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비즈한국 BIZ.HANKOOK

전체메뉴
HOME > Target@Biz > 이슈

승강기에서 성기 노출한 라이더 이틀간 조치 안 한 배달의민족

라이더가 인터넷서 피해 여성 찾아내 사과문 보내기도…배민 "경찰 수사 요청 오면 협조할 것"

2021.02.15(Mon) 14:13:28

[비즈한국] 코로나19 여파로 배달 서비스 이용률이 높아지며 범죄에 노출될 수 있다는 불안감 또한 높아지고 있다. 특히 여성 혼자 사는 가구의 경우 성범죄 등의 표적이 될 가능성이 커 더욱 불안에 떨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배달의민족 ‘배민라이더’가 음란행위를 했음에도 배민 측이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아 논란이 되고 있다. 

 

12일 송파구의 한 오피스텔 엘리베이터에서 배민라이더가 음란행위를 하고 도주한 사건이 발생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없다. 사진=최준필 기자


#배민라이더, 오피스텔 엘리베이터에서 음란행위 후 도주

 

서울시 송파구에 거주하는 A 씨는 설 연휴 깜짝 놀랄 일을 겪었다. 12일 송파구 B 오피스텔 엘리베이터에서 배달의민족 ‘배민라이더’와 마주쳤는데, 그가 음란행위를 하고 유유히 도주했기 때문이다.

 

A 씨는 ‘비즈한국’과의 통화에서 “4층에서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배달을 마치고 나오던 배달 기사가 뒤따라 탔다”면서 “기사가 대각선 앞쪽에 서 있었고, 둘 다 문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언뜻 바지 부근에서 뭔가 보인 것 같았다. 그런데 1층에서 문이 열리는 순간, 배달 기사가 몸을 돌려 일부러 성기를 보였다”고 말했다. 

 

A 씨의 설명에 따르면 음란행위를 한 배달원은 배달의민족 헬멧을 착용한 상태였다. A 씨가 따라가 확인한 오토바이도 배달의민족 오토바이였다. 배달의민족 측에 따르면, 배민라이더는 자회사인 우아한청년들 소속이다. A 씨는 오토바이 번호판을 확인하고 곧바로 배달의민족 고객센터와 경찰에 신고했다. 

 

A 씨는 “경찰이 CCTV를 확인했고, 음란행위 증거도 확인해 진술서도 작성했다. 배달의민족 고객센터에서도 연락했고 다음 날 ‘라이더를 특정했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말했다. 배민 측은 A 씨에게 ‘경찰에 신고했냐’ 묻고는 ‘경찰에서 협조 요청이 온다면 정보를 넘길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배민은 특정한 라이더 정보를 경찰에 넘기지 않았다. A 씨가 수사를 담당하는 경찰로부터 확인한 내용에 따르면, 경찰은 A 씨의 신고를 받고 배민에 라이더 정보를 요구했으나, 배민에서는 ‘관할이 따로 있어 확인해야 한다’고만 답변했다. 다음 날 라이더를 특정한 후에도 경찰에 이러한 사실을 전달하지 않았다. 오히려 경찰이 A 씨에게 연락해 ”배민에서 라이더 정보를 주지 않았다. 라이더를 특정했다고 전달한 고객센터 직원의 연락처를 알려달라”고 요청했다. 

 

기자와의 첫 연락에서 배민 측은 “경찰에서 받은 연락이 없다”며 “수사가 진행되면 협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사건을 담당하는 송파경찰서는 “수사 내용은 언론에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배민은 음란행위를 한 라이더를 특정했음에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사진=배달의민족 페이스북

 

#음란행위 배민 라이더 특정했지만 별다른 조치 취하지 않아  

 

배민에서는 사건이 벌어진 다음 날 오전, 음란행위를 한 라이더를 특정했음에도 이틀 이상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라이더에게 ‘전날 밤 B 오피스텔 배달 과정에서 어떤 일이 있었냐’고 물었지만, 라이더가 아무 일이 없었다고 부인하자 별다른 대응 없이 통화를 끝냈다. 배민 측은 라이더가 범행을 시인하지 않았고, 수사 권한이 없기 때문에 사실 관계가 확인되지 않아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배민에서 전화 연락을 받은 라이더는 온라인 게시판에 피해 사실을 게재한 A 씨를 찾아내 채팅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A 씨가 받은 메시지에는 ‘3월까지 근무하고 배민라이더를 그만둘 계획이었다. 한가한 시간에 웹툰을 보게 된 게 문제였다. 주변에서 알게 될까 불안하고 무섭다. 죄송하다’는 장문의 사과 내용이 적혀있다. 

 

A 씨는 해당 메시지를 받고 “놀라고 두려워 핸드폰을 떨어뜨릴 정도”였다며 분노했다. 배민은 15일 오전 A 씨가 온라인 상에 라이더의 메시지 내용을 공개하고 논란이 되자 해당 라이더의 계정을 중지했다. 

 

A 씨는 “요즘 배달에 의존하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는데, 불안감이 커진다”며 “배달의민족을 이용하는 이유는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의 믿음, 신뢰가 있기 때문인데 이러한 대처 방식이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배민 관계자는 “라이더의 계정을 중지했고, 민원인에게 처리 과정을 안내했다”며 “정확한 수사 결과를 기다려봐야 하지만, 유사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라이더 의식 교육 등 제반 조치들을 일제 점검하고 시행할 계획”이라고 답변했다.

 

한편 기사 게재 후 배민 측은 “12일에 사건이 발생했고, 당사는 13일 사실을 인지한 즉시 해당 라이더에게 즉각 연락을 취했다. 라이더는 이 같은 사실을 처음엔 강력히 부인하고 인정하지 않았다. 당사는 라이더가 사실관계와 다른 얘기를 할 수 있어, 배달 수행 건을 주시하고 있었으나 해당 라이더는 이후 배달업무를 수행하지 않았다. 이후, 해당 라이더가 본인의 잘못을 인정하는 모습을 보여 곧바로 계정정지 조치했다. 경찰로부터 수사협조 요청은 13일 고객센터를 통해 있었고, 당사는 협조를 위해 필요한 압수수색 영장을 경찰 측에 요청했고, 15일에 다시 연락이 와서, 영장이 아닌 협조공문을 보내오겠다고 했고, 당사는 공문 접수 후 바로 라이더 정보 제공 등 적극 협조할 방침이다. 경찰은 이미 라이더의 오토바이 번호 등을 확보하고 있어 추가로 필요한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라고 입장을 알려왔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핫클릭]

· 자동차보험 12곳 비교해보니…가장 싼 보험사는?
· [기업의 흥망] 기네스북에 이름 올렸던 나산그룹
· 배달의민족 '크리스마스 먹통 사태' 보상에 뒷말 여전한 까닭
· [비즈 업&다운] 글로벌 진출하는 '배민' vs 새 주인 찾는 '요기요'
· [현장] '도보배달' 직접 해봤다, 6건 배달로 번 돈이…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