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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빌리티판 '쩐의전쟁', 대규모 투자로 합종연횡 가속화

수백억 규모 자금 조달 경쟁 돌입…기업 인수·업무협약 등 저마다 시장 장악력 확대에 안간힘

2021.03.09(Tue) 14:37:14

[비즈한국] 모빌리티 서비스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거액의 사업 자금을 조달한 가운데 용처에 관심이 집중된다. 업계에서는 이들이 기업공개(IPO) 전후로 기업 인수나 업무협약을 통해 모빌리티 시장 장악력 확대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자동차 관련 모빌리티 서비스 기업들이 투자와 기업공개 등을 통해 자금을 모아 시장 장악력 확대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사진=연합뉴스


#‘인수합병·사업제휴로 판 키운다​ 휴맥스 & 카카오모빌리티

 

셋톱박스 전문기업 ‘휴맥스’는 최근 주력 사업인 셋톱박스 실적이 부진하다. 휴맥스는 별도기준 매출액이 2017년 1조 2663억 원에서 2019년에는 7704억 원으로 감소했다. 2020년도 3분기 기준 누적 매출액이 약 527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1313억 원 감소했다. 2017년 393억 원이던 영업이익은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꾸준히 적자다. 

 

휴맥슨는 실적 부진을 사업 다각화로 풀고 있다. 그 중 한 분야가 모빌리티 서비스다. 휴맥스는 관련 기업인 휴맥스모빌리티를 통해 기업을 인수하고 있다.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휴맥스는 453억 원 규모의 유상 증자를 결의했다. 조달한 자금 중 300억 원은 모빌리티 사업 확장을 위한 타법인증권 취득에 사용할 예정이다. 

 

휴맥스모빌리티는 현재 주차장 운영사업자인 하이파킹(Hi-Parking)을 비롯하여 카셰어링 전문브랜드 카플랫, 렌털 및 카셰어링 통합 플랫폼 피플카(People Car) 등을 인수했다. 4일에는 AJ네트웍스와 주차장 운영사업 업계 2위로 평가받는 ‘AJ파크’ 매각 관련 양해각서도 체결했다. 8주간 실사 이후 AJ네트웍스 지분 100%를 매입하는 방식으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계획이다. 거래 금액은 약 664억 원으로 예상된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운영하는 공유 전기자전거. 사진=박찬웅 기자


‘카카오모빌리티’는 2월 글로벌 투자사 칼라일그룹으로부터 약 2억 달러(약 2200억 원)를 투자받았다. 이를 신사업 확대와 기술 개발에 공격적으로 사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 일환으로 국내 차량 관리 서비스 기업들과 협력 체계를 구축해 카카오내비에 ‘내 차 관리’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방문형 세차·정비 서비스업체인 갓차·스팀닥터·엠디오토·인앤아웃워시·제트스팀·카앤피플·킹카워시·팀와이퍼와 차량 정비업체 불스원·카랑·클라우드나인·AJ카리안서비스, 그리고 직영 중고차 판매기업 ‘K Car(케이카)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 같은 사업 다각화로 다가올 IPO를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2017년 6월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 텍사스퍼시픽그룹(TPG)로부터 5000억 원을 투자받을 당시 카카오모빌리티는​ ‘4년 후 상장 추진’을 약속했다. 당초 2021년으로 상장이 예상됐으나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등 카카오 계열사들이 IPO를 앞두고 있어, ​카카오모빌리티​는 2022년으로 조정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IPO 통한 자금 조달로 체질개선​ 롯데렌탈 & 쏘카

 

롯데렌터카를 운영하는 롯데렌탈, 카셰어링 기업 차량공유 서비스 기업 쏘카도 IPO를 준비 중이다. 두 기업 모두 현재 진행 중인 사업 분야의 점유율과 서비스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전국자동차대여사업조합연합회에 따르면 롯데렌탈은 렌터카 23만 1775대를 보유 중이다. 점유율이 22.4%로 업계 1위다. 롯데렌탈은 올해 친환경 자동차 확보에도 주력할 예정이다. 2월 25일 2500억 원대 무보증 사채 발행을 확정했고 이 중 1200억 원을 친환경 자동차 구매에 사용할 계획이다. 

