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대웅제약 창업주 윤영환 명예회장이 대웅그룹 지주사 및 계열사에 임대한 경기도 용인 땅을 손주들에게 증여해 14년간 임대수익을 안겨준 사실이 비즈한국 취재 결과 뒤늦게 확인됐다. 대웅그룹이 이 땅에 불법 건축물을 짓고, 무단으로 용도를 변경한 사실까지 드러나 적잖은 논란이 예상된다.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포곡읍 삼계리에 위치한 대웅경영개발원은 국내 최대 규모의 HRD 전문기관으로 본관, 경영관, 혁신관, IT센터 등 26개 건물로 구성되며, 전체 부지가 축구장 37배 크기인 26만 8810㎡(8만 1315평)에 달한다. 그런데 대웅경영개발원 부지의 3분 2는 회사가, 나머지 3분의 1은 대웅제약 창업주 윤영환 명예회장의 친손주 8명이 보유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부동산등기부에 따르면 대웅경영개발원 부지는 51필지로 구성되는데, 지주사 대웅이 5필지(3만 6751㎡, 1만 1117평), 계열사 대웅제약이 2필지(2만 2004㎡, 6656평), 대웅경영개발원이 5필지(4258㎡, 1288평), 대웅개발이 20필지(9만 8327㎡, 2만 9744평)를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19필지(10만 7470㎡, 3만 2509평)의 소유주는 윤 명예회장의 친손주 8명으로, 공동 명의의 땅이다.
앞서 윤 명예회장과 아내 장봉애 씨는 1970년 4월부터 1988년 1월까지 대웅경영개발원 부지를 잇달아 매입했고, 1989년 대웅경영개발원을 조성한 후 2004년 2월과 2004년 7월 두 차례에 걸쳐 개인 명의로 보유하던 땅을 친손주 8명에게 증여했다. 윤 명예회장의 장남인 윤재용 전 대웅생명과학 사장의 두 딸과 차남인 윤재훈 알피코프 회장의 세 자녀, 삼남인 윤재승 전 대웅제약 회장의 두 자녀가 각 9분의 1, 막내딸인 윤영 전 대웅제약 부사장의 외동딸이 9분의 2 지분을 증여받은 것으로 확인된다.
그런데 대웅그룹 지주사 및 계열사가 대웅경영개발원을 운영하면서 지난 14년간 윤 명예회장의 친손주들에게 임대 수익(토지 사용료)을 안겨줘 적잖은 논란이 예상된다. 대웅그룹 측은 윤 명예회장의 손주들에게 지급하는 토지 사용료의 규모가 대외비라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하면서 “대웅경영개발원 부지로 쓰다 보니 토지 소유주인 8명의 손주들에게 임대 수익을 안겨주는 건 당연하다”고 반박했다.
일각에서는 회사가 오너 일가로부터 토지를 매입하지 않은 채 계속 임대 수익을 안겨주는 건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제기한다. 심지어 대웅그룹이 윤 명예회장의 손주들에게 토지 사용료를 지급하기 시작한 건 2004년으로, 당시 8명의 손주들은 모두 미성년자였다. 당시 나이가 가장 어린 건 윤재훈 회장의 막내딸로, 1996년 11월생이라 만 7세에 불과했다. 윤재용 전 사장의 두 딸은 만 18세, 윤재훈 회장의 세 자녀는 만 7~13세, 윤재승 전 회장의 두 자녀는 만 8~10세, 윤영 전 부사장의 외동딸은 만 15세였다.
대웅개발이 대웅경영개발원 안에 불법 건축물을 조성한 사실도 드러났다. 불법 건축물은 곰사육장(베어하우스) 바로 옆에 위치한 단독주택으로, 이 부지의 용도는 건축물을 지을 수 없는 목장용지다. 불법으로 조성된 단독주택이라 건축물대장이 존재하지 않아 건축물 조성 시점 및 규모는 파악할 수 없다.
윤 명예회장의 손주들이 공동 명의로 보유한 일부 땅을 무단으로 용도 변경하기도 했다. 지목이 구거(하천보다 규모가 작은 4~5m 폭의 개울), 목장용지, 체육용지인 땅을 주차장이나 도로로 활용하고 있었는데, 이는 모두 건축법 위반에 해당된다.
앞서의 대웅제약 관계자는 “회사와 오너 일가의 부동산 거래이긴 하나, 공시지가를 고려해 임대료를 책정하므로 법적으로 문제될 게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 명예회장 부부가 미성년자인 손주들에게 토지를 증여하면서 증여세를 대납했다는 의혹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유시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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