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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디스플레이, 파주공장 화학물질 누출 사고 원인규명 속도 못내는 까닭

핵심 열쇠 쥔 협력업체 직원들 의식불명 장기화 국면…LG "원청으로서 책임의식 통감"

2021.02.18(Thu) 14:21:03

[비즈한국] 지난 1월 LG디스플레이 파주공장 화학물질 누출 사고로 협력업체 직원 두 명이 한 달 넘게 의식불명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사고 원인이 미궁 속으로 빠져들 위기에 놓여 있다. 

 

사고 원인 규명에 협력업체 두 직원에 대한 조사가 절대적인 상황에서 이들의 침묵이 장기화 되고 있고, 앞으로 의식 회복 여부조차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는 경찰의 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는 등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 이번 사고에 대한 책임 축소 내지는 물타기를 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낳고 있다. 

 

지난 1월 13일 파주공장에서 화학물질 누출 사고가 발생한 LG디스플레이가 현장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1월 13일 오후 2시 20분 쯤, 파주에 있는 LG디스플레이 P8 공장 5층에서 유독성 화학물질인 수산화테트라메틸암모늄(TMAH)이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TMAH 누출 지점에서 작업하던 협력업체 근로자 2명이 즉시 의식 불명 상태에 빠지는 등 모두 6명이 다쳤다.

 

TMAH는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등의 공정에서 세척제 등으로 사용되는 화학물질로 피부나 눈에 닿을 경우 화상 등을 일으키는 독성물질이다. 소방서 조사 결과 사고 당시 TMAH 300~400리터가 쏟아졌고, 화학물질 누출 직후 몇 분간 작업은 중단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무엇보다 이번 사고와 관련해 가장 큰 관심사는 정확한 사고원인이다. 의식불명 상태인 두 직원은 당시 상황에 대해 증언할 수 없는데다가 나머지 부상자 네명은 이들과 상대적으로 떨어진 곳에서 작업 중이어서 원인 규명에는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사고 당일 며칠 전부터 현장 하청업체 직원들은 현장에 안전 문제를 지적하면서 원청인 LG디스플레이에 조치를 요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배관 안에 잔여 화학물질이 남아 있고 배관 밸브가 열려 있으니 조치해 달라”고 원청에 요구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LG디스플레이 측은 원청으로서 전 공정 안전관리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은 맞고 당시 사고 현장에서 협력업체가 설비개조 작업 중이었다고 해명했다. 또한 사고원인에 대한 경찰 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섣불리 회사의 공식 입장을 내놓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 사고는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법)’이 지난 1월 8일 국회를 통과한 지 불과 닷새 만에 발생했다는 점에서 안전관리에 대한 LG디스플레이의 인식이 너무 안일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특히 LG디스플레이는 생산 현장에서 안전사고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2015년 LG디스플레이 파주공장에서 질소가스 누출 사고로 인해 30대 근로자 3명이 사망하고, 3명이 부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지난해 5월에는 LG디스플레이 구미공장에서 화학물질 누출로 직원 한 명이 다치기도 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당사는 원청으로서 이번 사고에 대한 책임의식을 통감하고 있다. 의식불명인 협력업체 직원들의 회복을 간절히 희망하고 있다”며 “그간 당사는 생산현장에서 발생한 안전사고에 대해 광범위한 책임을 져 왔다. 이번 사고에 대해서도 부상자들에게 배상 외에도 보상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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