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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퀵커머스' 상표 확보 맞붙은 배민 vs 쿠팡, 승자는 누가 될까

후발주자 쿠팡이 '퀵커머스' 상표 선출원…배민은 '식별력'으로 응수

2021.08.17(Tue) 13:01:03

[비즈한국] 쿠팡이츠 운영사 ‘쿠팡’과 배달의민족(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이 이번엔 퀵커머스 영역에서 맞붙었다. 퀵커머스 시초격인 배민 ‘B마트’에 지난달 쿠팡이 ‘쿠팡이츠 마트’로 도전장을 내밀면서 시장이 급격히 커질 전망이다. 

 

지난달 쿠팡이츠가 시범 서비스로 ‘쿠팡이츠 마트’를 시작하며 퀵커머스 영역에 불이 붙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존의 업계 강자는 배민의 ‘B마트’로 식료품과 생필품을 주문 즉시 배달하는​ 형태로 코로나19 상황에서 큰 성장을 이뤄냈다. 사진=각 사

 

상표권 선점을 둘러싼 물밑 전쟁도 치열하다. 서비스 출시 전에 ‘퀵커머스’ 관련 상표들을 대거 출원한 쿠팡과 달리 배민은 퀵커머스 사업인 ‘B마트’를 시작한 지 2년여 만인 지난달 관련 상표들을 출원했다. 쿠팡보다 두 달가량 상표 출원이 늦었지만, 배민은 로고와 명칭 등 식별력 면에서 차이를 뒀다. 상표 선점을 둘러싼 양측의 싸움이 어떻게 전개될지 짚어봤다. 


#사업 늦게 시작했지만 상표는 먼저 출원한 쿠팡

 

퀵커머스는 ‘즉시 배송’을 뜻하는 용어로, 보통 고객이 생필품 등을 주문하면 짧게는 10분대에서 1시간 내에 가까운 거리까지 배송해주는 서비스를 뜻한다. 배달의민족은 ‘B마트’라는 명칭으로 2019년 11월부터 서울과 인천, 경기 일부 지역에서 서비스를 해왔다. 상품을 주문하면 1시간 이내로 배달하는 온라인 장보기 서비스다. 쿠팡이츠는 지난달 쿠팡 본사가 있는 서울 송파구에서 ‘쿠팡이츠 마트’라는 명칭으로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 쿠팡이츠 마트는 배달 시간을 10분대로 당기며, 빠른 배달을 특징으로 내세우고 있다.

 

상표권 선점을 위한 ​양측의 ​싸움도 물밑에서 치열하다. 서비스는 배민이 먼저 시작했지만 상표는 쿠팡이 먼저 출원했기 때문. 쿠팡은 퀵커머스 서비스 출시 이전인 ​지난 6월 11일 ‘쿠팡이츠 마트’, ‘쿠팡이츠 마트라이더’와 함께 ‘퀵커머스’, ‘큐커머스’ 등 즉시 배송 서비스 관련 상표들을 대거 출원했다. 뒤이어 8월 초 배민이 ‘퀵커머스 Q’, ‘큐커머스’, ‘배민 퀵커머스’ 등으로 다양하게 관련 상표들을 출원했다. 

 

관전 포인트는 여럿이다. 선출원주의에 따라 상표를 먼저 출원한 쿠팡이 등록받을 가능성이 있지만, 단순히 ‘퀵커머스’라는 명칭으로 상표를 출원한 쿠팡과 달리 ‘퀵커머스 Q’, ‘배민 퀵커머스’ 등 식별력에 신경 쓴 배민의 상표가 등록받을 가능성도 있다.  

 

실제 쿠팡의 출원상표에 대해 특허청은 의견제출통지서에서 “퀵커머스, 큐커머스는 해당 분야에서 ‘퀵서비스만큼 빠른 즉시 배송 서비스(상거래) 등을 의미하는 신조어로 다수인이 사용 중이므로 식별력을 인정하기 어렵다. 또한 경업자의 자유 사용 필요성이 높아 공익상 특정인에게 독점적인 권리를 허락하기에 적합하지 않는 표장에 해당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상표 출원은 쿠팡이 두 달가량 앞서지만, ‘퀵커머스 Q’, ‘배민 퀵커머스’​등 배민의 상표가 식별력을 입증하기 유리한 상황이다. 사진=특허정보사이트 키프리스

 

이에 대해 공우상 공앤유 특허사무소 변리사는 “특허청이 의견을 제출한 바와 같이 쿠팡의 출원상표는 식별력이 떨어진다. 다만 쿠팡이 관련 상표를 전방위적으로 출원하고 우선 심사까지 요청한 걸 보면, 해당 상표를 사용한 사업을 시작했거나 본격적으로 준비 중일 것이다. 배민 측이 완전 선점하는 것을 막기 위한 의도일 수도 있다. 지금으로선 ‘퀵커머스’, ‘큐커머스’ 앞뒤로 로고나 회사명을 붙인 배민 쪽이 식별력이 높아 등록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퀵커머스 경쟁 심화되는데…‘세컨더리 미닝​ 노리나

 

퀵커머스 서비스를 둘러싼 업계 경쟁은 날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요기요를 운영하는 딜리버리히어로도 지난해 10월 퀵커머스 서비스인 ‘요마트’를 론칭했다. 

 

요기요를 인수한 GS리테일은 “기존 GS25, GS더프레시, 랄라블라 등 소매점, 물류 센터망과 연계해 퀵커머스 시장에서 시너지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 외에도 위메프의 배달 앱 ‘위메프오’가 연내 단건 배달 서비스 개발을 완료할 예정이라고 밝혔으며, 메쉬코리아의 배달대행 업체 ‘부릉’도 신선식품 새벽배송 업체 오아시스마켓과 손잡고 퀵커머스 시장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 이들은 최근 합작법인 ‘주식회사 브이’를 설립했으며 올해 안에 관련 서비스를 내놓을 예정이다. 

 

퀵커머스 서비스를 꾸준히 확대한 배민의 성장도 눈에 띈다. 배민은 다음 달부터 B마트 서비스를 대전 중구로 확대할 계획을 밝혔다. 비수도권에 서비스하는 건 이번이 처음으로, 업계에선 ‘10분 내 도착’이라는 속도로 승부하는 쿠팡이츠 마트에 대비해 B마트가 전국 단위 확장성을 내걸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퀵커머스’ 상표를 둘러싼 쿠팡과 배민의 선점 경쟁도 여기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측된다. ‘퀵커머스’ 상표를 선점함으로써 소비자에게 업계 선두로 인식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쪽이 퀵커머스, 큐커머스 상표를 등록받게 되면 관련 서비스에서 해당 업체만 이를 사용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양측 모두 세컨더리 미닝(오랫동안 특정 상품만을 가리켜 사용되면서 상표화가 허용된 호칭)을 노리는 게 아닐까 추측된다. 사용에 의한 식별력을 가져와 퀵커머스 서비스에서 승기를 가져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쿠팡이츠의 등판으로 이젠 음식 배달을 넘어 ‘마트 즉시 배송’ 영역에서도 출혈 경쟁이 시작됐다”고 분석했다.

김보현 기자 kbh@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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