관 전시·구독 전문 매장 도입…공격적인 마케팅

 

홍대입구역 9번 출구 인근 T팩토리에는 T우주 출시 기념으로 기획된 전시 ‘미퓨의 방’이 방문객을 맞고 있다. 전시는 우주인 ‘미퓨’라는 가상 인물의 침실, 런드리룸, 부엌, 다이닝룸, 정원을 둘러보며 우주를 오감으로 체험하는 코스로 구성돼 있다. 구독 서비스를 직접 드러내는 대신 우주인의 방이라는 콘셉트를 즐기고 인증샷을 남기는 공간으로 꾸몄다. 캐비닛이나 소품에 붙은 제휴사 로고를 자세히 살펴봐야 우주패스 상품 홍보 공간임을 알아차릴 수 있다. 주요 제휴사인 아마존의 경우도 식물과 거울로 둘러싸인 ‘미퓨의 정원’으로 형상화됐다.

 

전시 ‘미퓨의방’은 T우주와 우주패스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보다 방문객이 우주라는 콘셉트를 즐기는 데에 방점을 뒀다. 사진은 미퓨의 침실(위)과 정원의 모습. 사진=강은경 기자


T우주 서비스에 대한 소개는 전시 마지막 순서에 한 차례 제공된다. 각 공간에서 수행해야 하는 미션을 마치면 진행을 돕던 직원이 우주패스 상품을 짧게 설명한다. 대표 상품인 ‘우주패스 all’은 월 9900원에 11번가 3000포인트, 아마존 무료 배송 및 1만 원 할인 쿠폰, 구글 원 멤버십 100GB를 기존 제공하고 추가로 제휴사의 혜택 한 가지를 선택할 수 있는 상품이다. 이 외에도 절약형에 해당하는 ‘우주패스 미니’가 있다.

 

SK텔레콤은 T우주의 성공에 기대를 걸고 있다. 매월 요금을 내고 이용하는 이동통신 서비스 자체가 이미 구독경제의 성격을 띠어 노하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주패스 출시 일주일 만에 타 통신사 이용자 포함 15만 명이 가입했다. 3개월간 가입 첫 달 1000·100원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영향도 크지만,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구독 서비스에 대한 호응을 이끌어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3400여 개 지점을 통해 유통망이 확보돼 있고, 이 중 1000여 개 매장은 구독 전문 상담을 받을 수 있는 전문 매장으로 전환하고 있다. 월정액 서비스 관련 역량과 고객관리 노하우 등에서 앞서 있기 때문에 앞으로 구독 경제에서 큰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2편의 T우주 광고 캠페인(위)을 공개하며 마케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래 이미지는 우주패스 all과 우주패스 mini 상품 소개. 사진=SK텔레콤 제공


#구독경제 올라탄 SK텔레콤, 정작 5G는?

 

일정 금액을 지불하고 상품 및 서비스를 정기적으로 제공받는 구독경제는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8월 2일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구독경제 시장 규모는 2016년 25조 9000억 원에서 2020년 40조 1000억 원으로 대폭 성장했다. SK텔레콤은 글로벌 구독시장이 2025년 3000조 원으로 성장하고 국내 구독시장 역시 2025년 100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용자를 묶어두면서 동시에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할 수 있는 구독경제는 IT, 유통 기업에게는 매력적인 사업이다. SK텔레콤이 T우주를 새로운 ‘미래 먹거리’로 바라보는 이유기도 하다. SK텔레콤은 T우주 출시 당시 “구독 상품의 확대는 이동통신 시장 기변 매출 규모 축소 및 코로나19로 인한 내방 감소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되는 유통망 입장에서도 새로운 수익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구독상품 판매를 통해 수수료나 인센티브 등 추가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5G 품질에 대한 불만이 계속되면서 SK텔레콤이 이동통신 사업보다 구독 플랫폼 사업에 집중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사진=SK텔레콤 제공

 

하지만 정작 통신망 투자액이 줄면서 올해 상용화 2주년을 맞은 5G 등 이동통신 서비스 품질 관리는 소홀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T우주 출시일인 8월 3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동통신 3사의 5G 서비스 품질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작년과 비교해 속도나 옥외 커버리지 면적은 다소 개선됐지만 여전히 이론상 최대 20Gbps(초당 기가비트)까지 가능하던 초기 홍보 내용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통신사들은 5G 상용화 초기 ‘LTE보다 전송 속도가 20배 빠른 20Gbps까지 가능하다’며 광고한 바 있다. SK텔레콤은 다운로드·업로드 속도 분야에서 923Mbps를 기록하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 평가에도 3사 중 1위를 차지했지만 LTE(전국 평균 다운로드 속도 153.10Mbps)의 약 6배 수준에 그친다.

 

여기에 무선 시설투자액 규모는 전년의 4분의 3 수준으로 감소했다. 8월 11일 SK텔레콤의 2분기(4~6월) 실적 발표에 따르면 무선 시설투자액은 683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9178억 원)보다 25.6% 급감했다. 같은 기간 5G 가입자 수가 770만 명 증가해 전체 영업이익(3966억 원)의 83%(3284억 원)를 견인한 것과 대조적이다.

 

통신사들을 대상으로 한 ‘5G 소송전’도 현재진행형이다. 7월 8일 소비자 237명이 SK텔레콤을 상대로 5G 피해 보상을 요구하는 첫 공판이 열린 데 이어 10월 14일 2차 공판이 예정돼 있다. 소비자들의 품질 불만이 계속되면서 공동 소송 플랫폼 ‘화난사람들’을 통해 모인 소비자 526명도 6월 30일 이동3사를 상대로 소장을 접수하고 추가 모집을 진행 중이다.

 

SK텔레콤 측은 주파수와 관련한 기술적인 문제 때문에 이론상 가능한 'LTE 20배 속도‘를 실현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28GHz(기가헤르츠) 주파수 이용 시 속도를 개선할 수 있지만, 이는 도달률과 회전성에서 한계가 있어 전 세계적으로 3.5GHz 주파수가 이용되고 있다는 것. SK텔레콤 관계자는 “세계적으로도 28GHz를 B2C로 완전히 실현한 사례는 없다. SK텔레콤은 5G의 속도와 커버리지 측면에서 앞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5G 상용화 첫해였던 지난해에는 평년보다 투자액 규모가 컸다.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투자를 더욱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용구 숙명여자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SK텔레콤은 2400만 명 가입자, 아마존 연계 서비스 등을 확보해 구독경제 전망이 밝다”면서도 “이제는 사업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가치도 중요한 시대다. 통신 품질, 인프라 구축 등 본업에서 기본기를 갖추면서 차별성 있는 편익을 제공하는 것이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길”이라고 말했다.​

강은경 기자 gong@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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