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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탄~수서 SRT 통근 월 30만 원…GTX 요금 비싸질까 벌써부터 우려

30~50% SRT 할인권 수 초 만에 매진…GTX-A 킨텍스~서울역 예상 요금 3500원, 개통 땐 더 오를 수도

2021.02.23(Tue) 11:42:55

[비즈한국] GTX는 3기 신도시 및 수도권 지역의 교통 대책으로 손꼽힌다. GTX 이용 시 수도권에서 서울까지의 이동시간이 2~3시간에서 20~30분 내로 단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GTX가 개통되면 서울로 집중된 수요가 수도권으로 분산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전문가들은 GTX가 수요 분산 효과를 제대로 내기 위해서는 요금 체계의 정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아무리 이동시간이 단축된다고 해도 요금이 비싸면 이용률이 저조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SRT를 이용하면 서울까지 이동 시간이 대폭 단축되지만 가격 부담에 버스 등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없다. 사진=박정훈 기자


#출퇴근족 “SRT 가격 부담 커”, 정기권·회수권 예매 전쟁

 

SRT역을 앞에 두고도 버스로 출퇴근을 하는 동탄, 평택 등의 상황은 요금 부담이 교통수단 이용률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준다. 2016년 12월 개통한 SRT는 수서발 고속철도로 서울 수서역에서 동탄역까지 일반 대중교통으로 1시간 이상 걸리던 것을 14분으로 단축할 수 있어 눈길을 끌었다. SRT 호재로 수서, 동탄 등의 부동산 가격이 크게 상승하기도 했다. 

 

동탄, 평택 등의 교통 대책으로 기대감을 모았지만 출퇴근 교통수단으로서 SRT는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운임 요금’이다. 일반실 기준 요금은 동탄~수서 구간 7400원, 지제~수서 구간 7600원으로 버스나 지하철 등에 비해 비싸다. SRT를 이용해 출퇴근을 하면 교통비로 하루 1만 4800원, 월 30만 원 이상을 지출해야 한다. 직장이 수서 외 지역이면 지하철, 버스를 추가로 이용해 비용은 더 늘어난다.

 

SRT 운영사인 SR에서는 승객의 교통비 부담을 덜고자 정기권 및 회수권을 발행하고 있다. 일반 예매보다 30~50% 할인된 금액으로 제공해 인기가 높다. 그만큼 예매도 하늘의 별 따기다. 열차 1대당 판매되는 정기권 및 회수권이 20~54매 수준으로 적어 매번 예매 전쟁이 일어난다. 오전 7시 예매 시스템이 열리는 순간, 몇 초 내 매진되기 일쑤다. 

 

SRT를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정기권, 회수권은 매번 예매 전쟁이 일어난다. 사진=SRT 페이스북


동탄에서 서울 잠실로 출퇴근 하는 정 아무개 씨는 “오전 7시에 정기권을 구입하려고 시스템에 접속했는데 전부 매진이라 오류인가 싶었다. 예매를 위해서는 7시 전부터 앱에 접속해 대기하다가 새로 고침을 해야 한다. 운이 좋아야 예매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출퇴근 시간이 훨씬 단축되지만 SRT 가격이 비싸 매일 타기엔 경제적 부담이 크다. 할인되는 정기권이나 회수권을 구할 수 있으면 타고, 안 되면 버스와 번갈아 이용한다”면서 “SRT를 생각하고 동탄으로 이사 왔다가 정기권 이용 등이 어려워 다시 서울로 돌아간 사람들도 있다”고 말했다.

 

정기권·회수권 예매는 치열하지만 일반 좌석 예매는 어렵지 않다. 2월 23일 오전 중 24일 SRT 티켓의 예매 상황을 확인한 결과, 출퇴근 시간을 비롯해 모든 좌석이 예매 가능했다.

 

SR관계자는 “정기권 이용을 원하는 승객이 많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운행할 수 있는 최적의 수준으로 판매할 수밖에 없다”면서 “현재로서는 회사가 운행할 수 있는 자원을 모두 동원해 돌리는 중이다. 물리적으로 열차나 정기권, 회수권 물량을 더 확대하는 것은 어렵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GTX의 성공적 운행을 위해서는 합리적 요금 체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사진은 신도림역 모습으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없다. 사진=박정훈 기자

 

#GTX 빈 차로 다니지 않으려면…정기권·환승 할인 등 합리적 요금 체계 필요

 

국토부에서는 GTX-A 노선의 경우 킨텍스에서 서울역(26.3km, 14분)까지의 운임을 3500원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개통 시기에는 이보다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박경철 경기연구원 교통물류연구실 연구위원은 “민자철도, 도로 등은 당초 예상보다 실제 요금이 상승돼 책정돼왔다. 지금 예상한 금액보다 높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 역시 “물가상승률 등을 반영해 요금 상승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토부도 “개통 시기에 물가인상분을 반영하는 만큼 현재 책정된 가격에서 상승 여지는 있다”고 답했다. 

 

GTX 정차역이 초기 계획보다 늘면 사업비용이 확대돼 요금은 더 높아지게 된다. 최근 서울시는 ‘시청역’,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왕십리역’ 등의 추가 신설을 국토부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지자체들도 계속해서 정차역 추가를 요청하는 실정이다.

 

박 연구위원은 “운임은 보통 개통 6개월 전, 사업비용 및 시장 반응 등을 고려해 결정한다. 사업비용이 추가로 들어간 부분이 있다면 요금 상승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GTX의 정기권 발매, 환승 할인 등은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고 전했다. 사진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승객의 모습으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없다. 사진=박정훈 기자


GTX는 평균 시속 100㎞가 넘는 급행철도로 사업 비용, 운영비 등을 고려하면 일반 지하철과 동일한 요금 체계를 적용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그렇다고 지나치게 비싼 요금을 책정하면 출퇴근 승객들의 이용률이 떨어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기권 발매, 환승 할인 등의 혜택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현재 GTX는 정기권 발매나 지하철, 버스 등으로의 환승 할인 등의 가능 여부를 확정하지 못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관련 기관과 협의 중에 있다. 기관 요구 사항 등을 확인하며 진행을 서두르고 있지만 확정된 내용은 없다”고 밝혔다.

 

유정훈 교수는 “국내 대중교통 요금은 원가 이하로 책정돼 있다. 시장 반응에 요금을 낮추고 뒤에서 재정 지원으로 메우는 식”이라며 “GTX 요금 체계는 출퇴근하는 정기 이용자에게는 정기권 등으로 할인 혜택을 주고, 관광객 등 일회성 이용자에겐 정상 요금을 책정하는 방식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이어 “요금을 원가보다 낮게 책정하면 결국 세금을 지원해가며 운영할 수밖에 없다. 차라리 요금을 정상화해 재정 지원을 줄이고, 남는 재원을 대중교통 지원에 쏟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박경철 연구위원은 “GTX가 개통됐는데 비싼 요금 부담에 승객이 없어 빈 차로 다니면 재정 낭비가 심해진다. 민간 사업자의 입장에서는 할인 혜택을 제공하면 수익이 줄겠지만, 더 많은 승객이 이용해 활성화되면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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