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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떼부장에 고함] '센 언니' 제시처럼, 나다운 자신감으로 직장생활 버티기

세간의 평가 뒤에 감춰진 인고의 시간…"자신감은 타고나는 게 아니라 배우는 것"

2021.06.01(Tue) 10:23:58

[비즈한국] 국내 대중문화계에서 손꼽는 ‘센 언니’들이 참 많지만, 요즘 최고의 ‘센 언니’는 가수 제시가 아닐까? 2020년 발표된 곡 ‘눈누난나’와 MBC ‘놀면 뭐하니’의 ‘환불원정대’ 활동을 통해 인기의 정점을 찌르더니, 그녀는 심지어 자신의 이름을 내건 OTT 프로그램 토크쇼인 ‘제시의 쇼!터뷰’를 진행하기도 한다. 가요계와 예능계를 아우르는 가장 핫한 스타 중 하나로 떠오른 제시. 얼마 전에는 이러한 인기를 방증하듯 그녀가 KBS 2TV ‘대화의 희열 시즌 3’의 토크쇼 게스트로 출연해 눈여겨보게 됐다.

 

사진=KBS 대화의희열 방송 캡처

 

‘센 언니’의 거침없는 입담을 기대하며 챙겨본 ‘대화의 희열’의 제시. 놀랍게도 이 ‘센 언니’가 이 자리까지 오기까지 참으로 고생이 많았더라. 2005년 ‘제2의 보아’라는 주목을 받으며 ‘제시카 HO’​라는 이름으로 데뷔와 동시에 쫄딱 망하는 쓰라린 역사가 있었고, 그 뒤로는 ‘업타운’의 윤미래를 대신하여 랩을 처음 하기 시작했단다(맙소사 제시는 본래 래퍼가 아닌 싱어였다!). 

 

결국 업타운의 활동도 좋은 끝을 보지 못했고, 이후 그녀는 ‘럭키제이’라는 이름으로 활동을 했으나 역시나 이 활동으로도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단다. 그리고 이제 정말 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 출연했던 tvn의 여성 랩퍼 오디션 ‘언프리티 랩 스타’를 통해 비로소 ‘제시’라는 이름으로 활동을 시작, 지금의 위치까지 올 수 있었다. 가슴에 품은 꿈 하나로 가족을 뒤로하고 한국살이를 시작한 10대의 사춘기 소녀가 30대에 위풍당당한 스타가 되기까지, 데뷔부터 꼬박 15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단 한 번도 특유의 당당한 모습을 저버린 적 없는, 제시의 자신감 넘치는 캐릭터 항상성에 존경심마저 들 정도였다.

 

그런데 ‘대화의 희열’에서 이날 제일 흥미로웠던 건 ‘센 언니’라는 세간의 평가에 대한 그녀의 솔직한 발언이었다. “많은 사람이 날 ‘센 언니’라고 하지만, 아니에요. 저는 지금도 계속 무너져요. 힘든 것도 계속 있고요.” 그 어떤 사람들의 시선이나 코멘트에도 무너질 기미 1도 보이지 않는 ‘센 언니’ 제시에게도 계속 무너지는 순간들이 있다니! 그녀도 나와 혹은 우리와 다르지 않다는 생각에 순간, 마음 한편이 아릿해졌다.

 

사진=KBS 대화의희열 방송 캡처

 

데뷔부터 15년, 무대를 갈망하고 헤맸던 그녀가 이 긴 시간 버틸 수 있게 스스로를 다독일 수 있었던 힘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하나뿐인 인생, 나답게 살자’라는 마음가짐으로 여기까지 버틸 수 있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수많은 대중이 제시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손꼽는 그녀의 ‘나답게 사는’ 자신감은 도대체 어디에서 온 것일까?  

 

제시는 이렇게 말한다. “자신감은 갖고 태어나는 것이 아니에요. 자신감은 배워야 하는 거예요. 저는 매일 아침 일어나자마자 ‘나에게 팬, 가족, 살 집이 있어’ 고맙다고 말해요. 그리고 나 자신을 보면서 ‘넌 아름다워, 예뻐, 최고야!’라고 말해줘요. 스스로 가르쳐줘야 해요.” 기운과 캐릭터만 ‘센’ 언니라 생각했던 제시가 진짜 제대로 정신까지 멋지게 ‘센’, ‘진짜 센 언니’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었다.

 

사진=KBS 대화의희열 방송 캡처

 

그리고 마치 섬광처럼 제시의 이러한 자신감 형성과정을 직장생활에도 적용해 보면 어떨까 싶었다. 마음이 닳고 다는 직장생활로 나 자신이 마모된 직딩들에게 자신감을 배우는 과정은 어쩌면 그들에게 또 다른 치유의 과정이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제시의 칠전팔기 성공스토리도 버티는 힘, 더 나아가 그녀를 버티게 만들어줬던, 스스로 교육해서 얻어낸 자신감 덕분이었으니까 말이다. ‘나’라는 존재가 지워지는 직장생활 안에서 나를 지킬 수 있는 건 당신을 사랑하는 자존감, 그 자존감에 기반한 자신감뿐이지 않을까. ‘제시카 HO’​부터 ‘​업타운’ ‘럭키제이’ ‘제시’까지. 그 많은 이름들 속에서 그녀가 ‘인간 호현주(본명)’스러움을 지켰기에, 지금과 같은 본질의 매력으로 이 자리에 설 수 있었으니 말이다.

 

그러니 오늘도 상사의 쓴소리에 얼굴이 붉어지고, 내 맘 같지 않은 실적에 마음 무너지는 직딩들이여, 제시의 노래 ‘센 언니’를 들으며 주문을 외워라. ‘모두 날 보면 아이뻐라 아이아이 아이뻐라 내, 내, 내가 날 봐도 아이뻐라~!’ 주문을 외듯이 제시의 노래를 들으며 스스로에게 “넌 참 예쁘다”고, “넌 근사하다”고 자꾸 말해주다 보면, 꽤 괜찮은 내가 거울 앞에 서 있을 것이다. 자신감도 배워야 는다. 이렇게 배워서 익히는 자신감으로 언젠가 당신도 제시처럼 ‘나다운 나’와 멋지게 조우하길 바란다.  

 

필자 김수연은?

영화전문지, 패션지, 라이프스타일지 등, 다양한 매거진에서 취재하고 인터뷰하며 글밥 먹고 살았다. 지금은 친환경 코스메틱&세제 브랜드 ‘베베스킨’ ‘뷰가닉’ ‘바즐’의 홍보 마케팅을 하며 생전 생각도 못했던 ‘에코 클린 라이프’ 마케팅을 하며 산다.

김수연 대중문화 칼럼니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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