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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아침에 일방적 퇴사 통보" 하나투어 구조조정에 직원들 반발

직원들 "인력 특정해 퇴사 강요, 50% 감축 소문도" vs 하나투어 "희망퇴직 개념, 전 직원 면담 중"

2021.01.20(Wed) 15:54:08

[비즈한국] 코로나19 여파로 여행업계 1위인 하나투어도 인력 구조조정에 나섰다. 하나투어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며 여행 사업에도 변화가 필요하다. 그에 맞추는 조직 효율화 과정”이라며 “구조조정이 아니다. 인원도 정해진 것이 없으며 직원들의 판단을 존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직원들은 하루아침에 일방적 ‘퇴사 통보’를 받았다며 반발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여행업계가 타격을 입자 업계 1위인 하나투어도 구조조정을 시작했다. 서울 종로구 공평동 하나투어 본사. 사진=연합뉴스

 

#구조조정 들어간 하나투어, ‘퇴사 대상자’ 통보 받은 직원들 분노

 

하나투어 직원들은 구조조정에 관한 사실을 뉴스 기사로 확인했다. 하나투어 직원 A 씨는 “직원들이 18일 구조조정 기사를 보고 놀랐다. 회사 측이 구조조정 관련된 내용을 한 번도 공지한 적이 없었고, 아직까지 제대로 된 설명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오전에 ‘인위적 구조조정이 없고, 정확히 정해진 게 없다’는 내용의 기사를 확인했는데, 그날 오후 회사로부터 퇴사 대상자라고 연락받았다”고 덧붙였다.

 

하나투어는 지난해 3월부터 휴직을 감행했다. 3~5월은 유급휴직, 6월부터는 필수 인력을 제외한 전원 무급휴직 상태다. 직원들은 6개월 이상의 무급휴직 상태를 견디며 복직을 기다렸는데 결국 회사로부터 퇴사 통보를 받았다며 낙심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희망퇴직 개념으로 현재 전 직원 대상 면담을 진행 중이다. 여행업계의 상황과 회사의 추후 사업 방향 등을 설명하고 있다”며 “회사의 사업 방향과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직원들은 퇴사할 수 있고, 위로금을 지급할 것이란 내용을 전달한다”고 설명했다.

 

세 자리 수 이상의 감축이 진행 중이라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는 “면담을 통해 전 직원의 퇴사 의사를 취합한 후 3월 31일 퇴사 처리할 예정이다. 감축 인원의 규모도 정해진 것이 없다”고 전했다.

 

직원들의 주장은 다르다. 전 직원 대상 면담 중이라는 사측의 설명과 달리 퇴사 대상자를 이미 특정해 이들에게 퇴사를 강요하고 있다는 것이다. 

 

비즈한국은 18일 회사 관계자에게 퇴사 대상자로 통보 받은 직원 B 씨의 녹취록을 입수했다. B 씨에게 퇴사를 통보한 관계자는 “회사가 인력을 50% 가까이 감축한다. 현재 인력 중 조직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적합한 인력 위주로 취합했다. 줄어든 인력 내에서 B 씨의 역할은 부여하기 어렵다”며 퇴사 대상자로 지목된 이유를 설명했다. 

 

하나투어 직원들의 채팅방 캡처. 사측의 퇴사 요구에 거부 의사를 밝혔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배달, 세차 하며 복직 기다린 직원들 허탈 “회사 측 대응에 실망”​ 

 

퇴사 거부 의사를 밝혔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직원들의 주장도 있다. C 씨는 “부서장에게 퇴사 대상자라는 이야기를 듣고 퇴사 거부 의사를 밝혔음에도 ‘회사의 선택은 바뀌지 않는다’는 얘길 들었다”고 말했고, D 씨도 “‘퇴사 대상자라 선택권이 없다. 퇴사하지 않으면 복귀가 안 될 수 있다’라는 내용을 통보 받았다”고 전했다.

 

하나투어는 이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직원들에게 퇴사 강요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사실이라면 법적으로 문제되는 사항 아니냐. 전 직원을 대상으로 면담 중이다. 회사 공식적으로는 퇴사 대상자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는데, 일부 부서에서 전달 방식이 다르다 보니 오해가 생긴 것 같다”고 해명했다. 또 “50% 인원 감축은 결정된 것이 없다. 해당 부서에서만 그렇게 결정한 사항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일부 직원들은 육아휴직을 요청했는데 이도 거부됐다. E 씨는 “회사에서 육아휴직 처리를 해주면 정부 보조금을 받을 수 있어 요청한 직원들도 거부 당했다”고 말했다. 정부의 보조금이라도 받아 생계를 유지하려던 직원들은 답답할 뿐이다. 

 

앞서의 하나투어 관계자는 “12월에 무급휴직에서 육아휴직으로 전환하는 사람들에게 신청을 받았다. 현재 300명이 육아휴직 중”이라며 “해당 사실을 확인해보겠지만 회사가 어수선해 확인이 어려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인천국제공항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비즈한국 DB

 

하나투어는 지난해 4월 구조조정에 관한 소문이 돌면서 직원들의 문의가 늘자 사내 게시판을 통해 회사의 운영 방안에 대해 설명한 바 있다. “아직 어떠한 의사 결정도 내리지 않았다. 어떤 결정이 내려진다면 적합한 방법을 통해 설명할 것”이라며 “향후 회사 주요 정책 변화에 대해서는 공유할 수 있는 시기, 대상 및 주요 공유 내용에 대한 경영진의 철저한 판단 하에 적극적으로 설명하겠다”고 밝혔다.

 

사측을 믿고 기다렸던 직원들은 갑작스런 퇴사 통보에 허탈해하고 있다. 직원 A 씨는 “전화로 퇴사 대상자라는 연락을 받았고 3월 31일자로 퇴사 처리된다더라. 메일로 퇴직합의서가 왔다”며 “희망퇴직은 퇴직을 희망할 때를 말하는 게 아닌가. 이렇게 갑자기 연락해 나가라는 게 어떻게 희망퇴직이냐. 동네 아르바이트도 이렇게 자르진 않는다”며 한숨을 쉬었다. 

 

D 씨는 “배달기사, 세차 등으로 휴직 기간을 버텨온 직원들이다. 여행업계가 힘들다는 건 모두 알고 있지만 회사 측의 대응이 너무나 실망스럽다”면서 “직원들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양해해달라는 진심 어린 이야기를 한 번이라도 했다면 대부분이 이해했을 것이다. 정말 비참하다”고 토로했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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