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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X 언급만 돼도 화들짝…검단·청라 신경전 가열 양상

인천안은 청라, 경기도안은 검단에 유리…GTX-D 노선 6월 확정 앞둬

2021.03.04(Thu) 14:52:13

[비즈한국] GTX 호재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지역 간 갈등도 심화되고 있다. GTX가 ‘부동산 치트키’로 불리면서 노선 유치를 위해 지자체간 경쟁이 심화되고, 지역 주민 간에도 신경전이 치열하다. 일각에서는 언제 개통될지 모르는 GTX로 인해 지역 분위기만 망친다는 한숨도 끊이지 않는다.

 

GTX-D 노선 유치전에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와 청라국제도시의 신경전이 치열하다.

 

#GTX-D 노선 두고 인천 서구 주민들 편 가르기 갈등 

 

최근 갈등이 불거지는 지역은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와 청라국제도시다. GTX-D 노선을 두고 두 지역 간 신경전이 치열하다. GTX-D 노선은 6월 노선 확정을 앞두고 있다. 경기도와 인천시가 국토부에 각자 원하는 노선을 제안하면서 인천 서구 지역의 갈등이 시작됐다.

 

경기도에서 제안한 노선은 김포를 시작으로 검단, 계양, 부천, 서울 남부, 강동, 하남으로 이어진다. 총 길이 68㎞, 사업비는 약 5조 9000억 원으로 추정된다. 인천시는 Y자형 노선을 구상했다.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과 제1여객터미널에서 영종도, 청라, 가정, 작전을 지나 부천종합운동장으로 연결되는 노선과 김포 통진, 장기, 검단, 계양에서 부천종합운동장으로 이어지는 2개 노선으로 구성된다. 부천종합운동장부터는 서울 남부, 하남까지 1개 노선으로 합쳐진다. 총 길이 110㎞, 사업비는 10조 원 이상 규모다.

 

경기도에서 제안한 노선이 확정될 경우 검단신도시가, 인천시에서 제안한 Y자형 노선이 확정되면 청라국제도시가 GTX 호재를 누릴 가능성이 커진다. 검단의 경우 경기도와 인천시에서 제안한 2개 노선에 모두 포함돼있지만, 인천시에서 제안한 Y자형 노선은 공사 기간이 길고 사업비가 많이 든다는 이유 등으로 실현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백진기 인천총연합회 공동위원장(검단주민총연합회 회장)은 “경기도에서 제안한 라인이 검단신도시를 살짝 걸치다 보니 신도시 입주예정자는 이 노선을 지지하고 있다. 반면 청라 지역에서는 인천시의 Y자형 노선을 원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노형돈 청라국제도시총연합회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영종, 청라 지역은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됐지만 현재까지 투자유치가 잘 안 됐다. 청라 지역의 교통 인프라가 미약해 주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면서 “2016년 완공 예정이던 7호선도 2027년으로 미뤄졌다. 자족도시로 구상된 청라국제도시가 제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기업 간 연결수단이 될 수 있는 GTX가 꼭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인천에서 국토부에 제안한 Y자형 노선. 사진=박남춘 인천시장 블로그

 

#기약 없는 GTX, 지역 갈등만 초래한다는 지적 이어져

 

현재 GTX-D 노선과 관련된 세부사항은 정해진 것이 없다. 국토부에서는 “경기도와 인천시에서 제안한 노선을 검토 중이지만 확정된 내용은 없다. 6월 말까지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을 고시 예정이나, 아직 계획뿐이다. 일정도 확답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국토부에서는 GTX-D 노선 관련된 답변에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말 한마디에 크게 술렁일 정도로 인천 지역 반응이 예민하기 때문이다. 빗발치는 민원에 배포했던 보도자료를 수정한 일도 있다.

 

지난해 11월 19일 국토부는 조정대상지역 지정 관련 보도자료를 배포하며 김포시를 ‘GTX-D 교통 호재가 있다’고 명시했다. 이를 두고 인천 지역에서는 경기도에서 제안한 노선이 확실시된다는 분위기가 일었고, 청라 및 영종, 루원시티 등의 주민들이 잇따라 국토부에 민원을 제기했다. 국토부는 부랴부랴 해명 자료를 냈고, 해당 문구를 ‘김포시는 서부권급행철도에 대한 지역의 기대감이 있다’고 수정했다.

 

국토부 발표로 GTX 노선이 이슈화되면서 검단과 청라의 갈등은 더욱 심화됐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도를 넘은 지역 폄하와 비방이 이어졌고, 결국 GTX 관련 게시물을 금지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백진기 공동위원장은 “청라에서는 처음에 Y자형 노선을 지지했는데, 검단과 대립각을 세우면서 이제는 검단을 제외한 인천공항발 단일노선을 주장하는 분위기까지 생겨났다”고 전했다.

 

2020년 9월 16일 경기도청에서 열린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D노선 국가철도망 반영을 위한 간담회에 참석한 이재명 경기도 지사. 사진=경기도청

 

검단 지역 입주민은 “사람들이 정부의 말 몇 마디나 언론의 작은 보도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면서 “검단과 청라는 예전부터 경쟁이 심했는데 GTX 때문에 더욱 심각해졌다”고 말했다. 

 

GTX 노선을 두고 벌어지는 지역 갈등은 이번뿐만이 아니다. GTX-A 노선에 창릉역 신설이 확정될 때 인근 지역인 고양 일산, 파주 주민들이 반발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현재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GTX 관련 민원만 약 130개에 달한다. 서로 자신의 지역에 GTX 노선을 유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백진기 공동위원장은 “GTX가 들어오면 재산 상승효과가 있다 보니 사람들이 예민하다. 지역 상생 및 발전보다 그저 자기 집 앞에 들어오기만 바라고 있다”며 “사업 예산도 많이 들고, 언제 들어올지 기약도 없지 않나. 두루뭉술한 계획 발표로 지역 갈등만 초래하는 게 아닐까 싶다”며 우려를 표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회장(경인여대 교수)는 “광역교통망 건설 시 시행하는 예비타당성 조사에 정량적 평가(경제성)보다 정성적 평가(정책성·지역균형발전)의 비중이 높은 것이 문제다. 정성적 평가의 비중이 높아 정치적 힘이나 지역 사회의 의견 등에 흔들리게 되고, 이 때문에 지역 갈등이 심화된다”며 “예비타당성 조사 시 경제적 타당성을 중심으로 하는 정량평가가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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