 

쏘카가 운영 중인 공유 전기자전거 일레클. 사진=박찬웅 기자


쏘카는 지난해 10월 SG PE와 송현인베스트먼트로부터 총 600억 원을 투자받으며 기업가치 1조 원을 인정받았다. 현재 쏘카는 대리운전 사업의 서비스 강화에 초점을 두고, 자회사 VCNC가 운영하는 타다의 가맹 택시 서비스 ‘타다 라이트’와 공유전기자전거 플랫폼 ‘일레클’이 운영지역과 운행대수를 꾸준히 늘려가는 중이다. 중고차 플랫폼 ‘캐스팅’도 판매 차량을 초기 투싼·아반떼·스포티지 3종에서 2월 기준 10종으로 확대했다.

 

업계는 롯데렌탈과 쏘카의 상장 이후를 주목한다. 아직까지 두 기업 모두 부채 비율이 높기 때문이다. 롯데렌탈은 2018년 608%, 2019년 677%, 2020년 3분기 기준 642%로 600%대를 유지하고 있다. 쏘카의 경우 2019년 부채비율은 483%로 2018년 223%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모빌리티 서비스를 운영하는 기업 대표들의 지향점은 MaaS(Mobility as a Service)로 통한다. 결국 롯데렌탈과 쏘카도 기업 인수든 업무협약을 통해서든 사업을 다각화할 수밖에 없다. 업계에서는 두 기업이 상장 후 자본 확보를 통해 사업을 다각화하는 전략을 취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플라잉카 장기적 투자​ 티맵모빌리티

 

SK텔레콤(SKT)에서 분할한 티맵모빌리티의 행보도 주목할 만하다. 티맵모빌리티는 글로벌 모빌리티 기업인 우버테크놀로지로부터 약 5000만 달러(약 575억 원)를 투자받았다. 티맵모빌리티는 현재 우버와 합작해 설립한 UT LLC에 티맵 택시를 넘겼다. 티맵모빌리티에서는 택시를 제외한 다른 모빌리티 서비스를 운영할 것으로 보인다.

 

티맵모빌리티가 운영하던 티맵 택시는 우버와 합작한 법인으로 넘어가면서 티맵모빌리티의 주력 사업에 관심이 쏠린다. 서울에서 운영 중인 우버 택시. 사진=박찬웅 기자


박정호 SKT 사장은 11월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서울·경기권을 30분 내로 연결하는 플라잉카를 비롯해 대리운전, 주차, 대중교통을 아우르는 대한민국 대표 ‘모빌리티 라이프 플랫폼(Mobility Life Platform)’을 제공하겠다. 모빌리티 사업이 SKT의 다섯 번째 핵심 사업부로서 새로운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플라잉카와 관련해서는 SKT가 1월 한국공항공사·한국교통연구원·한화시스템과 업무협약으로 사업에 진척이 있음을 알렸다. SKT는 항공교통 통신 네트워크 모델을 구축하고, 모빌리티 플랫폼을 개발해 플라잉카 탑승 예약 및 육상 교통수단과의 환승 관련 서비스를 제공할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다만 플라잉카는 상용화에 상당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티맵모빌리티가 그 전에 나머지 모빌리티 서비스에 집중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업계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티맵 주차의 경우 이용자들로부터 제휴처가 적다는 불만이 제기된다. 티맵 대중교통과 티맵(내비게이션)의 경우 수익 모델이 없거나 불명확하다. 대리운전 시장은 이미 포화다. 과감한 투자 없인 성공이 어렵다. 모빌리티 사업을 핵심 사업부서로 꼽았지만 내부적으로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학과 교수는 “티맵모빌리티는 SKT의 자본·기술·고객을 모두 끌어올 수 있다. 가령 통신사 고객들에게 모빌리티 서비스의 다양한 프로모션을 제공한다면 그들을 티맵모빌리티 고객으로 만들 수 있다. 뒤늦게 출발한 만큼 운영 중인 사업에 공격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그게 아니라면 유망한 모빌리티 스타트업을 인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 

박찬웅 기자 rooney@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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